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위원회 위원장인 환경부 이정섭 차관이 18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하거나 질환을 얻은 피해자가 250명을 넘어섰다. 가습기살균제 3차 피해조사 판정에서 피해인정 기준인 1,2단계 피해자 35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번 3차 조사판정은 신청자 752명 가운데 1차로 165명에 대해서만 실시된 것이고, 4차 피해신청자도 3천명이 넘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 피해자 상당수가 옥시싹싹 사용자…어린이 피해자 많아
(사진=자료사진)
환경부는 18일 환경보건위원회를 열고 가습기살균제 3차 피해 조사판정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판정 인원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신청한 752명 가운데 165명이며, 판정결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확실한 1단계는 14명, 가능성이 높은 2단계는 21명으로 집계됐다. 또 1,2단계로 분류된 피해자 가운데는 사망자가 17명이나 됐다.
이번에도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가습기살균제는 옥시싹싹으로 드러났다. 35명의 1,2단계 피해자 가운데 옥시싹싹 사용자가 31명(복수사용 포함)으로 나타났다. CMIT/MIT를 사용한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사용자도 10명(복수사용)이나 됐다.
이번 35명의 1,2단계 피해자 가운데서는 7-12세 어린이들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0-6세와 13-18세가 각각 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로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집중된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3차 피해자 연령별 분류. 어린이 피해자가 가장 많았다. (자료=환경부 제공)
그러나 3차 피해자 가운데 태아 피해자는 없었다. 다만 환경부는 태아의 경우 폐 이외 질환 가능성이 높아, 환경보건위원회에 태아 피해에 대한 인정과 지원기준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서흥원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태아의 경우 폐 이외 다른 영향에 대해 다음번 환경보건위원회에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피해 신청자 수천명…피해자도 급증할 듯
이번 3차 심사에서 35명이 추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가습기살균제 1,2단계 피해자 수는 258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사망자만 113명으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가습기살균제 1,2단계 피해자 수는 앞으로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심사는 피해신청자 752명 가운데 165명에 대해서만 이뤄졌고, 나머지 신청자에 대한 조사판정은 내년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또 올해 초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한 4차 신청자도 17일 현재, 303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조사판정 기관을 다음달 중으로 7개 병원으로 늘려 판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에따라 심사가 진행될수록 피해자 수는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2차 판정에서 3,4단계 판정을 받아 이의신청을 제기한 18명 가운데, 3단계 판정을 받은 2명이 2단계로 상향조정됐다. 4단계 판정자 2명도 3단계로 등급이 조정됐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능성이 낮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판정된 3,4단계 피해자들도 재판정을 통해 앞으로 추가로 1,2단계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