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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또 왔다'…이화혈통들 "총장 사퇴가 사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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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또 왔다'…이화혈통들 "총장 사퇴가 사과다"

    10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에서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학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사진=박종민 기자)

     

    10일 오후 8시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 캠퍼스.

    농성 14일째인 이날 이대생 3500명(경찰추산)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두 번째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0730 그 날의 기억'이다. 이는 지난 7월 30일 학내에 경찰 병력 1600명이 투입됐던 일에 대한 이대생들의 기억을 뜻한다.

    이들은 "최경희 총장은 평의원 5명을 빼내기 위해 1600명의 무장경찰을 요청했고, 총장과의 만남을 기다리던 200명의 학생들은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는 총장이 학생들의 안위를 우선시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이제까지 무수히 반복돼 온 최 총장 체제하의 불통 시스템이 낳은 예견된 파행"이라면서 ▲ 이화 파빌리온 공사 ▲ 성적 장학금 및 중앙도서관 24시간 폐지 ▲ 신산업융합대학 및 ACE 사업 등이 소통없이 강행됐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최 초장의 자질에 대한 불신"이라며 "이화는 학생을 위한 대학이다. 최 총장은 이화를 위한 총장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성명서를 낭독한 이대생들은 이어 행진에 나섰다.

    휴대전화 불빛을 머리 위로 든 이들의 행진은 거대한 은하수를 연상케 했다. 이대생들의 손에는 '언니 또 왔다', '사퇴가 사과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들려있었다.

    "해방 이화, 총장 사퇴"

    이대생들은 연신 구호를 외쳐댔지만, 따로 선창자나 주창자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초반에 한 두명의 이대생이 선창을 외치긴 했지만 곧 다양한 구호들이 자발적으로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장사진을 이룬 행렬은 이화여대의 랜드마크인 ECC를 한 바퀴 반을 돌은 뒤 ECC 계단에 앉았다. 그리고 한 명씩 '그 날의 기억'에 대해 발언했다.

    이번 시위에도 역시 순수 '이화혈통' 출신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이대생들은 학생증과 졸업증 확인 등을 통해 이대 재학생이나 졸업생들만 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느린 민주주의'를 강조했던 만큼 의사결정에 있어 개인 한 명이 결정하기보다 3~4명의 학생들이 모여 논의한 뒤 결정했다.

    이를테면, 몰려든 취재진과 포토존 등을 설정함에 있어 이대생들은 수차례 3~4명이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3시까지 최 총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라고 압박했으나, 최 총장이 답을 내놓지 않자 예고했던 이번 집회를 개최했다.

    한편 앞서 동국대와 한국외국어대도 학교 측과의 갈등으로 농성에 들어가거나 대치했다.

    동국대 학생들은 학교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계획에 반대하며 캠퍼스 본관 앞에 돗자리를 깔고 노숙 농성에 돌입했고, 한국외대 학생들도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하는 것에 반대해 총장실 앞에서 학교 관계자들과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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