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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8.15 특사, 누가 풀려날지 알 사람은 다 안다"

정치 일반

    [행간] "8.15 특사, 누가 풀려날지 알 사람은 다 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임박했죠. 이미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특사 대상자를 심사했고, 정부가 내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서 명단을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누가 사면대상에 포함됐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광복절 특사,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비리를 저지르고 복역 중인 경제인이 포함될 거라는 예측이 많더라구요?

    ◆ 김성완> 맞습니다. 올해 광복절 특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생계형 민생사범을 중심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정치인의 경우는 박근혜 정부 들어 두 번의 특사에서 한 명도 사면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기업인 사면 여부인데요. 특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유전무죄"라는 국민적 비판이 나오기 마련이죠. 벌써부터 누가 들어가니 마니 시끄럽습니다.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는 사면복권 대상은 형 집행 정지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집행유예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가석방 상태인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이 거론되구요. 또 담철곤 오리온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도 오르내립니다. 이 중에 누가 사면대상인지 아직 확실치 않은데요. 법무부가 명단을 심의해서 대통령에게 건의하는데, 누굴 최종 낙점할 지는 오직 대통령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도 기업인 사면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재벌 총수 중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포함된 바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8.15 광복절 특사가 이뤄진다는 뉴스, 그 안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첫 번째 행간은 "특별사면 대상이 누가 될지,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다"입니다.

    ◇ 김현정> 특사명단은 극비사항 아닌가요? 내일 공개하는 명단을 어떻게 알아요?

    ◆ 김성완> 두 가지 힌트가 있습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특사대상자 명단이 어떻게 나왔을까요? 언론이 소설을 쓰고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매번 특사가 있을 때마다, 법무부나 청와대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겁니다. 법무부가 심의한 대상자가 누군지 은연중에 언론에 흘려서 여론의 동향을 보고 최종 판단에 참고하는 거죠.

    또 하나 힌트가 있습니다. 특사 대상자들의 움직임입니다. 특사를 받으려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재판을 포기하는 겁니다. 형이 확정돼야 사면대상자가 되거든요. 법조계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최종심이 나오기 전에 재판을 포기하면 '아... 청와대와 뭔가 교감이 있구나' 이렇게 감을 잡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최근에 억울한 형량 나왔다고 주장하면서도 재판을 포기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상자를 추릴 수 있겠죠?

    그 대표적인 재벌 총수가 바로 CJ그룹 이재현 회장입니다. 형집행 정지 상태에서 재판 받으면서 억울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지난달 19일 갑자기 재상고를 포기했습니다. 징역 2년 6월에 벌금 252억 형으로 그래서 확정됐고, 벌금까지 일시불로 납부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유전병인 근육위축 증세로 휠체어를 탄 사진까지 공개됐죠. 발등이 솟아오르고 손가락 발가락이 굽은 사진이었는데요. 이게 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 김현정> 광복절 특별사면, 또다른 행간은요?

    ◆ 김성완> 두 번째 행간은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입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까지 세 번의 특사가 있었는데요. 광복절 특사는 이번까지 두 번째입니다. 광복절 특사 때마다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이 등장했죠. 작년에도 광복절 한달 전부터, 경제가 어렵니 기업인 역차별이니 이런 논리들이 등장했었고, 여당 지도부도 사면을 건의했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특사를 건의했죠. 박 대통령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가 어렵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기업인 사면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기업들은 또 어땠습니까? 쌍수들 들고 환영했죠. "사면만 해주신다면 대규모 투자하고, 경제 살리기 나서겠습니다", "그동안 부정하게 축적한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습니다" 이러면서 투자와 수천억 기부를 약속하게 되죠. 그런데 막상 사면해주면 어떻던가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색을 싹 바꿉니다. 지금까지 숱한 재벌 총수들이 특사를 받았는데 청년층 일자리가 늘었습니까? 경제가 좋아졌습니까?? 오히려 사면받자마자 온갖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회장님도 있잖아요.

    ◇ 김현정> 사면 전과 사면 후가 다르다는 말씀. 특별사면, 또 행간이 있다면요?

    ◆ 김성완> 세 번째 행간은 "특별사면이 연례행사가 되면 이미 특사가 아니다"입니다.

    특사는 대통령 고유권한입니다. 그렇지만 함부로 써서도 안 되는 카드입니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임기 중에 한 번 쓰거나 말거나 하는 카드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법정의를 지킬 수 있거든요.

    박근혜 대통령도 과거에 특별사면 강력히 반대했었습니다.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이 특사한다고 하니까 뭐라고 했습니까?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지만 대통령 마음대로 하라고 주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했었죠.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1월엔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 측근들을 특별사면 해주려고 하니까, 당선인 신분인데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잘못된 관행을 확실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고 일침을 놨었죠.

    그랬던 박 대통령이 지금은 어떻습니까? 작년과 올해 연달아 광복절 특사로 기업인 사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법과 원칙"이잖습니까? 법치주의가 흔드는 건, 반대세력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겁니다.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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