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
청와대가 23일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청와대는 보고서 송부기한을 '23일'로 적시해, 사실상 이 후보자의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오늘 오후 청와대의 인사청문보고서 송부요청 공문을 접수했다. 송부기한은 오늘까지로 돼 있다"고 밝혔다.
'요청 당일까지 요청사항을 완료하라'는 내용의 이례적 공문을 보낸 점에서 청와대는 국회 의사와 무관하게 이 후보자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사일정 협의가 없는 이상 이날 안으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물론, 상임위가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
앞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면서 임명강행 의사를 내보인 바 있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할 수 있다. 이후 송부가 이뤄지지 않아도 경찰청장 임명이 가능하다.
이 후보자는 23년전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경찰관 신분을 숨기는 수법으로 징계를 회피한 전력이 있음을 인사청문회에서 시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의 부적격 논란, 이같은 사실을 검증하지 못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실검증 논란이 동시에 불거졌다.
청와대의 이날 송부요청은 박근혜 대통령이 우 수석에 대한 확고한 신임을 재확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청장 임명이 강행될 경우, 여론의 역풍과 야권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26일부터 이어지는 8·16개각 대상자들의 인사청문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