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곤 이화여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7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마지막 청문회에서는 채택된 증인 20명 가운데 단 2명만이 출석해 '맹탕 청문회' 우려가 현실이 됐다.
특히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마저 불출석하자 여야 위원들은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7차 청문회에서는 20명의 증인 가운데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과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 2명만 출석했다. 참고인도 4명 가운데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만 나왔다.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전추 행정관 등 일명 '세월호의 잃어버린 7시간'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알 수 있는 청와대 핵심관계자 8명 ▲조윤선 장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 위증 혐의를 받는 7명 ▲정유라에게 승마 지원금 80억원을 지원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송주 정매주 미용사 자매,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등 5명이 모두 불출석한 것이다.
위원들은 텅 빈 증인석을 바라보며 일제히 "자괴감을 느낀다"며 개탄했다. 특히 조윤선 장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국민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분개할까를 생각하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적어도 국무위원인 조윤선 장관은 출석했어야 한다. 만약 출석하지 않는다면 오늘 날짜로 장관직을 사임해야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조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뿐 아니라 (국회에서) 위증 의혹도 있어 검찰에 수사 의뢰됐다"며 "국회는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 의결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에서도 해임건의안을 의결하자"고 제안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불출석사유서를 보면 본인의 위치가 장관이 아니라 피의자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장관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것을 본인이 시인하고 있다"며 "특위 결의로 조윤선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미 위증으로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한 진술을 하면 또 다른 위증으로서 오히려 반성의 기미 없는 진술로 될 우려가 있으며, 만일 기존의 증언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되는 경우 그 자체로 기존의 진술이 위증이 될 우려가 있다는 법률 조언을 받았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위원회는 불출석 증인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으며, 세종시에 있는 조 장관의 동행명령장 집행에는 이용주, 하태경, 도종환 의원이 함께 가기로 했다.
오는 15일로 기한이 끝나는 위원회는 '국조 특위 30일 연장 촉구의 건'을 의결해 국회의장 및 4당 원내대표들에게 국조 특위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