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을 위해 '야간 기습' 작전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에) 진입해서 집행하면 못할 건 없겠지만 경찰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영장을 집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영장 집행은 기일(25일) 내에 정정당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백 농민의 빈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백씨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측의 완강한 반대로 3시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이 청장은 "작전하듯이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어제도 직전에 언론에 알리고, 투쟁본부에도 미리 통보해 줬다"면서 "영장에 제시된 조건아래 법집행기관으로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유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야간에 (강제집행)하지 않는다"면서 "추가로 집행하더라도 주간에 사전 통보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장 만료 후 검찰 통해 재신청할지 여부에 대해 이 청장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청장은 백 농민이 쓰러진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작성한 상황속보 파기논란과 관련해 "속보를 전부 파기해 서류로 존재하는 건 없고 각종 소송서류에 첨부한 파일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백 농민이 언급된 전체 상황속보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관련) 재판에 검찰의 요청으로 PDF 파일로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백 농민이 처음 등장하는) 18보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거기 등장하는 걸 백씨로 보고싶은 사람은 그렇게 보고, 그렇지 않으면 '불상의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명확히 신원이 확인된 건 20보"라며 "논란이 되는 걸 미리 전수조사하지 않고 보고만 받은 것은 제 불찰"이라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