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기단이 고의 부도를 낸 대형마트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대형마트’를 사기수법의 도구로 활용해 영세 소상공인들을 울린 유통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폐업직전의 마트를 헐값에 인수한 뒤 중소납품업체들로부터 물품을 외상으로 받고 고의부도를 내는 방법 등으로 16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사기 혐의로 A(40)씨와 B(37)씨 등 유통사기 총책을 포함해 모두 4명을 구속하고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일당 12명은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의 대형마트 등 2곳을 바지사장을 내세워 인수한 뒤 납품업자 41명으로부터 6억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 등 일당 16명은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의 대형마트 등 6곳을 인수한 뒤 납품업자 82명에게 총 9억8,000만원어치의 물품 대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유통사기 조직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마트를 인수한 뒤 처음 2~3회 가량은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불해 신뢰를 쌓아갔다.
이후 납품 금액을 늘린 뒤에는 고의부도, 파산 신청, 단순 채권채무 민사관계 유도 등의 교묘한 수법으로 중소납품업체들을 울렸다.
실제로 구속된 C(40) 씨는 2014년 12월 인천지방법원의 파산·면책 결정으로 22개 업체에게 지급해야할 4억2,000만원의 채무를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납품받은 물건은 장물업자들에게 헐값에 처분해 손쉽게 현금화했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외상거래 등 불공정거래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