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태관 (고추냉이 초밥 피해자)
논란이 된 초밥 체인점 홈페이지에 올라 온 사과문.
이틀 전이죠. 일본의 아베 총리가 '위안부에게 사과편지를 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럴 생각이 털끝만도 없다'라고 답을 해서 우리를 분노케 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 일본의 식당의 와사비 테러 소식이 우리를 자극합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일본 오사카의 유명 초밥 체인점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폄하하고 무시하는 아주 무례한 행동들을 했다는 피해 사례가 줄이어 나오고 있는 것이죠. 논란이 크게 되자 초밥 식당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피해 당사자 한 분을 직접 만나고 가죠. 홍태관 씨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홍태관 씨 안녕하세요?
◆ 홍태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문제가 된 스시 체인점에는 어떻게 가시게 된 거에요?
◆ 홍태관> 올 초에 여행을 갔는데요. 일단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쪽으로 스시집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가게 됐죠.
◇ 김현정> 아, 가까운 곳이고 유명하다고 하니까 가셨어요? 그렇게 해서 문제의 스시점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은 언제부터였죠?
◆ 홍태관>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상 원래 스시를 먹을 때 간장종지에다가 와사비를 풀어서 먹지 않습니까? 그렇게 먹으려고 일단은 스시 만드시는 분한테 와사비를 조금 달라고 요청을 했죠. 저는 일어를 전혀 못하고요. 같이 간 여자친구가 일어를 조금 할 수 있어서 일어로 아주 짧게 요청을 했는데 비웃으면서 야구공만한 사이즈로 와사비를 바로 얼굴 앞에 디밀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고추냉이 좀 주세요'라고 그랬더니 야구공만한, 주먹만한 사이즈로 줬다고요?
◆ 홍태관> 그렇죠. 실제로 야구공만한 크기였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약간 과장해서 정말 컸다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야구공이요?
◆ 홍태관> 네,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죠.
◇ 김현정> 그래서 '왜 이렇게 큰 것을 줬냐?'라고 이 말은 혹시 하셨어요?
◆ 홍태관> 네. '그렇게 큰 것이 아니다 조금만 떼어 달라'라고 했더니 그냥 조그마하게 떼어서 간장 종지 쪽으로 휙 던지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고추냉이를 던져요?
◆ 홍태관> 네. 던져서 종지에 딱 떨어지면서 간장이 엎어졌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이건 굉장히 무례한 일인데요. 항의를 좀 하셨어요?
◆ 홍태관> 아니요, 별도의 항의는 못했고요. 그냥 간단한 이슈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참았어요. 관광객이고 낯선 나라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안 좋으니까 일단 참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초밥을 먹으려고 보니 생선살과 밥 사이에 보통 고추냉이가 또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쓰셨네요?
논란이 있었던 '와사비 테러' 초밥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홍태관> 네, 저는 그래도 매운 것을 잘 먹는 편인데. 엄청 많이 넣었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그래서 '이거 너무 많이 들어갔다' 이 말은 혹시 하셨나 모르겠네요?
◆ 홍태관> 물론 이야기 했죠. '와사비 양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달라'라고 그랬더니 '네가 와사비 많이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건 보너스다'라고 일어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 잠깐만요. (헛웃음) 아까 와사비 많이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
◆ 홍태관> 보너스라고 하니 참…. '와사비 추가로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미리 보너스로 넣어 놓았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죠. 일단은 와사비에 대해서 계속 직원을 불러서 요청을 하는데 불러도 쳐다보지를 않더라고요. 그런데 제 오른쪽에 일본인 부부가 있었는데 직원을 대신 불러줬습니다.
◇ 김현정> '여기 좀 보세요, 여기 좀 부르네요'. 이렇게요? 목소리가 작아서 못 들었던 것은 아닐까요?
◆ 홍태관> 아니요, 바로 앞에 있었는데요. 일본인 부부가 대신 불러줬고 스시 만드는 분이 그 이야기를 듣고서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면서 뭐라뭐라 일본인 부부에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이게 홍태관 씨에게만 일어난 한 번의 실수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홍태관>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이게 뭐 실수겠거니'하고 식당을 나와서 생각을 했는데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서 몇 년 전부터 올라오고 있던 이야기더라고요. 뭐 '혐한 가게다', '와사비를 한국 사람에게만 과하게 넣어서 자기들끼리 그 놀라는 모습을 보고서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들이요.
그리고 이거는 저도 글로 본 건데요. 한국사람 두 분이었는데. 두 분이 주문을 하니까 일본어로 '개가 밥 달라고 그런다. 밥 줘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종업원들끼리 일본어로요? 개가 밥 달라고 한다? 밥 줘라? 그리고 와사비가 야구공만한 게 나오고요?
◆ 홍태관> 네, 그렇죠.
◇ 김현정> 참, 이렇게 문제가 커지자 초밥 체인점에서는 사과를 했어요. 제가 사과문을 읽어보니까 '인터넷을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 초밥에 와사비를 많이 얹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손님들이 와사비를 많이 넣어달라는 요구를 해서 사전에 확인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직원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철저히 교육시키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네요?
◆ 홍태관> 아니, 그거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되고요. 그러면 미리 물어봤어야죠. '와사비 양을 어떻게 할까?'라고요. 일본에 대해 친절한 이미지가 엄청 강했는데 이번에 갔다오고 나서 그런 이미지가 전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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