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 채용 대가로 억대 금품 챙긴 A사립중학교 교장실의 모습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정교사 채용을 조건으로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사립중학교 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A중학교 교장 김모(56)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아들의 교사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건넨 여모(59·여)씨 등 2명과, 여씨가 제공한 금품을 전달한 B고교 전직 교장 또 다른 김모(67)씨를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 2014년 1월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C(36) 교사를 정교사로 채용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어머니 여씨로부터 현금 6천만 원을 받는 등 교사 어머니 2명으로부터 1억1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교장 김씨는 이 과정에서 여씨의 청탁을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에게 채용에 힘써줄 것을 요구하며 여씨가 준 돈을 건넸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해당 사립중학교 설립자의 손자로 1999년부터 교장을 역임해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정교사 채용 응시자에게 금품을 먼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김씨는 금품을 건넨 응시자들에게 논술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사전에 제공했다.
또 논술시험 문제와 다른 답안을 작성했음에도 최고점을 줘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교사들은 경찰에 "어머니가 돈을 건넨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답안지를 사전에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이들 교사의 어머니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며 관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경기도교육청 사립학교 감사 결과에 따른 수사의뢰로 A중학교 교사 채용비리를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허위 지출결의서를 작성해 6차례에 걸쳐 1,100여만 원을 횡령한 사실과 학교 급식실 전기공사를 대가로 업자로부터 400만 원을 받아 챙긴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A중학교에 채용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수사를 마친 후 해당 교사들의 혐의에 대해 법률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