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넥슨이 매각한 부지 위에 새로 지어진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건물.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에 이어 넥슨 계열사의 현직 대표도 베일에 가려진 '유령회사'를 매개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강남 땅 개발과 연관된 정황이 드러났다.
또 넥슨 계열사는 강남땅 개발에 개입한 유령회사와 같은 주소를 쓰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 측이 우 수석 처가 부동산 개발에 깊게 관여했을 개연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 서민 전 대표 이어 김정준 넥슨지티 대표도 유령회사 임원26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소유했던 빌딩에 위치한 CS홀딩스(유한회사)에는 CS에셋이라는 '유령회사'도 주소를 뒀었다.
CS에셋이라는 회사는 취재진이 CS홀딩스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빌딩을 찾아가 우연히 우편함에서 존재를 발견했다. 'CS'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두 회사의 관계는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서민 전 대표와 가족이 대표를 맡았던 CS홀딩스는 우 수석 처가의 역삼동 땅을 사들여 오피스텔로 개발한 M산업개발에 13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 때문에 우 수석 처가 땅을 고가 매입했다는 의혹을 넘어 부동산 개발에도 넥슨 측이 깊숙히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건물 4층을 CS홀딩스와 함께 썼던 CS에셋은 서 전 대표로부터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은 후 회사를 강남 테헤란로 S빌딩으로 옮겼다. 하지만 주소지에는 엉뚱하게 회계법인이 자리잡고 있었다.
CS에셋의 회계감사를 했던 곳으로부터 주소만 빌린 것이다.
문제는 CS에셋의 임원 중에 넥슨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넥슨 주력 계열사인 넥슨지티의 김정준 대표가 CS에셋에서 2010년 9월~2013년 6월까지 이사를 맡았다.
당시 김 대표는 역시 넥슨 계열사인 큐플레이모션그래픽(현 수다하우스)과 게임하이에서 대표를 지냈다.
넥슨 측은 "서민 전 대표가 퇴사한 이후 CS홀딩스 대표가 됐기 때문에 넥슨과 땅 개발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김 대표의 등장으로 이런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넥슨의 핵심 인물이 이사로 이름을 올린 회사라면 넥슨과의 연관성이 짙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 넥슨, '우병우 처가땅 개발' 유령회사에 주소 빌려준듯이뿐만이 아니다. 넥슨이 베일에 가려진 CS홀딩스·에셋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다른 정황도 있다.
넥슨 계열사인 큐플레이모션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2년여 간 CS에셋과 주소가 겹치고, 2013년 4월에는 다시 CS홀딩스·에셋과 같은 주소를 사용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큐플레이모션이 우 수석 처가 땅 개발과 관련된 CS홀딩스와도 주소를 함께 썼다는 점이다.
이는 CS에셋과 CS홀딩스가 넥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CS' 회사들이 유령회사라는 점을 비춰봤을때 넥슨 측에서 주소를 빌려줬을 개연성이 크다.
넥슨의 우 수석 처가 땅 고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동산 개발과정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서민 전 대표나 김정준 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그 회사에 이름을 올린 것 같다"며 "큐플레이모션도 분사한 계열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