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언론시민연합,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보도’로 규정
- 최순실 게이트, 매일 새로운 게 터지는데 제도권 언론엔 잘 안 드러나
- 가장 황당한 MBC 보도.. 종북몰이 보도 11건, 최순실 게이트 1.5건
- 새누리당이 이슈화한 주제에 집중해서 보도하는 방송들 우려스러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0월 21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정관용: 한 주간 우리의 언론보도를 되돌아보는 미디어포커스 시간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난 일주일 국정감사, 그리고 정치권은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계속 제기하고 야당들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계속 제기하고 이런 형국이지 않았습니까?
◆ 김언경: 맞아요.
◇ 정관용: 우리 언론들은 이 두 사안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오늘은 그걸 좀 비교분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 김언경: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양당이 지금 이슈를 제기하는 주제가 다르게 있는데 언론에서 일방적으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송민순 회고록 이것만을 주로 많이 보도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 양이 많아요?
◆ 김언경: 보도량이 월등히 많아요. 특히 방송이 굉장히 많아서 저희가 보기에는 지금의 이 시기가 송민순 회고록을 빌미로 한 그 내용만을 할 시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다른 이슈, 지금 계속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수석의 비위 의혹 이것도 물론 나와야 되고요. 그다음에 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백남기 농민 사망 후속보도 이런 것들이 계속 이어져야 되는데 이런 내용들은 거의 조금, 최순실 게이트가 나오기는 하지만 굉장히 적게 보도되고 있고 반대로 송민순 회고록 논란 이것이 굉장히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이슈를.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민언련은 이 주제를 송민순 회고록이라고 말하지 않고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보도’라고 저희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래서 저희가 발표하는 보고서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 관련 보고서라고 하지 않고요.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보도라고 이렇게 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언론이 너무 왜곡된 프레임을 지금 계속 내고 있어서 이것에 대해서 본질을 적확하게 표현해 주는 게 필요하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회고록에 송민순 전 장관이 주장한 내용과 당시 같은 회의석상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지금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회고록 논란, 이렇게 해도 꼭 틀린 제목은 아닌 것 같은데 꼭 이런 제목, 즉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이런 제목으로 하는 의미가 어떤 겁니까?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김언경: 일단은 사람들이 그냥 송민순 회고록 논란 그러면 그것이 어떠한 논란이라는 것인지 일단은 감을 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런데 어떤 사안이나 사건을 이야기를 할 때 정확하게 그 본질을 드러내는 설명을 하는 것이 훨씬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보도의 기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예전에 우리가 태안 앞바다에서 크레인선 ‘삼성 1호’가 지나가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와 충돌했죠. 그래서 엄청난 원유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많은 언론들이 그냥 이것을 태안 기름유출사고라고 불렀어요.
◇ 정관용: 그랬죠.
◆ 김언경: 그런데 이것이 사실 그렇게 보면 안 된다. 그냥 삼성 1호 허베이 스피리트 호 원유 유출사고라고 정확히 불러줘야 한다..
◇ 정관용: 그게 더 정확한 제목인 건 맞네요.
◆ 김언경: 이게 일반적으로 그렇게 선박에서 사고가 나면 부르는 것이 맞는데 그때 당시에 유난히 그것을 그런 정확한 이름을 쓰지 않고 우리가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렇게 함으로써 그 사고의 본질을 우리가 굉장히 감췄었다라는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래서 이런 거랑 마찬가지로 지금 이번 사안은 단순히 송민순 회고록 논란 그 자체가 아니고 새누리당이 다른 이슈를 덮기 위해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송민순 회고록을 빌미로 해서 일부 구절을 가지고 지금 문재인 전 대표를 종북몰이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렇게 저희가 이름을 붙인 거죠.
◇ 정관용: 저는 어쨌든 회고록에 나온 내용에 대한 진위공방이 있기 때문에 회고록 진위공방 이런 제목도 저는 꼭 틀렸다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설령 송민순 장관이 회고록에 쓴 내용이 맞다손 치더라도 즉 북한의 입장을 타진했다. 그렇다고 북한을 추종하거나 내지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듯이 북한의 결재를 받아 무엇을 하거나, 이건 또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종북몰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도 일견 타당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좋아요. 어쨌든 제목은 그렇고. 압도적으로 이쪽이 많았다라고 했는데 좀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 김언경: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가 언론의 대부분을 지금 차지해 버렸다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그동안에 최순실 게이트가 상당히 많이 드러난 게 있습니다. 그런데..
◇ 정관용: 매일매일 새로운 게 터졌죠.
◆ 김언경: 매일매일 새로운 게 터지고 SNS 등에서 연일 회자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말하는 제도권 언론 속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굉장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 거예요. 일단 신문 보도량을 먼저 보겠습니다. 제가 오늘이 금요일인데 제가 항상 수요일까지로 방송을 카운팅을 해 오거든요, 신문방송을. 그런데 지금 신문보도는 14일부터 시작해서 18일까지의 보도량을 봤어요. 그랬더니 경향신문 같은 경우에 종북몰이 보도가 21건이었어요. 그런데 최순실 보도는 50건이었습니다.
◇ 정관용: 여기는 최순실 보도가 훨씬 많네요.
◆ 김언경: 한겨레도 마찬가지인데요. 종북몰이가 21건 그리고 최순실이 43건. 이렇게 해서 한겨레, 경향이 좀 의도적으로 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 정관용: 2배 이상.
◆ 김언경: 2배 이상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반대로 동아일보는 35건을 종북몰이 보도를 했어요. 그런데 최순실 보도는 19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2배 가까이 또 종북몰이 보도가 많았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그나마 비슷한 양을 보도를 했습니다.
◇ 정관용: 몇 건, 몇 건입니까?
◆ 김언경: 조선일보는 28건 대 25건, 종북몰이가 28건이고요.
◇ 정관용: 조금 많네요.
◆ 김언경: 중앙일보는 22건 대 18건. 그러니까 여기도 조금 더 종북몰이가 많습니다.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 사실 이 보도를 단순히 건수로만 했을 때는 그래도 비슷해 보이는데 1면 보도나 그 기사의 크기, 이런 것까지 종합해서는.
◇ 정관용: 그게 더 중요할 수 있죠.
◆ 김언경: 그런데 제가 오늘 그걸 정확히 드러내지는 못했는데 그걸 봤을 때는 사실 조중동 같은 경우에는 종북몰이 보도에 좀 더 집중했다고 보시면 되고요. 반대로 한겨레, 경향은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하는 이런 보도 태도를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 정관용: 카운팅 해 오신 14일부터 18일 그 사이에는 회고록과 관련돼서는 각자의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뭔가 새로운 것이 밝혀지거나 이런 거는 별로 없는 시기였는데.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반대로 최순실 씨 관련해서는 딸 이대 이야기 그다음에 이대 시위.
◆ 김언경: 매일매일 새로운 게 터졌었어요.
◇ 정관용: 시위 이야기, 총장 퇴진 이야기. 이렇게 매일매일 무슨 변화가 있는데 특히 동아일보 같은 경우 최순실 관련 보도량이 훨씬 적었다. 방송은 어땠습니까?
◆ 김언경: 방송사는 저희가 저녁 메인뉴스를 카운팅을 하는데요. 저녁 메인뉴스는 신문지면보다 편차가 더 큽니다. 그러니까 두 가지 사안에 대한 편차가 더 큰데요. 14일에서 19일까지 보도량을 체크해 보니까 KBS 같은 경우에는 종북몰이 보도가 10건, 최순실 게이트 보도가 5건으로 2배가 더 종북몰이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2배 많은 게 굉장히 큰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다른 방송사에 비하면 근소한 편차예요.
◇ 정관용: 어떤데요?
◆ 김언경: YTN 같은 경우에는 종북몰이 보도가 최순실 의혹보도보다 4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많았고 MBN은 종북몰이 보도가 3. 2배 많았습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이제 MBC였는데요. MBC는 문재인 종북몰이 보도가 11건이었고요. 최순실 게이트 보도가 1. 5건밖에 되지 않았어요.
◇ 정관용: 아니, 14일부터 19일 사이에?
◆ 김언경: 네.
◇ 정관용: 1건 하고 단신 하나?
◆ 김언경: 그러니까 7. 3배 많았습니다, 계산을 해 보면.
◇ 정관용: MBC가 제일 압도적으로.
◆ 김언경: 압도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외면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SBS와 TV조선, 채널A는 보도량에서 두 사안을 비슷한 정도로 보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JTBC 같은 경우에는 최순실 게이트가 오히려 33건으로 더 많았고요. 종북몰이 보도는 11건. 그러니까 최순실 게이트가 3배 정도 더 많이 보도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 사안을 이렇게 2개를 누가 더 많게 했냐, 적게 했냐, 이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 정관용: 중요하죠, 중요하죠.
◆ 김언경: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 안 할까 봐..
◇ 정관용: 아니, 국민들도 두 사안 중에 뭘 중요시하는지 국민마다 판단이 조금씩 달라요. 그리고 제가 처음 오늘 시작하면서 얘기했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의 정치권의 동향이 새누리당은 이 회고록 이야기, 야당은 최순실 이야기, 주로 이랬으니까 그럼 언론이 양쪽의 세력의 다툼 속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아주 중요한 거죠.
◆ 김언경: 그렇죠.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지금 방송, 특히 방송의 경우에 지나치게 새누리당의 주장, 새누리당이 이슈화하고 싶어하는 그 주제에 너무 집중해서 보도가 일방적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상당히 우려스럽고요. 언론 전문가들이잖아요, 방송 만드시는 분들이.
언론인이 보기에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야당 대선주자의 대북관, 이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로 자신들은 보이는지 참 묻고 싶어요. 지금 당장 벌어지는 살아 있는 정권의 비리의혹들이 매일매일 터지는데 그것은 오히려 아까 MBC 같은 경우에 1. 5건밖에 보도하지 않으면서. 그 예전의 멘트 하나 가지고 이렇게 몰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답답한 그런 느낌이 들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보도 건수만 일단 비교했는데 내용에서는 어떻습니까?
◆ 김언경: 일단은 내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송민순 회고록에 써 있는 그 내용 자체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원칙 없이 정략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었잖아요.
◇ 정관용: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 김언경: 송 전 장관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망가지는 계기가 된 것도 전 정권이 인권문제 등에서 정략적으로 접근했다, 원칙이 없었다. 이것을 지적을 하는 이런 우려를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새누리당은 이런 맥락을 다 제거한 상태에서 집요하게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북한에 사전문의를 하자고 했는지, 이것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이런 아주 작은 디테일에 집중을 하면서 이걸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뿐 아니라 문재인 후보의 대북관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다른 내용을 합쳐서 10대 의혹이라는 것을 이제 만들어서 적극 공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방송사들의 보도가 이런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짚어본다고 하면서 겉으로는 객관적으로 짚어본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은 새누리당이 만들어낸 10대 의혹, 그리고 새누리당이 매일매일 내는 논평 이런 것들을 잘 정리해서 보도로 만들어내고 있더라. 이런 느낌을 받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보도들이 대부분 기계적 균형을 지키지 못하고 지나치게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내놓는 이런 보도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TV조선과 MBC, KBS였어요.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 순서가 좀 더 심각한 방송사의 순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TV조선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최순실 보도도 비교적 많이 냈어요. 비슷하게 냈잖아요. 그렇지만 지금 28건에 달하는 보도를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는, 거의 저는 이것은 비판에 가까웠다라고 보는데 문재인 전 대표의 대북관에 대한 우려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지적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드 반대하는 것도 그렇고 대북지원을, 그러니까 수해 때 지원하자고 했던 것 이런 것들을 문제 삼으면서 문재인 대표의 대북관이 문제가 있다라는 식의 그런 말을 했는데 이런 보도가 사실은 새누리당의 논평 내용과 사실 정확하게 일치를 해요.
◇ 정관용: 새누리당의 공격논리를 그대로 보도했다?
◆ 김언경: 네. 그리고 KBS 같은 경우에도 앵커&리포트라는 방송을 17일날 했습니다. 그게 굉장히 긴 그런 보도인데요. 집중해서 하는 보도인데 여기에서 송민순 회고록 관련해서 자신들이 세 가지 쟁점을 꼽아서 짚어주는 보도를 했어요. 그런데 이제 겉으로 보기에는 아, KBS가 송민순 회고록 속에서 꼭 쟁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 세 가지다라고 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여기서 내놓은 그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는 새누리당이 내놓은 10대 의혹 중에서 두 가지였어요. 그래서 이제 주제를 보자면 첫 번째는 새누리당의 10대 의혹 중에서 1번이 뭐였냐 하면 베일 속에 가려진 남북채널이 무엇이냐, 이것을 밝혀라였고요.
◇ 정관용: 그때 북한의 의사타진을 어떤 채널로 했느냐, 이것?
◆ 김언경: 네. 그리고 다섯 번째 질문이 3, 4자 종전선언의 의미를 묻는 내용이었어요.
◇ 정관용: 노무현, 김정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 김언경: 그래서 이렇게 딱 정확하게 10대 의혹 중에 두 가지, 첫 번째, 다섯 번째 안건을 KBS가 이제 2개로 뽑았고요. 세 번째로 또 지적을 했던 것이 새누리당 논평 속에 나와 있는 내용이었는데 샘물교회와 관련된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문재인 전 대표가 탈레반 샘물교회 교인들이 납치됐을 때 탈레반에게 신임장을 써줘야 된다, 이런 논란이 있었는데 이것에 대해서 입장을 밝혀라, 이런 10대 의혹을 제기를 했는데. 이게 물론 세 가지가 다 중요한 것이라고 KBS가 판단했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새누리당이 내놓은 10대 의혹과 공식 논평 이걸 그대로 가져다가 정리를 했나..
◇ 정관용: 지금 다른 언론들에서 중점적으로 논란이라고 말하는 것은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 정하는 논의 과정이 어땠었느냐 이거였는데 거기다 자꾸 추가를 시키는 거군요.
◆ 김언경: 그렇죠, 새로운 이슈를 계속.
◇ 정관용: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그 다음 샘물교회 건에 대해서. 이런 것은 새누리당이 쭉 펴고 있는 공격논리를 그대로 중요 쟁점이다 이렇게 받았다는 거죠?
◆ 김언경: 그렇죠. 그리고 MBC는 사실 그보다 더 황당한 보도들이 있었는데요.
◇ 정관용: 뭡니까?
◆ 김언경: 북과 기권 교감, 미에 막판 통보라는 10월 19일 보도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보도에서 이 앵커가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UN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는 문의였든 통보였든, 사전에 북한과 접촉했습니다”라고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에는 표결 직전까지 통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게 앵커 멘트예요. 이 보도의 전체 맥락은 북한과 문의를 했든, 통보를 했든 아무튼 사전에 노무현 정부가 접혹을 했다.
◇ 정관용: 했고 미국한테는 전혀 알려주지도 않았고.
◆ 김언경: 네. 북한에게만 알려줬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근거가 그 당일날 MBC에서 신동호의 시선집중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인터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북한과 여러 가지 소통관계가 다 이루어질 때가 아니었겠습니까? 일상적인 것에 하나로 기권한다는 것을 미리...” 이렇게 말한 부분이 있어요. 이것을 지금 딱 잘라서 MBC에서 보여주면서 이게 사전접촉의 근거가 이것이다 라고 제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재정 전 장관의 전체 인터뷰, 라디오 인터뷰를 들어보면 일관된 입장은 노무현 정부가 기권을 먼저 결정했다, 그리고 당시 통일부는 표결 이전에 북한에 통보한 적이 없다,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계속 질문을 하니까 이 전 장관이 뭐라고 하냐면 만약에 결정 이후에 북한에 통보는 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통일부는 하지 않았고 뭐라고 정확하게 말하냐면 “이건 아마 했다면 국정원에서 했을 텐데”라고 말했어요.
◇ 정관용: 확정적이지 않다, 이거죠?
◆ 김언경: 만약에, 아마 했다면.. 아마 라는 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래서 사전문의를 부인하는, 그리고 사후통보도 자기가 시인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그렇네요.
◆ 김언경: 그런데 이것을 가져다가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그 부분만 딱 잘라서 이것을 근거로 해서 MBC가 이제 아주 단정적으로 노무현 정부는 문의였든 통보였든. 사전에 북한과 접촉했다...
◇ 정관용: 했다?
◆ 김언경: 이렇게 지금 보도를 하는 거죠.
◇ 정관용: 단정화했다는 거죠.
◆ 김언경: 그리고 실제로 보면 국정원장조차도 국감에 나와서 정말 어처구니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이다라고 하면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해서 북한 의견을 구할 수 없다라고 이병호 국정원장이 말한 바가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언경: 그래서 MBC가 지금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새누리당이 지적하는 그 내용들에 정말 충실하게 다양하게 여러 의원들의 멘트들을 다 담아주는 데 비해서 오히려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이나 민주당에서 내놓는 입장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으로 이렇게 수세적인 모습만을 겨우 몇 가지 기계적 균형으로 담아주는 그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먼저 제목부터가 그러네요. 지금 쭉 소개해 주신 MBC의 보도 제목이 북과 기권 교감, 미에는 막판 통보. 딱 대비시켜서 당시 정부는 북한하고는 뭔가 짝짝꿍을 하고 미국하고는 멀어지고. 이렇게 딱 보여지는 제목이네요.
◆ 김언경: 그리고 그 국민정서상 한미 관계를 끼워넣으면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내용도 사실은 새누리당의 논평에서 나온 내용이에요. 그러니까 새누리당에서 뭐라고 했냐면 혈맹인 미국에 남북정상회담 숨겨야만 하는 거래가 있었느냐라면서 논평에서 비판을 했거든요. 그런데 딱 이 내용이 지금 뉴스 속에 들어왔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할까요?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다음과 같은 각 방송사의 ‘저녁 메인 뉴스’를 모니터 대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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