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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파괴자 동남아 말벌의 습격…밝은 옷 입어라"

사회 일반

    "생태 파괴자 동남아 말벌의 습격…밝은 옷 입어라"

    <하동소방서 정욱진="" 소방장="">
    -서울선 작년보다 매달 100건이상 늘어
    -외래종 말벌,도심 지역에도 출현
    -쏘이면 호흡곤란까지 가능

    <경북대 최문보="" 교수="">
    -도심지선 등검은말벌 출현
    -개체수 워낙 많아 위험해
    -벌초시 벌집유무 확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욱진(경남 하동소방서 소방장),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금 전국에 때 아닌 말벌 비상이 걸렸습니다. 바로 어제도 충남 보령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말벌에 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뭐 벌이야 옛날부터 있던 건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에는 지금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특히 요즘 등장한 말벌들은 주서식지가 동남아시아인 외래종이란 겁니다. 이 말벌의 등장은 그저 인간을 위협하는 차원을 넘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동남아 말벌의 습격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우선 요즘 한창 말벌집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분이세요. 119소방대원의 목소리 들어보죠. 경남 하동소방서 정욱진 소방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소방장님, 안녕하세요?

    ◆ 정욱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하동소방서에는 하루에 신고가 몇 건이나 들어옵니까?

    ◆ 정욱진> 6월 기준으로 해 가지고 이제 조금씩 말벌이 많이 늘어나다가 지금 7, 8월에는 하루에 평균 10건 정도 말벌 신고에 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하동에만 10건이요?

    ◆ 정욱진> 네.

    ◇ 김현정> 전국적인 추이는 어때요?

    ◆ 정욱진> 전국적으로 보면 2013년에 한 8만 6000여 건이 됐고요. 그리고 2014년에는 11만 7000여 건 됐는데 2015년에는 한 12만 8000여 건으로 매년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서울 자료를 제가 하나 찾아보니까 지난달에 서울에서도 1349건이 접수됐다고 하더라고요.

    ◆ 정욱진> 작년보다 매달 한 100건 이상이 아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가 보시면 어디에 주로 말벌집이 있던가요?

    ◆ 정욱진> 말벌집이 옛날 같은 경우에는 주로 산이라든가 그런 쪽에 많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자연이 많이 파괴되고 산림 훼손이 되면서 산에 있던 벌들이 주택가 쪽으로 많이 내려오고 있는 실정이고요.

    ◇ 김현정> 그래요?

    ◆ 정욱진> 그리고 외래종 말벌이 유입됨으로 인해 가지고 요즘은 도심 지역에도 말벌들이 많이 출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주택가는 물론이고 도심에까지?

    ◆ 정욱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도심이라는 건 도심의 건물 이런 데도 있어요?

    ◆ 정욱진> 그렇죠. 주로 주택가 같은 경우에는 처마 쪽에 많이 발생을 하고요. 비를 맞지 않는 곳이면 어디든지 다 말벌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벌에 쏘여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까?

    ◆ 정욱진> 네, 그럼요. 말벌 같은 경우에는 한번 쏘이게 되면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는 호흡곤란이 올 수가 있고요. 그럴 경우 아주 심각하겠죠. (벌에 쏘이면) 기본적으로는 많이 따가우면서 이렇게 벌에 쏘인 부분이 많이 이렇게 붓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게 심각해지면, 심각한 상태로 가면 어제 사건처럼 숨지는 상황까지 생기는거군요?

    ◆ 정욱진> 네. 기도가 부어 가지고 호흡곤란이 올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다른 해충, 파리니 바퀴벌레니 이런 거는 집에 있는 살충제 강한 것 뿌리면 잡을 수 있거든요? 말벌은 그렇게 안 됩니까?

    ◆ 정욱진> 말벌은 저희도 현장에서 한번 시중에서 판매하는 그런 해충제를 가지고 말벌집에다 분사를 해 보지만, 그런다고해서 말벌들이 바로 죽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강하군요. 요즘 살충제 굉장히 독한 것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걸로도 안 될 정도로. 그러면 소방관들은 가서 어떻게 처리하세요?

    ◆ 정욱진> 저희들 일단은 가스를 가지고요. 화염을 갖다가 화염방사를 하기도 하는데, 그게 만약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는 좀 자제를 하는 편이고요.

    ◇ 김현정> 그럼 화염방사를 못하는 그런 곳에서는 어떻게 하세요?

    ◆ 정욱진> 그런 곳에서는 주로 비닐을 이용해 가지고, 비닐을 하나의 봉지처럼 만들어 가지고요. 벌집에다 이렇게 씌운 다음에 말벌퇴치용 약제가 나오거든요. 그 약제를 갖다가 추가적으로 뿌려 가지고 벌집을 더 짓지 않도록 그렇게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소방장님 사실 말벌은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있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요 사이 말벌은 그런 토종이 아니라고요?

    ◆ 정욱진> 네. 요즘 도심, 특히나 도심지에 있는 말벌들은 대부분 동남아에서 유입된 외래종 말벌입니다. 크기가 조금 작고요. 이게 이름이 '등검은말벌'인데요.

    ◇ 김현정> '등검은말벌'?

    ◆ 정욱진> 등이 검은색을 띄는 그런 형탠데, 번식력이 강해서 여러 군데 다발적으로 벌집을 지을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문제인 거군요. 알겠습니다. 소방관들 하실 일도 많은데 이렇게 말벌집까지 제거하러 이렇게 다니셔야하니 고생이 많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욱진> 수고하십시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하동소방서 정욱진 소방장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동남아 말벌, 등 검은 말벌이라고 그러죠. 이게 인간을 위협하는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서 지금 생태계 전체를 교란시키고 있답니다. 무슨 얘기인지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연구소에 최문보 교수 만나보죠. 최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최문보>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동남아에서 날아왔다는 이 말벌. 이게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날아오기 시작했습니까?

    ◆ 최문보> 일단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2003년에 처음 국내 부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고요. 지금 현재까지 중남부 지역의 대부분 지역에서 지금 발견되는 그런 상황이고요. 일단 일부 강원도랑 그다음에 경기 북부까지 발견됨에 따라 사실 밀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나온단 말씀, 주 서식지가 동남아면 상당히 먼데 어떻게 2003년에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된 거죠?

    ◆ 최문보>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중국 저장성 일대가 원산지로 밝혀져 있는데요.

    ◇ 김현정> 이름은 동남아말벌이지만 중국에 살아요?

    ◆ 최문보> 예. 그러니까 중국 남부 지역뿐만 아니라 이제 동남아 일대에서도 서식을 하고 있는데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아종이 여러 종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들어온 종류는 이제 중국 저장성에서 이제 사실은 이제 종이 들어온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됐단 말씀이세요.

    ◆ 최문보> 예. 일단 처음 발견된 곳이, 부산항에서 대략 3㎞ 떨어진 곳에서 처음 발견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제 중국 무역선을 통해서 부산항으로 들어온 게 아닌가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무역선을 타고 들어왔더라도 이게 서식 환경이 맞지 않으면 번식을 못 할 텐데요. 지금 전국으로 퍼졌다는 걸 보면 이게 환경이 맞았다는 얘기예요?

    ◆ 최문보> 그렇죠. 아무래도 이제 국내 기후가 아열대 기후가 되다 보니까 이제 그 동남아지역에 있는 종류들이 들어와서 충분히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기온이 올라가니까 기후 맞고 게다가 번식력도 좋습니까?

    ◆ 최문보> 번식력이 더 좋다기 보다는요, 일단은 벌집 내의 개체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요. 같은 한 벌집 내에서도 이제 벌의 수가 많기 때문에 훨씬 더 그게 번식이 더 많이 된 것처럼 보일 수가 있는데요. 그런 것 때문에 사실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전국에서 아까 발견된다고 하셨는데 그냥 드문드문 보이는 정도예요? 아니면 전체의 지금 어느 정도나 잠식하고 있습니까?

    ◆ 최문보> 일단 영남지역이나 전라남북도, 남부지역에서는 사실 굉장히 밀도가 높고요. 그다음에 중부 이상으로 올라가면 지금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우리나라의 토종 벌들과 비교했을 때 그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느냐 얘기해 주시면 쉽게 와닿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최문보> 일단 아까 말씀드렸듯이 북부지역, 경기나 강원도 지역에서는 아직 토종 말벌들이 훨씬 많이 나오는 것은 확실하고요. 그 이외에 영남지역이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사실 거의 한 100으로 잡았을 때 절반 정도가 지금 등검은말벌 한 종이 지금 한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정도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상황파악은 됐고요. 그럼 이게 일단 사람에게는 얼마나 위험해요?

    ◆ 최문보> 일단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벌집 안에서 개체수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토종말벌 같은 경우에는 대략 한 500마리에서 한 1000마리에서 1500마리가 벌집 안에 서식을 하고 있는데요.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평균 2000마리 정도에서 많게는 3000마리까지 나타납니다.

    ◇ 김현정> 토종 꿀벌, 말벌도 다 독성이 있기는 한데 독성이 더 강합니까? 동남아 말벌은?

    ◆ 최문보>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말벌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독성이 더 강하다거나 그러지는 않고 성분도 비슷한데요. 개체수가 많다 보니까 벌집을 건드렸을 때 공격하는 벌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사망사건까지 일어나는 거군요. 더 큰 문제는 이 말벌들이, 동남아 말벌들이 지금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건데, 사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그래 봤자 벌인데 벌이 무슨 생태계를 얼마나 교란시킬까 싶은데요. 상황이 어떤 건가요?

    ◆ 최문보> 일단 등검은말벌같은 경우에는 이제 기존 외래종과 다르게 사람도 쏘고 그다음에 양봉가에 굉장히 경제적인 피해를 미치고요. 그다음에 가장 심각하게 저희가 우려하고 있는 게 생태계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데, 일단 등검은말벌의 먹이 분석을 저희가 해 보니까 먹이원의 70~80% 정도가 대부분 화분을 매개하는 화분매개곤충으로 이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화분매개곤충들.

    ◆ 최문보> 그러니까 이제 식물이나 과수를 하는 데 있어 가지고 이제 곤충이 화분을 매개하는 그런 역할들을 하는 곤충들을 대부분 잡아먹는 것으로 나타나서 실제로 이제 생태계 내에서도 화분매개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과수농가에서도 직접적으로 그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 화분매개곤충이면 거기에 꿀벌도 들어가잖아요?

    ◆ 최문보> 그렇죠, 이제 꿀벌이 가장 비율이 높고 그 외에 다른 기타 벌류들이 있죠.

    ◇ 김현정> 그걸 잡아먹는다는 얘기입니까, 그럼 말벌이 꿀벌을 잡아먹는다는 말씀이세요?

    ◆ 최문보> 그렇죠, 꿀벌을 굉장히 높은 비율로 잡아먹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이제 과수농가, 꽃 이런 생태계가 다 이게 단계식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 이 말씀이세요?

    ◆ 최문보> 예.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외에도 또 어떤 생태계 파괴의 현상들이 나타납니까?

    ◆ 최문보> 그거 말고도 이제 일단은 워낙 개체수가 많다 보니까요. 토종 말벌들 하고의 경쟁에 있어 가지고 처음에는 좀 밀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워낙 개체수가 많으니까 점점 토종 말벌이 약간 줄어들고 이 등검은말벌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지면서 지금 생태계에서도 교란이 굉장히 심각합니다.

    ◇ 김현정> 블루길, 베스 이런 외래 어종들이 들어와서 생태계 교란시키고 있다, 어종들 교란시키고 있다고 얘기는 하는데. 그것과 비교했을 때 그럼 위험도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까?

    ◆ 최문보> 거의 그것과 비슷할 정도로 굉장히 이제 지금 생태계 내에서 토종 곤충들을 잡아먹는 그런 비율도 굉장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요. 지금 생태계에서 굉장히 문제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꿀벌도 잡아먹고 파리종들도 잡아먹고요?

    ◆ 최문보>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왕성하게 포식자 역할을 하면서 잠식해 가고 있는 상황. 알겠습니다. 참 그래봤자 벌인데, 이러고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지금 추석 다가오면서 벌초하러 가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혹시라도 등검은말벌을 보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가요?

    ◆ 최문보> 일단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벌집 높이가 굉장히 조금 높고요. 그다음에 도시에 밀집되어 있다 보니까 사실 추석 시에는 직접적으로 만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실 그 등검은말벌뿐만 아니라 다른 말벌하고 통틀어서 제가 말씀을 간단하게 드리면 일단 추석 때 되면 벌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그런 시기입니다.

    그래서 사실 벌초를 하실 때 바로 벌초를 시작하지 마시고 무덤이나 그 주변을 한 5분 정도 가만히 살펴보시면 이 벌집이 있을 경우에는 이제 벌의 유출입이 어느 정도 보입니다. 그것들을 확인하시고 벌집이 있으면 그 119나 이런 걸 불러서 어느 정도 제거를 하시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다시 벌초를 시작하시면 되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최문보> 그다음에 이제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말벌은 밝은색에 많이 몰린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사실은 짙고 어두운 색에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실 산에 가실 때 밝은 색 계열로 입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밝은 의상을 입으라는 말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최문보 교수님 고맙습니다.

    ◆ 최문보> 예,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최문보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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