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 블록 2A 시험발사 모습 (사진=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첨단 무기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일 하와이 먼바다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과 공동개발한 차세대 요격 미사일 'SM-3 블록 2A'의 해상발사 시험을 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과 일본 자위대는 7일 폴 존슨 구축함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요격했다며 발사와 요격장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바다의 사드'로도 불리는 'SM-3 블록 2A'는 몇차례 요격실험을 더 거친 뒤 2021년에 총 8척으로 확대될 일본 이지스함에 탑재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미사일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며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줌월트 가상도 (사진=자료사진)
6일에는 미국의 태평양 사령관이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Zumwalt)'의 한반도 배치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해리 해리슨 사령관이 지난달 20일 사령부를 방문한 우리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줌월트를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인데 국방부는 미국이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꿈의 전투함'으로도 불리는 줌월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할 수 있는 첨단무기로 평가된다.
스텔스 기능을 적용해 멀리서 미사일을 쏘는 이지스 구축함과 달리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하게 상대국에 접근할 수 있는 데다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레이저포를 장착했으며 2020년 이후에는 음속의 7배로 200㎞까지 탄두를 날리는 레일건도 탑재할 예정이다.
미국은 또 올초 동태평양에 배치된 항모 칼빈슨호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이동 배치했는데 중국 랴오닝호 전단이 미국 항모의 공백 상태를 활용해 동중국해와 서태평양, 남중국해를 누비며 순항 훈련을 벌임에 따라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항모는 다음달 열리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 훈련때 한반도 인근 해역에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으로 미국 첨단무기가 몰려오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중국이 해·공군 분야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데 따라 미국 역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활용해 중국에 대응하려고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선 중국은 지난달 22일 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에 처음으로 052D형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시닝(西寧)함을 취역시켰다.
미사일 전력 과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24일 사정거리 1만4천㎞의 핵탄두 장착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을 동북지방에 배치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최신예 ICBM 둥펑(東風)-5C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최신형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6의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는 소식도 뒤따랐다.
둥펑-41과 둥펑-5C는 미국 본토를, 둥펑-16은 일본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특히 10개의 독립 목표 재돌입 탄두(MIRV)를 탑재한 둥펑-5C의 시험 발사는 중국이 보유 핵탄두 수를 늘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국 중국의 이같은 미사일 위력 시위에 미국이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실험으로 맞서고 있는 양상인 셈이다.
대공방어 체계의 연결고리를 끊는 핵심 전략무기인 스텔스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의 F-35에 맞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31에 대해서도 작년말 시험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또 러시아로부터 4.5세대 최첨단 전투기 수호이(Su)-35 4대를 지난해 인도받은데 이어 올해에는 10대를 전달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해병대 소속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10대를 지난달 18일부터 일본 서부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또 최신예 E-2D 조기경보기를 일본에 배치했는데 이 경보기가 탑재한 AN-APY-9 레이더는 스텔스기 탐지와 추적도 가능해 젠-20의 대응 전력으로 꼽힌다.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 속에 두 나라의 강 대 강 군사력 대결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주변은 첨단무기 전시장을 방불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