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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장애 구분 없어요"…벽 허문 '나래울' 복합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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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장애 구분 없어요"…벽 허문 '나래울' 복합복지관

    화성시복합복지타운 '나래울' 안에 위치한 카페 휴(休)에서는 결혼이주여성과 장애학생이 함께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사진=구민주 기자)

     

    "얼마나 좋은지 몰라.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한 곳이 없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복합복지타운 '나래울' 중앙동의 스포츠센터.

    목욕탕과 헬스장, 에어로빅실 등이 있는 스포츠센터는 평일 오전인데도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전문강사가 운동을 도와주는 헬스장에는 나이도, 장애의 구분도 없었다.

    4년째 이곳에서 운동을 해온 천일균(88) 할아버지는 "나 같은 늙은이도 와서 꾸준히 운동하니 건강이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여기는 누구나 와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더 화기애애하고 좋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은 줄을 선 사람들로 가득찼다. 엄마와 함께 온 아이부터 노인과 장애인까지 함께 어울려 배식 차례를 기다렸다.

    복지관 내 카페에는 결혼이주민 여성과 장애학생이 함께 음료를 만들어 판매한다.

    카페 바리스타 이녕(36·중국)씨는 "올해 초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자부심도 생기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나래울에는 화성시민의 복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과 활동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구민주 기자)

     

    ◇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복지관의 모델

    하루 2,200여 명의 화성 시민들이 이용하는 '나래울'. 이곳은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청소년문화의 집, 성문화센터 등 다양한 기능을 한 데 모은 우리나라 최초의 복합복지타운이다.

    한 울타리 안에서 노인, 장애인, 아동, 청소년, 여성 등 모든 사람들을 위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지난 2010년 만들어졌다.

    각각의 성격이 나눠져 있는 기존의 복지관에서는 보기 힘든 생소한 광경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래울의 건물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인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에 걸맞게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장애인 및 노인이 이용하기 쉽도록 건물 안팎으로 턱을 모두 없앴고, 복도는 휠체어 두 대가 지나가도 넉넉한 넓이로 만들어졌다.

    또 모든 바닥재에는 미끄럽지 않은 특수 타일을 사용했고,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목욕탕 등 곳곳에도 이용이 편리하도록 세심하게 신경썼다.

    문화지원사업, 일자리지원사업, 교육지원사업 등 화성시민의 다양한 복지 혜택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스포츠센터, 당구장, 노래방을 포함한 각종 편의시설과 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나래울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복지 혜택을 얻을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김정희 나래울 관장은 "보통 장애인 복지관이면 장애인분들만 이용하고, 노인 복지관도 시설을 어르신들만 쓰는 형태인데, 나래울의 경우 누가 와서 무엇을 이용하든 자연스럽고 거리낌이 없다"며 "공간의 활용도도 높고, 선입견 없이 지역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복지관의 모델이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이러한 독특한 나래울의 복지 모델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도 보급할 계획을 밝혔다.

    사회복지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복합복지관 형태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남대 전호성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나래울은 기존의 사회 취약계층과 함께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기존의 복지개념을 뛰어넘는 이상적인 복지의 형태를 보여주는 곳"이라며 "이러한 복지타운의 형태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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