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매번 힘없는 사람들만 희생되나
- 장소 협조 없어 원전세트 짓고 촬영
- "시나리오 맞아들어가니 겁이 난다"
- 대통령 관저…시국 연상 부분 들어내
- 다음 세대를 위해 "마지막 기회 남았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2월 5일 (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정우 감독
◇ 정관용> 우리나라의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일어나고 그 지진 때문에 노후 원전이 폭발하는 재난이 일어난다. 그런데 정부는 정치 셈법 따지느라 골든타임을 놓친다. 이런 내용의 영화가 개봉합니다. 영화 <판도라> 여러분 잘 아시는 <연가시>를 만든 박정우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요. 그래서 오늘 박정우 감독을 스튜디오에 한번 초대해 봤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정우> 안녕하세요, 박정우입니다.
◇ 정관용> 언제부터 기획하신 거예요?
◆ 박정우> 4년 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4년 전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고 만드신 건가요?
◆ 박정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고,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뭔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훨씬 안전에 대해서 소홀한 상황이거든요. 그럼 분명히 더 심각하게 문제가 논의가 되고 이슈화될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조용히 우리는 안전하다는 말 한마디로 그냥 넘어가는 게 제 생각에는 뭔가 좀 잘못된 게 아닌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걸 점검하고 만약에 문제가 있으면 대책을 세워야 되는데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대비해서 그런 위험성을 일반 국민들이 좀 알아야 되지 않을까.
◇ 정관용> 물론이죠. 제가 처음에 잠깐 소개하면서 최대 규모 강진, 노후원전 폭발 그런데 정부는 정치 셈법, 골든타임 이런 단어를 썼습니다. 잠깐 줄거리 좀. 여기에 살 좀 붙여서요.
◆ 박정우> 지진이 발생해서 노후된 원전이 폭발을 하게 되고 우리가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재난 사태가 벌어져요. 이제 전국이 재앙 속에 빠져들게 되고 이제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가족과 이웃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거기서 정부는요?
◆ 박정우> 정부는 이제 저희가 흔히 지금까지 봐 왔듯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요. 이제 문제를 더 키우는 역할을.
◇ 정관용> 오히려 더 키워요? 그런데 거기서 평범한 사람들이 뭔가 역량을 발휘해서 서로를 살리더라.
◆ 박정우> 제가 상상의 나래를 편 게 아니고 저희가 살아오면서 이런 대형재난 사고 때 매번 느끼듯이 도대체 정부와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왜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주지 못하는가. 결국 여기서 알아서 살아남는 건 우리 스스로고 힘 없는 사람들만 희생되는 게 아닌가, 그런 자괴감이랑 허망함, 분노. 이런 게 매번 반복만 될 뿐이지 개선은 안 돼 왔잖아요. 우리 영화도 이제 그 현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 그것이 또 반복이 될 거다. 그리고 제가 자료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원전 사고는 정부가 아무리 능수능란하게 잘 대처를 해도 불가항력이다, 그 얘기도 더 들어가 있고요.
영화 '판도라' (사진=NEW 제공)
◇ 정관용> 처음 시나리오 쓴 대로 제작이 됐습니까, 아니면 중간에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이런 일들이 터지면서 시나리오가 바뀌었습니까, 혹시?
◆ 박정우> 전혀 그런 건 없고요.
◇ 정관용> 처음 기획하신 거.
◆ 박정우> 사실 이게 다른 영화와는 달리 스스로 약간 그 시대, 그 당시의 시대 분위기나 공기에 약간 위축되고 그런 게 있기는 있었는데. 어차피 하기로 한 거 에둘러 표현하거나 피하거나 하지 말고 정공법으로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자.
◇ 정관용> 방금 표현하시기를 공기나 분위기상 우리가 좀 위축되고, 이런 표현 쓰셨잖아요. 왜요?
◆ 박정우> 그때가 정확히 딱 이 정권의 출범 시기였어요. 어떤 화가 분은 대통령을 희화화한 그림을 그렸다가 검찰조사도 받고 그렇게 표현의 자유가 억압이 돼 있었고 좀 경직돼 있었던 세상이고 사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상식인 것처럼 통하는, 약간 스스로 위축되는 그런.
◇ 정관용> 자기검열이 작동되는.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말자, 이러셨다 이거죠. 실제로 제작하는 과정에 외압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 박정우> 외압은 저희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겁을 먹은 건 있죠. 일단 개봉 시기에 극장을 못 잡거나 아니면 이런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으면 개봉을 안 시켜주겠다, 이런 이야기들이 들어오면 그게 이제 진짜 외압이죠. 이런 분위기상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을 한 건데 사실 제작과정에서는 그런 외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일은 없었고 다만 이제 협조를 못 받는다거나. 다른 영화에 쓰면 쉽게 협조를 받았을 수 있는 어떤 공간이나 이런 장소.
◇ 정관용> 예를 들어서 어디요?
◆ 박정우> 일단 당연히.
◇ 정관용> 원자력발전소?
◆ 박정우> 당연히 안 해 주고요.
◇ 정관용> 안 해 줘요. 안 해 주겠죠.
◆ 박정우> 그리고 뭐 국영기업들이 운영하는 듯한 어떤 공장시설이라든가 그리고 원전이 실제로 있는 인근 지역, 마을 이런 데는 이제.
◇ 정관용> 다 협조를 안 해 주는군요.
◆ 박정우> 그래서 저희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협조가 되는 곳에서 실제로 짓고 이래가면서 찍느냐고.
◇ 정관용> 원자력발전소가 찍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면 어디 가서 찍었습니까?
◆ 박정우> 그래서 저희 영화가 제일 중요한 건 원전에서 촬영을 한 것 같은 그 현실감이 있어야 되잖아요.
◇ 정관용> 당연하죠.
◆ 박정우> 협조를 못 받으니까 직접 지었어요.
◇ 정관용> 원전을 지었어요? 원전처럼?
◆ 박정우> 엄청 거대한 시설이잖아요. 그러니까 그 공간은 그 정도가 확보가 되는 꽤 넓은 부지를 구해서, 찾아서 거기다가 콘크리트를 진짜로 깔고 한 6층 높이까지는 저희가 실제로 짓고 그 위는 CG의 도움으로 구현을 했고 그 안의 시설물들 실제로 저희가 다 찍고.
◇ 정관용> 만들었어요.
◆ 박정우> 네, 실제 원전에서 사용됐던 부속품들 그대로 가져다가 실제로 만드는 그런 세트장도 있고.
◇ 정관용> 그런 부품은 어디서 구했습니까.
◆ 박정우> 납품하는 회사들이 있으니까.
◇ 정관용> 그래서 그 시설물들은 그대로 있습니까, 아니면.
◆ 박정우> 다 폭발됐으니까요.
◇ 정관용> 폭발 장면까지 다 거기서 찍으니까. 그렇군요. 기획단계에서 1년, 2년 가면서 첫 번째 세월호 사고가 터졌습니다. 느낌이 어땠습니까?
영화 '판도라' (사진=NEW 제공)
◆ 박정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막 상상 속에서만 이런 일들을 이야기에 용이하게 풀어낸 게 아니고 제가 경험하고 느꼈던 일들을 이 이야기에 담아낸 건데 제작 과정 중간에 그런 일들이 크게 벌어졌잖아요. 특히 크게. 그런데 확인이 되는 그런 과정이었던 거죠.
◇ 정관용> 내 얘기가 맞았구나. 내가 쓴 시나리오가 맞았구나.
◆ 박정우> 역시나 변한 게 없구나. 거짓말은 아니구나 하는 그런 확인을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사실 확인하는 게 슬펐겠어요.
◆ 박정우> 저희 영화가 지금까지 개봉을 며칠 앞당긴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사실은 그냥 있을 법한 일, 제가 자료 조사를 하면서 현실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설정된 지진이나 세월호 사건 같은 일들이 이 과정 속에서 현실화됐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만든 건데 이게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니까 그러면 이제 이 이야기가 점점 더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거잖아요. 그럼 저는 개인적으로 더 겁이 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거봐 내가 맞혔잖아, 이게 아니라.
◆ 박정우> 그러니까 뭐 어떤 주변분들은 예지력이 있는 게 아니냐 멀리 내다보는 신기가 있는 게 아니냐 막 이러고 그걸 좀 높이 평가해 주시려고 하는데 저는 사실 그게 그렇게 반가운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 시대에 그럴 법한 일들을 저는 만들었을 뿐이고 지금은 그게 오픈이 돼서 확인이 되는 것이지. 그 당시에도 저만큼의 인지능력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충분히 이런 일들을 예상을 하거나 상상을 했을 수 있을 거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사고로 영화에서는 모두 몇 명 정도 희생됩니까?
◆ 박정우> 정확히 영화에서 표현이 되지는 않는데 실질적으로 죽은 사람은 원전에서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한 2~3000명 정도 되거든요. 그중에 거의 절반 이상은 현장에서 즉사하고. 거기서 빠져 나온 사람들은 병원에 실려 갔어도 짧은 시간 안에 사망을 했을 것이고. 영화 속에서 사망한, 희생한 사람들은 한 그 정도 수준인데.
◇ 정관용> 방사능이 막 퍼지잖아요.
◆ 박정우>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서 저희 자료조사를 쭉 한 걸 기준으로 하면 10여 만 명 이상은 이제 발병확률이 높은 정도로 피폭이 됐을 것이고. 저희 영화대로 그렇게 벌어졌다고 치면 동남권 일대는 방사능 영향권 안에 들어가서 최소 20km가 아마 저희가 모델로 한 지역으로부터 대도시까지 한 20km가 해운대 정도 되는데 거기까지는 이제 죽은 땅이 돼서 통제 불가능한 지역으로 막히고 그렇게 되겠죠. 그러면 이제 특히 동남권 지역이 위험한 게 거기 우리나라 기반산업시설이 다 있거든요.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래도 거기가 얼마나 인구밀집 지역입니까?
◆ 박정우> 그러니까 그것만 생각해도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 정관용> 영화 속에 소위 원전 마피아, 이 사람들도 등장하죠?
◆ 박정우> 정확히 나오지는 않고요. 제가 거기까지 다루고 여유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가 다룰 수도 있다고 보고 저는 이제 원전사고에 주목을, 집중을 했고 이 일에 관련돼서 의견을 내는 이제 운영자들이 조금 등장하고 그리고 살짝 이렇게 느낌만 주는 수준으로.
◇ 정관용> 느낌만 나오고 그리고 정부는 아무래도 등장 안 할 수가 없는데 정부는 우왕좌왕하거나 정치 셈법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를 못 취하는 이런 식으로 나오고. 평범한 사람들이 헤쳐나가는.
◆ 박정우>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 정관용> 이 영화 속에도 희망이 있습니까?
◆ 박정우> 결국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아직은 늦지 않았다, 아직은 이 일을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있다. 그 기회를 잡아야 된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 그게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고 그래서 아마 영화가 그냥 절망으로 딱 끝나는 게 아니고 그래도 아직은 기회가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차원의 희망은 표현을 했던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회, 기회는 아직 있다. 그러나 이거 놓치면 큰일이다, 그런 경고로군요. 제목을 판도라라고 붙인 이유는 뭡니까?
◆ 박정우>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지식으로는 이런 원전 자체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를 열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그 안에서 쾌락과 재앙 이런 것들이 쏟아져 나와서 세상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제 그런 의미로 저는 원전이 판도라의 상자일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제목을 지었는데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그 안에는 재앙 그런 것들만 있는 게 아니라 희망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다. 그 희망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저희 영화도 엔딩을 마지막을 그런 식으로 끝내다 보니까 절묘하게 정말 잘 맞는 제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 정관용> 영화 말미에 주인공 말로 이런 대사가 나온다면서요. 우리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에 살아야 할까. 아니면 편안한 나라에서 살아야 할까라고 묻는다면서요?
◆ 박정우> 그게 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 정관용>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만 추구하는데 그러다 죽으면. 그러다 사고 나면, 이런 얘기죠, 그러니까.
◆ 박정우> 제가 많지 않은 나이를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사회에 대한 불만과 여러 가지 병폐들. 뭐 권력자들의 비리 그리고 시민들의 분노, 이런 것들을 쭉 종합해 보면 제일 큰 문제는 우리는 너무 성장과 경쟁, 풍요 이거에 언젠가부터 너무 몰두해 있고 그 외의 가치는 무시하면서 살아왔고. 지금 이런 문제들로 계속 사람의 목숨이 소중하지 않게 된 게 제일 큰 이유니까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제 진짜 제일 소중한 가치가 무언가를 찾아봐야 우리뿐만이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 특히 원전은 우리가 우리 때 사고가 안 나면 다행이야 하고 끝낼 일이 아니니까요. 우리 자식들,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뭔가 우리가 뭘 위해서 살아야 되는가를 생각해야 되지 않는가. 주제는 넘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박정우 감독이 다른 곳 인터뷰 한 걸 제가 보다가 이걸 꼭 물어봐야 되겠다고 생각한 게 있어요. 현재 시국하고 너무 직접적으로 맞닿는 대사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그 대사를 들어냈다고 하던데 대사가 뭐예요.
◆ 박정우> 대통령과 권력자들이 한 대사들인데 지금은 너무 그것들이 지금 정치판과 비슷해서. 지금 그 대사를 던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대사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 박정우> 초반부에 대통령이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서 무능한 대통령이 되거든요. 그때 대통령이 수석 비서관들을 쭉 모아놓고 도대체 이 나라는 누가 이끌고 가는 겁니까라고 하소연 하는 대사가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박정우> 그리고 후반부에 총리가 상황이 너무 악화되니까 비상계엄을 선포해야 합니다, 하니까 장관들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됩니다 그럴 때 총리가 대통령은 지금 판단 능력을 상실하셨어요. 그 현장에 없었거든요.
그럼 장관이 그럼 대통령이 어디 계십니까? 그러면 관저에 가 있거든요. 그런 것도 있고 대통령이랑 현장에 있는 소장이랑 통화할 때 이제 대통령이 그 현장상황을 알려달라. 그런데 사실은 소장이 그동안 어디 계셨습니까, 그런 대사도 있고.
그리고 마지막에 장면 전체가 편집이 됐는데 대통령과 주인공이 현장에서 만나거든요, 한 번. 그때 이제 주인공이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로하면서 대통령한테 도대체 이게 나라입니까, 그런 대사를 화내듯이 하는 장면이 있는데.
◇ 정관용> 왜 이런 걸 다 들어내셨어요?
영화 '판도라' 박정우 감독 (사진=NEW 제공)
◆ 박정우> 저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정권을 비판하거나 사회의 부조리를 이렇게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오로지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구조상 통치, 컨트롤타워를 설정해야 하니까 그쪽 인물들이 등장을 했는데 영화가 나와서 보니까 그쪽의 대사들이 너무 시국과 맞닿아 있어서 이런 관심들이 자꾸 이 영화를 보는 와중에 영화 바깥으로 자꾸 빠져나가니까 영화 몰입도가 떨어졌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이 시국에 편승해서 영화 홍보에 이용을 하기 위해서 급조한 듯한 영화가 절대 아닌데 그런 식으로 보이기엔 지난 세월이 너무 아쉬워서 나름대로 정리를 한 겁니다.
◇ 정관용> 아까도 우리 인터뷰 중에 나왔습니다마는 예지력이라고 칭찬받는 것 그게 너무 슬프다. 그 말씀 거기에 모든 게 들어 있군요.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고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이 새로운 안전사회를 위해서 뭘 해야 할지 원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좀 국민 전체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짱짱한 명배우들도 많이 나오네요. 정진영, 문정희, 김남길, 김명민. 연기도 아주 좋죠?
◆ 박정우> 연기뿐 아니라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그분들은 다른 영화들 여러 가지 중에 이 작품을 선택을 했는데 사실 이 작품이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는 꺼려지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런 영화는 꼭 만들어야 된다, 그렇게 의의를 두시고 참여를 해주셔서 저는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참 의미 있는 영화, 우리 함께 보게 됐네요. <판도라> 만든 박정우 감독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정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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