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호신 (유치원생들을 구한 곰내터널 의인)
오늘 화제 인터뷰는 2016년 송년특집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가 뉴스쇼에서 만난 화제의 인물들 정말 많죠. 그분들 중에서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불러볼 텐데요. 특히 세상을 구한 용감한 시민들 인터뷰가 참 많았습니다. 그중의 한 분 지난 9월 부산 곰내터널에서 빗길에 전도된 승합차로 달려가서 망치로 유리창 깨고 아이들을 구해냈던 그 곰내터널의 영웅들 기억하시죠? 김호신 씨 오늘 송년특집으로 다시 한 번 만나보죠.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호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잘 지내셨어요?
◆ 김호신> 네. 잘 지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연말에 기분 좋은 일이 많으시더라고요?
◆ 김호신> (웃음) 쑥스럽게 별일도 아닌 거 가지고 여기저기서 상도 주고 해서 지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상, 무슨 상 받으셨어요?
◆ 김호신>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도 받았고, 그리고 경찰청장 상.
◇ 김현정> 그렇군요. 지난 9월이었습니다. 눈 앞에서 유치원버스가 옆으로 고꾸라져서 뒤집히던 그걸 이제 목격하신 거예요.
◆ 김호신> 네. 그렇죠.
◇ 김현정> 그 장면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시죠?
◆ 김호신> 암요. 어떻게 잊겠습니까?
◇ 김현정> 어디 가시던 길이셨죠, 그때?
◆ 김호신> 그때 부산에서 울산 가는 길이었거든요.
지난 9월 부산 곰내터널에서 전도된 유치원버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 김현정> 맞아요. 화물차 운전하면서요?
◆ 김호신> 네, 화물차 운전하면서. 그날이 비가 좀 많이 왔습니다. 비가 많이 왔는데, 터널 입구 진입 전에 유치원버스가 갓길에 서 있다가 진입하려고 신호를 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속도를 좀 줄였거든요.
◇ 김현정> 저 차, 유치원버스 먼저 보내야지 하고?
◆ 김호신> 네. 그때 생각나기론 30m~40m 가고 나더니 차가 오른쪽으로 기우뚱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불길이 팍 튀더라고요. 그러더니 또 오른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가다가 전복이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뒤뚱뒤뚱하다가 전복이 확 되어버렸어요.
◆ 김호신> 그래서 옆에 있는 지인보고 ‘빨리 119에 신고해라’ 하고서는 저는 비상깜박이 켜 놓고 그러고 막 뛰었죠. 막 뛰어서 보니까 차가 옆으로 넘어진 상태니까 이렇게 손을 대봤어요, 캄캄하니까. 손을 대보니까 애들이 안전벨트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거예요.
◇ 김현정> 차가 옆으로 뒤집히고 애들은 안전벨트 매고 있으니까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이들을 목격하신 거예요.
◆ 김호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문은 안 열리고 출입구가 막혀 있었잖아요?
◆ 김호신> 손짓을 했지. 여기 애들이 많으니까 ‘구합시다’ ‘구합시다’ 막 했죠.
지난 9월 부산 곰내터널에서 전도된 유치원버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 김현정> 손짓을 막 하셨어요. 오는 차들한테 같이 구하자고.
◆ 김호신> 네. 그래서 몇 명이 나오시더라고요. 제 차에 망치가 있어서, 지인들한테는 쫓아가서 사람들 나오라고 도와달라고 하고 저는 망치를 가지고 와서 밑에부터 깨가지고 쳐다보니까 뒤에는 없더라고 그래서 망치로 깼죠.
◇ 김현정> 아, 또 막 깨다 보면 아이들한테 유리파편 튈까 봐 제일 아이들 없는 쪽 창문으로 가서 망치로 깬거예요?
◆ 김호신> 네, 그렇습니다. 제일 밑에 깨서 확인한 다음에 유리를 깨고 있으니까, (같이 도와주던 시민 분들 중에) 신응수 씨라고 있습니다. 그분이 차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더라고요. ‘다친 애들 없어? 다친 애들 없어?’ 제가 물었거든요. ‘아직은 없습니다, 아직은 없습니다.’ 서로 그 얘기를 하면서.
◇ 김현정> 서로 다친 애들 없는지 확인해 가면서?
◆ 김호신> 네. 그러다 남자아이를 한 명 들고 나오더라고요. 그러던 찰나에 여러 사람들이 그때서야 와가지고 안고 들고 그렇게 했죠.
◇ 김현정> 그렇죠. 마치 영화 같은 한 장면입니다. 그러니까 그 터널을 지나던 사람들이 다 자기 차 버리고 다 바쁜 사람들일 텐데 나와서 아이들을 하나둘씩 연결연결연결해서 안전한 곳으로까지 데려다준 그 일. 참 흔히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감동 받고 그러는 건데 그 아이들 얼굴 지금도 기억나세요?
◆ 김호신> 기억나죠. 맨 처음 남자아이도 기억나고... 그래서 우리끼리 연락처가 서로 있어서 한번 살짝 가보자 이런 얘길 했어요.
◇ 김현정> 유치원으로?
◆ 김호신> 네. 그런데 어떤 지인이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유치원에서 요구도 안 하는데 가면 이상하지 않냐, 안 가는 게 좋겠다.
◇ 김현정> 아... 저기 선생님. 유치원에서 시민들한테 연락 한 번도 안 왔어요?
◆ 김호신> 네, 안 왔어요.
◇ 김현정> 유치원 선생님 바쁘시더라도 감사인사 한 번은 좀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제가 전하면서요. (웃음)
◆ 김호신> 아유, 아이들만 잘 있으면.
◇ 김현정> 아이들만 잘 있으면 괜찮으세요?
◆ 김호신> 그럼요.
◇ 김현정> 어르신의 마음이 참 넓습니다. 그런데 그나저나 곰내터널은 그 후에도 혹시 지나가보셨어요?
◆ 김호신> 한 두어 차례 지나갔거든요.
◇ 김현정> 두 차례?
◆ 김호신> 두 차례 지나가갔는데요. 그때 유치원 사고 있었던게 9월 달이었습니다. 그런데 9월 달에 며칠 뒤에 또 사고가 났더라고요.
◇ 김현정> 며칠 뒤에 또 사고가 났어요? 같은 곰내터널에서?
◆ 김호신> 네, 나중에 가서 봤더니 내가 (아이들 구했던) 그 자리, 그 근방이더라고.
◇ 김현정> 어머나.
◆ 김호신> 그리고 또 한 번, 뒤에 2번 더 사고가 났었더라고요. 그 때.
◇ 김현정> 그러면 그 곰내터널 자체가 고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혹시?
◆ 김호신> 경찰관들하고 애기를 해 보니까, 거기가 터널 진입을 하면 그때부터 바로 내리막길이 된대요.
부산 곰내터널 의인 김호신 씨 (사진=본인제공)
◇ 김현정> 터널 진입하면서부터 바로 내리막이 된다고요?
◆ 김호신> 네네. 그런 얘기를, 좀 문제가 있다고 듣긴했는데 저는 전문가 아니니까 더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전문가분들이 좀 조사를 해 보셔야겠네요,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알겠습니다. 곰내터널의 영웅 김호신 선생님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그때 김호신 선생님이 구해낸 그 아이들, 듣고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 새싹들한테 병아리들한테 한말씀 해 주시죠.
◆ 김호신> ‘아이고, 손자들 잘 있는가 모르겠네. 한번 보고 싶고. 나도 너희들만한 손자가 있거든. 크면 이런 이런 일이 있었다 기억해서 너희도 나중에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도와주면 좋겠다. 잘 있어.’
◇ 김현정> 아이고, 너희도 크면 어려운 사람 있으면 꼭 도와줘야 된다. 이 말씀 좋네요. 건강하시고요, 선생님. 내년에도 선한 영향력, 선한 향기 많이 좀 뿌려주십시오.
◆ 김호신>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곰내터널의 영웅들. 그 가운데 김호신 씨 오늘 다시 한 번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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