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격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파고로 한반도 정세 또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나타날 현상과 위험요인을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6일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1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독 일자리만큼은 강조했다. 무려 17차례나 ‘일자리(job)’를 언급할 정도였다.
트럼프와 손정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트럼프 경제정책의 1순위는 일자리, 그것도 미국민을 위한 미국 내 일자리다.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을 “살인을 하고 도망가는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기업들을 압박한다.
실제로 포드는 생산라인을 미국에 잔류시키기로 했고, 캐리어 사의 멕시코 공장 이전도 백지화 됐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멕시코에서 만들던 대형트럭 라인을 미국 내 공장으로 옮겠다고 발표했고,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약속했다.
이처럼 ‘미국 내 일자리’에 목마른 트럼프의 상황을 글로벌 기업 CEO들이 그대로 보아 넘길 리가 없다. 트럼프와 안면을 틀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한 달 간격으로 트럼프 당선자를 만난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대표적이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당선자와 만나 “미국 스타트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손 회장은 이 약속을 앞세워 향후 소프트뱅크가 사업을 추진하는데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트럼프 측의 선물 보따리를 챙겼다.
지난 9일 마윈 회장도 트럼프 당선자와 회동해 “알리바바를 통해 미국 내 소상공인들과 농민들의 제품 판매를 지원해서 향후 5년간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파격 제안했다. 이는 중국과의 통상마찰로 미국 내 판로가 막히기 전에 미리 숨구멍을 틔우기 위한 알리바바의 선제 작업으로 해석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분석자료를 통해, 미국 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우리 기업이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과 미국 기업과의 협력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출국 정지와 동시에 구속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료사진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다른 재벌 기업 총수들도 최순실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트럼프와의 만남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에 이끌린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들의 정경유착이 우리 경제나 기업에도 결국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정경유착의 부작용이 트럼프 시대 개막으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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