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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결국 재계 인사도 브레이크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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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국정농단, 결국 재계 인사도 브레이크 걸었다

    삼성 12월 첫날인사 4년만에 중단, 롯데도 미루기로 공식화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12월 1일 화요일, 12월 1일 월요일, 12월2일 월요일

    최근 3년 동안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날들이다.

    지난해와 2014년에는 12월 1일 예외없이 인사를 실시했고 2013년에는 12월 1일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다음날인 2일 사장단 인사를 했다.

    물론 2012년에는 12월 5일, 2011년에는 12월 7일 등 12월 첮 주에 인사가 단행되기도 했지만 최근 3년동안은 12월 첫날 인사가 관행처럼 굳어지면서 올해도 12월 1일 인사를 할 것인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삼성은 결국 1일 인사를 하지 않았고 또 언제 할 것이라는 예고도 내놓지도 않았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사건을 다루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 사장단 인사의 대상이 되는 주요 인물들이 이 청문회의 증인으로 츨석하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순실씨 모녀에게 직접 35억원을 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과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이 거듭된 압수수색에 이어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았고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받은 마당이기 때문에 수사의 깊이를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도 작용했다.

    여기다 1일 임명장이 수여된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면 검찰수사보다 소환조사 대상자의 폭이 더 넓어질 수도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08년 대선수사 당시 사장단 인사를 5월로 미룬적이 있을 뿐 12월 인사를 빼먹은 적이 한번도 없다.

    대선자금수사 이후 최대라는 이번 검찰수사와 특검수사를 고려하고 청문회 출석준비 등을 고려할 경우 인사의 폭을 쉽사리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대선사금 수사때처럼 장기적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인사의 큰 틀은 사실 마련돼 있기 때문에 크게 미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일단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마무리 되고 난 뒤 이달 중순쯤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는 예측이 가장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검수사 이후 인사수요가 생기면 그때그때 '원포인트 인사'를 하면 된다는 뜻이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은 1일 아예 인사 연기를 공식화했다.

    롯데는 "통상 연말에 진행됐던 정기 임원 인사는 현 시점에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큰 관계로 일정상 내년 초로 다소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전날 검찰 수사로 상반기에 무산됐던 사장단회의를 열어 경영 상황 점검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지만 인사는 좀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압수수색 전날인 6월 9일부터 닷새에 걸쳐 돌려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대가성이었다면 검찰 수사를 4개월 넘게 받았을 것이며 절반을 깎거나 스포츠센터를 직접 주어주겠다며 2개월간이나 협상을 했겠느냐"며 검찰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검찰 수사 이후 경영쇄신 차원에서 매켄지 등 전문기관에 의뢰한 구조개편안이 나온 이후 인사와 조직개편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12월 중순 인사를 단행해온 SK그룹도 롯데처럼 면세점 추가인허가 방침 발표에 최순실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중폭 정도의 인사는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이 아직 사면,복권되지 않아 등기임원이 되기는 어렵더라도 오랜 수감생활 이후 그룹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장단 인사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르와 K스포츠 등 최순실씨의 재단에 출연한 것 외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동창생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에 10억원 이상의 납품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차 그룹은 다른 기업에 비해서는 비교적 운신의 폭이 큰 편이지만 경영실적이 인사의 변수다.

    현대차는 올해의 부진한 실적을 떨치고 새해 영업에 총력을 기울 일 수 있도록 인사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승진자 숫자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그룹 가운데는 처음으로 LG그룹이 1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조성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 외에 승진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상무도 '스테이'하는 등 인사의 폭이 크지는 않았다.

    이렇게 LG그룹이 이날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기는 했지만 삼성은 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고 현대차나 SK등도 인사폭의 최소화가 에상되는 등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가 ‘재계의 인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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