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때부터 전속 사진사 관저 출입 없었다
- "대통령이 관저에서 집무했다는 이야긴 한 번도 못 들어봐"
- 역사를 생각했던 노무현 대통령, 기록 위해 사진에도 열린 자세
- 잊을 수 없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은 손녀와 자전거 타는 뒷모습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7년 01월 27일 (금) 오후 19:1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철영 사진작가(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전속 사진사)
◇ 정관용>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전속 사진기사였던 장철영 씨. 몇 년 전에 사진 에세이집 노무현입니다라는 책을 펴내신 바 있는데 최근에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진 에세이집을 또다시 펴냈습니다.
그동안 미공개 했던 사진들도 실려 있고요. 52통의 편지도 함께 엮여있는 책. 청와대 또 거기서 살던 한 남성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그런 책입니다.
국정농단 또 대통령의 관저 생활 이런 게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더 의미 있게 느껴져서 오늘 사진작가 장철영 씨를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장철영>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원래 모든 대통령이 전속 사진기사가 있어요?
◆ 장철영> 전속 사진사가 시작이 된 건 김영삼 대통령 때였고요. 그 전에는 국정홍보처라는 곳에서 사진 전속 역할을 대신해 왔던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김영삼, 김대중 이 때부터 지금도 계속 있는 거네요.
◆ 장철영> 네.
◇ 정관용> 우리 장철영 씨는 어떻게 하다가 전속 사진기사가 되셨습니까?
◆ 장철영> 제가 출입기자 하다가요.
◇ 정관용> 기자였어요?
◆ 장철영> 출입기자.
◇ 정관용> 어디 기자?
◆ 장철영> 우먼타임스라는 여성 시사주간지 겸 외신기사 같이 겸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청와대 출입하던 사진기자였는데. 그런데요?
◆ 장철영> 그때 한 명이 공석이 되어서요. 추천을 받아서 제가 들어가게 됐습니다.
◇ 정관용> 공석이라는 얘기는 뭐죠?
◆ 장철영> 1명이 사고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3개월 만에.
◇ 정관용> 전속 사진기사가 복수예요?
◆ 장철영> 2명입니다. 동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2명. 그다음에 사진이 2명.
◇ 정관용> 그러면 4명이나 있는 거예요?
◆ 장철영> 4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까, 대통령 전속?
◆ 장철영> 왜냐하면 여사님도 있고 대통령도 있고. 두 분이 흩어질 경우에는 같이 움직여야 되는 상황이 많이 생기거든요.
◇ 정관용> 그렇군요. 영부인에 대한 기록도 필요하니까.
◆ 장철영> 왜냐하면 영부인에 대한 사진을 기자들이 또 비중을 낮게 하다 보니까 결국은 전속이 찍어서 언론에 릴리즈 하고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 정관용> 특히 기자 안 따라다닐수록 전속 사진사가 필요하겠군요.
◆ 장철영> 네, 왜냐하면 해외 정상들하고 만나는데 영부인 행사는 사실 어디가도 소외돼 있거든요. 그걸 기록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역사이기 때문에 그것을 남겨서 언론에 보내드리고.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추천이 됐습니까? 청와대 출입하는 사진기자도 많을 텐데.
◆ 장철영> 기존에 있었던 전속 사진사가 선배였고요. 대학교 선배였고. 또 다른 쪽에서 저를 추천하게 됐어요. 그래서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사람을 추천하니까 쉽게 출입기자 였고 그러다 보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특별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에 발탁되신 건 아니군요, 그러니까. 우연히.
◆ 장철영> 우연히 발탁이 된 거죠. 그러니까 좋아했던 건 사실은 기자 생활을 97년도부터 시작을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2000년도에 부산에서 출마하는 걸 보고.
◇ 정관용> 부산에?
장철영 사진작가(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장철영> 네, 종로를 포기하고 가셨던 걸 보고 존중을 했죠. 그래서 기자로서 저도 대구 출신이기 때문에 대구에서는 사실 진보 5.18 민주항쟁이라는 거 말하는 것 자체를 사실은 빨갱이 이렇게 취급을 당했던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때 출마한 걸 보고 많은 기자들이 반했죠.
◇ 정관용> 많은 분들이 그걸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면서도 좋아하게 된 계기죠. 계속 부산을 두들겼던. 평소 좋아하시던 분이고.
◆ 장철영> 존경했었죠.
◇ 정관용> 출입하다가 전속 사진기사 추천 받으니까 "좋다, 나도 해 보고 싶다" 이렇게 되신 거다..
◆ 장철영> 당연히 좋죠.
◇ 정관용> 그래서 그러면 꼬박 재임기간 5년 내내 계속 같이?
◆ 장철영> 같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퇴임하시면서 그만 두신 거고.
◆ 장철영> 퇴임하고 나서 사실은 한 10개월, 1년 가까이를 이명박 정부의 전속 사진사로, 사진 인수인계 때문에 남게 됐습니다.
◇ 정관용> 한 10개월 청와대 더 계시다가 나오셨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습니까, 그 사이에.
◆ 장철영> 둘이 합치면 100만 컷이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둘이라는 게?
◆ 장철영> 전속 사진사 2명이서 찍었던 것이 100만 컷 정도 되고요. 반반 정도로 보시면 될 겁니다.
◇ 정관용> 50만 컷 정도를 찍으셨다.
◆ 장철영> 네.
◇ 정관용> 원래 전속 사진기사는 다 그 정도 찍어요?
◆ 장철영>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전속은 보니까 그렇게 많이 안 찍는 걸로 알고 있으니까 그 정도는 안 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마는 우리 장철영 씨가 직접 보고서까지 만들고 필요합니다, 이렇게 설득해서 그냥 대통령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 장철영> 제안을 하게 됐죠.
◇ 정관용> 뭐라고 제안했습니까?
◆ 장철영> 당신의 모습을 더 많이 찍고 싶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사진보다 그 뒤의, 서민적, 인간적인 모습을 더 담고 싶다. 그 사진을 좀 알리고 싶다 그리고 기록하고 싶고 역사다라고 제안을 했죠.
그래서 그것을 부속실에 먼저 통과해야 하니까 부속실로 보냈는데. 부속실에서 사실은 저도 후에 이야기를 들었어요. 반반으로 갈렸답니다. 된다, 안 된다. 그래서 부속실장이 그러면 대통령에 직접 문의하자.
그래서 대통령에게 보냈는데 대통령께서 흔쾌히 허락을 하셔서 의전하고 그다음에 경호실에다가 각 부서에다가 연락해서 장철영 씨가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막지 마라.
◇ 정관용> 아무 때라도?
◆ 장철영> 그렇게 허락이 되고 나서부터는 저는 청와대 내에서는 프리하게 다녔죠.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되면 공식 행사나 이런 거야 기본적으로 사진기사가 할 일이 있었습니다마는 어찌 보면 대통령으로서는 귀찮은 거 아니에요? 계속 누가 나를 따라다니면서 찍는다고 그러면.
◆ 장철영> 아주 귀찮죠.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그 역사 기록 자체를 되게 중요시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군요.
◆ 장철영> 보통 정치인들 같으면 자기가 그런 기록을 남겨서 혹시나 이걸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꺼려하는 부분까지도 대통령께서는 잘했든 못했든 간에 그 기록이 다시 후에 좋은 또 결과를 만들거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 정관용> 뭐, 대통령 기록물과 관련된 법과 제도 이런 걸 다 만든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니까.
◆ 장철영> 대통령 기록관도 만들게 됐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기록물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는데.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될지도 모르는 사진까지도 허락했다.
◆ 장철영> 네. 그러니까 저도 사실 이제 관저에 가면 관저가 내실이 있잖아요, 안방. 거기는 촬영을 안 하죠. 그외에 거기의 응접실, 대식당, 소회의실, 접객실 이런 데 있는데. 거기에는 무슨 자체 누구 미팅하거나 이런 경우에는 제가 기록으로 다 남겨뒀었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 정관용> 방금 관저 말씀하셨는데. 그렇지 않아도 좀 여쭤보려고 했어요. 관저가 넓어요? 몇 평쯤 됩니까, 거기가?
◆ 장철영> 앞에 이제 잔디밭이 있어서 그런데, 실제로는.
◇ 정관용> 건물 내부로만 치면.
◆ 장철영> 내부로만 봤을 때는 한 40평대 아파트.
◇ 정관용> 40평이요?
◆ 장철영> 내실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정관용> 내실은 40평대 아파트. 거기 이제 침실이 있는 곳이고.
◆ 장철영> 침실 있고 거실 있고. 책 읽을 수 있는 그 공간이 있는 게 끝입니다.
◇ 정관용> 그게 한 40평대 아파트. 그 바깥에는요?
◆ 장철영> 바깥에는 부속실 대기실이 있고요. 그다음에 거기 식당이 있고 주방 요리사들이 일하는 데가 있고 또 당직실이 있어요. 그다음에 그 앞에는 회의실, 소회의실이라고.
◇ 정관용> 조그만 회의실? 한 몇 명 정도 앉을 수 있나요.
◆ 장철영> 거기는 앉으면 20명. 길게. 20명, 10명,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그다음 접견실. 그다음에 대외식당이라고 해서 거기는 여러 손님이 왔을 때 같이 식사할 수도 있고 아니면 거기서 몇 명만, 소수인원만 식사를 같이 할 수 있고 거기에는 보통 장관이나 총리님이나 이런 분들이 저녁에 와서 식사를 많이 하시죠. 초대를 해서 부부 동반해서 오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평상시는 40평 정도 되는 내실 안에서 식사를 하시겠네요.
◆ 장철영> 그렇겠죠.
◇ 정관용> 내실은 안 들어가시고.
◆ 장철영> 그런데 거의 관저에서 내실에서 식사한 적이 거의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밖에 대식당에서 손님하고 같이 식사를 하시든지.
◇ 정관용> 아침도요?
◆ 장철영> 아침만 드셨겠죠.
◇ 정관용> 그렇죠.
◆ 장철영> 아침 일찍 일어나시니까요. 한 5시 반쯤에 일어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몇 시에 출근하셨던 거예요?
◆ 장철영> 저희들은 6시 반 전에 청와대 가 있습니다. 혹시 모르기 때문에 갑자기 부르시면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항상 준비되게 그 시간에는 항상 와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관저에 대해서는 관저 집무실이라는 단어가 요즘 화제어 아닙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거기서 세월호 때 일을 했다고. 그게 어디예요?
◆ 장철영> 저도 그게 이해가 안 가는 게요. 관저는 사택이거든요. 집이에요.
거실이 있고 그냥 책 읽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침실인데. 거의 집무실이라 하면 직장인이 집에서 직장 출근 안 하고 자기 집에서 나는 회사다, 여기가, 그러면 일한다, 이러면 되는 건데. 좀 어이가 없는 얘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어쨌든 관저 집무실은 내실 공간 안에 있는 거겠군요.
◆ 장철영> 그렇죠.
◇ 정관용> 40평대 아파트 내실 안에 침실이 있고 거기 서재 같은 게 하나 정도 있을 수 있나요.
◆ 장철영> 서재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걸 말하는 거군요.
◆ 장철영> 그것은 이제 조정할 수 있어요. 누가 오든지 간에 다음 대통령이 누가 하든지 자기들이 조정할 수 있는 건데. 사실은 관저는 집무실로 사용하지 않죠. 자기 공간이니까요.
◇ 정관용> 대통령이 거기서 집무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어요?
◆ 장철영>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정관용> 노무현 대통령이?
◆ 장철영> 네,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정관용> 최소한 관저에 사람들을 불러서 식사하면서 회의하고.
◆ 장철영> 그거는 출근 전에 그날 일일보고라고 해서 의전실에서 와서 일일보고 그다음에 일일 상황이 있으면 미리 그 관련된 비서들이 와서 일일 상황 보고한 뒤에 그다음 바로 내려가시죠.
◇ 정관용> 그러면 그런 보고도 내실 공간에서 이루어진 건 아니군요.
◆ 장철영> 아닙니다.
◇ 정관용> 바깥에 회의실이나 접견실이나 그런 데서 하는 거잖아요.
◆ 장철영> 네.
◇ 정관용> 그런데 거기는 집무실이라고 말할 만한 공간은 따로 없다?
◆ 장철영> 그걸 집무실이라고 말하는 정의가 이상한 거죠. 거기는 그냥 내실입니다. 관저, 사택.
◇ 정관용> 그래요.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으셨는데. 저도 이 책을 쭉 보다 보니까 정말 별 사진이 다 있더라고요. 얼굴 찡그리고 있는 사진, 비행기에서 귀 뚫으려고 이렇게 막 코 잡고 하는 사진. 게다가 신발 벗고 신발 신는 사진 봤더니 발가락 양말을 신고 계시대요. 무좀 있으셨어요?
◆ 장철영> 그랬던 것 같아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발가락 양말은 항상 신고 다니셨어요.
◇ 정관용> 항상 발가락 양말?
◆ 장철영> 네.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신발 벗고 신발 신고 하는 그런 것까지 찍는. 그거 왜 찍으셨어요?
◆ 장철영> 재밌잖아요. 대통령이 신발 벗고 발가락 양말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너무 서민적이고 사람들이 관심을 신발 신고 벗는 게 저걸 왜 찍지라고 생각하는데 찍고 나서 보시면 기록이고 되게 재밌고 그다음에 사람들한테 또 와 닿는 것도 많고요.
◇ 정관용> 나 발가락 양말 찍는 거 찍지 마라.
◆ 장철영> 그런 얘기 없었습니다.
◇ 정관용> 역대 대통령이 몇 컷씩 사진 찍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신다고 했습니다마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우선 공식 일정이 없으면 거의 안 나가신다고 하니까 관저에 계신 게 일주일에 한두 번씩 계셨다고 하니까 아마 사진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 장철영> 제가 기자들한테 통해서 듣기로는 전속이 관저를 한 번도 출입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 정관용> 들어가 본적이 없다?
◆ 장철영> 네. 그래서 저 말고 김대중 대통령 전속 사진사한테도 물어봤거든요. 물어봤고. 거기도 다 들어갔었거든요. MB도 들어갔고.
◇ 정관용> 내실만 빼고.
◆ 장철영> 그런데 말이 안 되는 거였죠. 왜, 왜 그걸 몰라. 뭐했냐라는 게 나오는 거죠. 전속으로서 할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
기록한 것도 없고 그냥 일반 기자들이 찍는 그것만 딱 찍고 말았다라는 거죠. 당연히 사진이 별로 없겠죠. 기록이 남는 것도 없었고.
◇ 정관용> 그러면 그냥 기자가 찍으면 되지. 뭐하러 전속사진사를 둘까요.
◆ 장철영> 기자 언론에 보낼 때 기자들한테 시키면 욕 얻어먹잖아요. 그러니까 전속한테 찍어서 내보내는 거예요.
얼마 전에 탄핵 중간에 상춘재에서 기자 간담회할 때 그때도 전속이 찍어서 보낸 거거든요. 그런 경우에 이용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전속이 특별하게 사생활을 찍고 이런 건 안 한 것 같아요.
◇ 정관용> 장철용 씨는 대신에 관저도 아무 때나 그냥 들어갈 수 있었고.
◆ 장철영> 아무 때라기보다는.
◇ 정관용> 대통령이 있을 때.
◆ 장철영> 있을 때 필요에 따라서 들어갔는데. 큰 제재 없이 제약 없이 들어갔던 거죠.
비서관도 그렇고 수석님들, 많은 행정관님들도 대통령 관저에 계실 때 급한 보고 할 때는 언제든지 올라와서 보고하려고 올라오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크게 문제되는 것이 아니었고 왜냐하면 중간에 부속, 내실 들어가기 전에 부속실을 거쳐야 하거든요. 관저에 대해서 그렇게 못 들어가고 여기는 들어오면 안 됩니다. 그런 곳은 아니었습니다.
◇ 정관용> 개방적이었다?
◆ 장철영> 네.
◇ 정관용> 해외 순방 때도 항상 같이 가시는 거죠.
◆ 장철영> 네.
◇ 정관용> 해외 순방 때 무슨 재밌는 에피소드 없어요?
◆ 장철영> 해외 순방 필리핀 갔을 때가 가장 많이 생각나는데요. 사진 보고 다 웃으면서 하는 얘기인데.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가셔가지고 이를 닦으시려고 하더라고요.
이 닦는 모습을 한 번도 안 찍어봤기 때문에 찍고 있으니까 갑자기 여사님한테 "여보 우리 앞으로 퇴임하면 전속 사진사하고 우리 비서하고 경호 없는 데서 우리 둘이만 놀러가자"고 귀찮아 죽겠다고. 그렇게 이야기하셔서 그때 웃고 그래도 이 닦으시는 거 한 컷 찍고 나왔습니다.
◇ 정관용> 오바마 대통령도 참 많은 사진을 찍었고 SNS를 통해서 그걸 대중한테 공개하고 그랬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가 피트 수자 씨죠. 그분은 최고의 사진을 오바마 대통령이 책상에 걸터앉아서 골몰히 생각하는 그런 사진을 꼽았다고 하는 걸 외신에서 봤습니다.
장철영 씨는 본인이 찍은 사진 중에 최고의 사진을 꼽는다면 뭘 꼽으시겠어요?
◆ 장철영> 청와대 관내에서 손녀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가시는 뒷모습. 저는 그게 대통령님의 진정성이고 가장 이웃 같으면서 권력을 내려 놓으신 유일한 분이다라는 느낌을 받아서 그 사진을 지금도 가장 좋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여러 장 있더라고요, 이 책에.
(사진=장철영 사진작가)
◆ 장철영> 네, 자전거를 타는 뒷모습 보면서, 손녀한테 엉덩이 아프지 말라고 수건을 접어서 얹어놓은 모습 보고 저거구나. 저분이 저 모습 자체가 사람들한테 계속 감동을 줄 수 있겠구나, 저 모습 하나로. 그래서 촬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손녀를 청와대 경내에서 자전거 태워주는 건 집무 시간에 했습니까, 휴일날 했습니까?(웃음)
◆ 장철영> 휴일이었습니다.
◇ 정관용> 돌아가신 후 장례식 때 사진들이 있습니다. 그거 찍으실 때 어떠셨어요?
◆ 장철영> 그 부분이 가장 제가 죄송하고 미안하고 했던 것이 원래는 봉하 내려가려고 했는데 못 내려간 거였거든요. 봉하에 내려가서 계속 기록을 찍고 싶다고 보고를 드렸고 흔쾌히 대통령께서 허락을 하셨는데 제가 현실의 그런 부분 때문에 한 10개월 남아서 인수인계 때 남아 있으면서 못 내려갔죠.
그런데 그리고 몇 달 뒤에 내려갔는데 돌아가신 모습을 촬영하게 됐기 때문에 가장 뼈아팠던 사진이었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 정관용> 많이 생각나시죠?
◆ 장철영> 매일 생각나죠. 요즘 더더욱 써놓고 나서 더 사람들이 전화도 많이 오고. 그래서 더 많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노래 들으면 더 생각나고.
◇ 정관용> 무슨 노래요?
◆ 장철영>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가 그렇게 슬플 줄 몰랐습니다. 부산 갈매기라든가. 대통령 관련된 그런 노래 비슷하게 아니면 이별 노래. 그런 노래만 들으면 되게 슬퍼져요. 자꾸 생각나고.
◇ 정관용> 많은 국민들이 지금 장철용 씨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또 펴내서서 또 많은 분들한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감춰진 모습들을 볼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 장철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 장철영 사진작가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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