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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파업에 해외생산 비중 더 커진다

기업/산업

    현대기아차, 파업에 해외생산 비중 더 커진다

    "국내에서 역할 못하면 생존 위해 해외중심 생산 불가피"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노조 파업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대기아차의 국내생산 비중이 갈수록 줄고, 해외 생산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생산 비중이 감소할 경우 고용 축소와 협력업체의 경영악화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큰 만큼, 지속 가능한성장을 위한 협력적 노사관계의 모델 창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달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에 수출·판매한 차는 5만 6,620대로 지난해보다 23.4%나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가 나쁘지만 파업에 따른 수출 물량의 생산 차질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이를 메우기 위해 해외 공장을 더 돌렸다. 해외공장에서 지난해보다 56.7% 증가한 12만 5.902대를 생산 판매해, 해외 전체로는 18만 2,522대, 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공장 수출 분의 생산 판매가 38.3%나 감소했으나, 해외 공장 의 생산 판매는 11.6% 증가하며 국내 공장 수출 감소분을 만회해, 전체적으로는 0.8% 감소했다.

    국내 공장에서는 덜 생산하고 해외 공장에서는 더 생산한 것이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달 76시간, 기아차는 68시간 파업을 해, 모두 5만 6천대의 수출 물량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파업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따라 이미 오래 전 부터 감소 추세를 보여 왔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생산 비중은 44.8%로 지난 2012년 49.0%에 비해 4.2%p 감소했다.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특히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2010년 47.9%에서 2015년 37.7%로 가파르게 줄었고, 올 들어 8월까지 108만 2,521대, 35% 비중으로 더 감소했다. 기아차는 2010년 국내 생산 비중이 65.7%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 56.6%,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기준 53.4%로 줄었다.

    국내 생산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외 생산의 증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44.8%에 머물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39.2%의 도요타, 27.3%의 폭스바겐, 22.1%의 GM 등보다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국내 증설 투자는 2012년 기아차 광주 공장으로 끝났지만, 해외에서는 기아차의 4번째 생산기지인 멕시코 공장이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했고, 추가로 인도 공장 건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국, 인도, 체코, 터키, 러시아, 브라질 등에 해외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현대차는 오는 10월 중국 창저우 4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외 신규 공장의 건설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말 국내 341만대, 해외 538만대 등 전 세계적으로 879만대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국내 비중이 39% 해외 비중이 61%에 달한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러시아 체코 등 유럽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강화한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할을 다하는 해외 공장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목적이지만, 기본적으로 해외 생산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생산 비중이 앞으로 더 줄면 당연히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협력업체들의 경영 악화 등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역할을 다 하고, 국내에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고 이렇게 계속 가다보면, 회사 전체의 비즈니스 구조로 볼 때 해외 중심 생산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크라이슬러와 GM도 노사 협상을 맡은 전미자동차노조 내부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망한다는 소리가 10년 전부터 나왔지만,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이런 목소리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결국 금융위기를 맞아 파국적 결말을 맡았다"며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 생산 베이스로의 지위를 상실한다면 이는 정말 다음 세대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의 부결 투표에 따라 2일 1차 재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이 적고 성과급 수준도 부족하다며 추가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잠정합의안까지 나왔던 만큼 추가안을 검토하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노조는 다음 교섭에서 추가 안을 낼 것을 압박하며, 오는 5일 4시간 부분 파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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