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사진=북한인권센터)
노르웨이 선박 회사의 수주를 맡았던 폴란드 조선소가 8월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의 기술산업 관련 주간 잡지 '테크니스크 우께블라드'는 "폴란드의 북부 그디니아의 크리스트 조선소가 북한 노동자를 더 이상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사의 라스 타랄슨 기자는 "자신이 지난 달 중순에 크리스트 조선소에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다"면서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8월1일 이후에 떠나고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랄슨 기자는 29일 "지난 5월 공개된 독일 언론의 폴란드 조선소 내 북한 노동자의 인권 유린 실태에 관한 탐사보도 동영상에 등장한 노르웨이 선박에 주목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다.
이 동영상은 2014년 8월 29일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의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작업복에 불이 붙은 북한 용접공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고 다음날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폴란드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했다.
타랄슨 기자는 북한 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폴란드노동감독관리청의 사건 경위 조사 자료를 입수했고 크리스트 조선소 고객의 상당수가 노르웨이 회사라는 것을 밝혀냈다.
폴란드인을 대표로 내세운 아르멕스(Armex)라는 중개업체는 북한 정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능라도무역총회사와 계약을 맺고 십 수년간 크리스트 등 폴란드의 조선소에 북한 노동자를 공급하고 있다.
능라도무역총회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 노동당 소유로 이집트에 스커드 미사일 부품을 불법 수송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보고됐었다.
노르웨이 클레벤과 울스타인 등 선박회사는 대량살상무기개발과 해외 파견 노동자의 강제노역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과의 거래가 있는 한 크리스트 조선사에 선박 수주를 하지 않겠다고 항의했다.
이에따라 크리스트 조선소는 중요 고객인 노르웨이 선박회사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아르멕스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크리스트 조선소는 현재 진행 중인 건조작업 중인 10건이 북한과 관련된 아르멕스와의 계약이고 이 가운데 9건이 노르웨이 선박회사로부터 수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아시아센터는 지난 7월 발표한 북한 노동자 관련 보고서에서 폴란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폴란드는 2천 783건의 노동허가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최근 폴란드 등 유럽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폴란드가 발급한 북한 노동자에 대한 노동허가는 2008년 90건, 2009년 104건, 2010년 518건, 2011년 362건, 2012년 501건, 2013년 365건 등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노동자를 받지 않고 있지만, 이들의 입국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폴란드 외무부는 지난 6월17일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이 영구적 조치인지 여부를 묻는 미국의 소리 방송(VOA)의 질문에 "그럴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면서 "폴란드는 다른 유럽연합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국 내에서 북한 국적자들의 노동을 금지할 구체적 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또 "현재 자국 내 북한 노동자 규모가 항간에 알려진 800명이 아니라 500명 안팎"이라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