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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만 믿다가 날개 꺾인 인천 화장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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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만 믿다가 날개 꺾인 인천 화장품산업

    “사드 여파와 중국 비관세장벽 등으로 고전 중"

    인천시 뷰티상품 공동브랜드 매장 '휴띠크' 차이나타운점 (변이철 기자)

     

    중국의 ‘뷰티굴기’와 ‘한반도 사드 배치’ 여파로 화장품 산업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중국 관광객 겨냥한 인천시 화장품 매장 '썰렁'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은 인천시의 우수 뷰티상품 공동브랜드 매장인 ‘휴띠크’.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북적였던 매장은 중국 한족 출신 여성판매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판매원 신메이(30) 씨는 “예전에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수시로 매장을 찾았지만, 사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과 월미도에 위치한 다른 휴띠끄 매장들도 비슷하다.

    인천시는 지난 2014년 10월 중국 시장을 겨냥해 12개 화장품 제조사들과 공동브랜드 ‘어울(Oull)’을 개발해 28종의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어울’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위기에 처한 화장품업계의 현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 “사드 여파와 중국 비관세장벽 등으로 고전 중"

    출시 첫 해에 7억2,000만 원을 기록했던 어울 매출액은 지난해 26억4,000만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 8월까지 12억6,0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목표 30억 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월별 매출현황을 보면, 지난 6월 3억2,000만 원까지 올라갔던 매출액이 사드배치 논란이 본격화한 7월과 8월에는 각각 2억 원으로 줄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북적였던 '휴띠크' 매장. 중국 한족 출신 여성판매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변이철 기자)

     

    ‘어울’의 매출 비중은 중국 수출과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판매가 약 8 대 2 정도이다.

    ‘어울’의 한 관계자는 “사드 여파와 중국의 자국 뷰티산업 보호정책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 화장품의 자국 시장 진입에 대해 최근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인천시는 ‘어울’의 중국위생허가 취득을 위해 지난해 11월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통해 17개 품목에 대한 서류를 CFDA(중국식약품감독관리총국)에 접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생허가를 취득한 품목은 단 3개에 그쳐 중국 시장 진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중국 당국의 '사드' 불만도 화장품 산업엔 '부담'

    이런 배경에는 중국이 자국의 뷰티산업을 보호·육성해 크게 일으키려는 이른바 ‘뷰티굴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이런 기조 속에서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대폭 강화하고 보따리무역을 축소하기 위해 선상 비자를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불만도 우리 화장품 산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10월 4일부터 8일까지 KTX 오송역 일원에서 열리는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의 경우, 중국 화장품 바이어들이 최근 대거 불참을 통보해 충북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부대 행사로 준비한 ‘한중화장품산업 국제공동포럼’은 아예 취소됐다.

    지난해에는 해외바이어 554명 가운데 약 60%인 332명이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출신이었다.

    인천시도 ‘뷰티산업’을 8대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새해 약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천시 윤현모 신성장산업과장은 “‘어울’ 제품에 대한 중국 위생허가 조기 취득에 주력하는 한편,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노력도 기울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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