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난 8일(현지시간) 스마트워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출시한데 이어 LG전자와 손잡고 미국시장에 'LG워치 스타일', 'LG워치 스포츠'를 선보이며 애플워치와 본격적인 스마트워치 패권 전쟁에 뛰어들었다.
아이폰과의 호환은 물론 스마트폰 없이도 통화할 수 있는 기능,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이 핵심인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2.0은 애플만의 독특한 경험과 거대한 애플 팬층, 다양한 애플워치 액세서리에 맞서 막강한 안드로이드 플랫폼 파트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G Watch Sports & Style
◇ '절대지존' 애플워치 vs '대세' 안드로이드 웨어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에 스마트폰 못지 않게 단순한 가격과 디자인 그 이상을 뛰어넘는 가치가 부여되기를 원하고 있다. 스마트폰과의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웨어러블 시장은 스마트폰이 여전히 주력 제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성장이 주춤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2016년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를 중심으로 웨어러블 시장이 6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 분석치는 이같은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2110만대로 전년 대비 1.4% 성장을 하는데 그쳤다.
이마케터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는 헬스케어 기능과 지능적인 시간 체크 기능이 특징인데 이미 스마트폰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 차별화 요소가 적고, 여전히 가격이 비싼 점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도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워치가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며 "명확한 활용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간 차별화요소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총 판매량 2110만대 중 애플이 절반 이상인 1160만대(시장점유율 55.0%)를 팔았고, 삼성전자가 240만대(점유율 11.4%)를 기록했다. LG전자, 중국의 화웨이 등 나머지 업체들이 710만대(33.6%)를 나눠가졌다.
Apple Watch
◇ 안드로이드 웨어의 강점과 애플워치의 강점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구글은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파트너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반면, 애플은 하드웨어 설계는 물론 운영체제까지 직접 관리한다. 다시말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는 스마트워치 장치들을 그룹화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에서만 작동하는데 반해 안드로이드 웨어 2.0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iOS를 탑재한 아이폰에서도 확장 호환 된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더 넓어져 iOS 사용자도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이 스마트워치 구입에서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은 디자인과 가격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애플워치는 시리즈 2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38㎜와 42㎜ 두 가지 크기의 4가지 모델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부분적으로 피트니스에 더 맞게 트림을 조정했다. 유일한 악세서리인 스트랩도 수십 가지여서 예산에 따라 일반적인 제품부터 수천달러 짜리 최고급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애플워치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바디를 기본으로 알루미늄 나이키+, 18K 골드 모델을 대체하는 세라믹 화이트 에디션, 애플워치 시리즈 1도 있다.
디자인은 시리즈 1이나 시리즈 2가 거의 같다. 애플워치의 모든 스트랩 옵션이 호환되고 클래식 링크 브레이슬릿, 러버(고무) 스포츠 밴드, 가룩 루프, 클래식 버클, 모던 버클, 밀라노 루프 등 다양하다. 에르메스와 같은 유명 브랜드 업체는 자신들의 영감을 스마트워치 에디션에 심기도 한다.
애플워치 옆면에 있는 디지털 크라운은 애플워치 소비자들이 매우 만족해 하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 멋진 터치 장치로 화면의 밝기를 유지하며 스크롤 하고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이처럼 안드로이드 웨어 측면에서 고려할 경쟁 요소들은 많다.
Google Android Wear 2.0
◇ iOS 품은 안드로이드 웨어 2.0 시장 견인할까
MWC 2017에서 공개될 '화웨이워치2'나 이미 출시된 '에이수스 젠워치3'는 기존의 부족한 매력을 메우기 위해 설계 프로세스에 더 많은 노력을 가미한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안드로이드 웨어 2.0의 표준으로 가장 먼저 출시된 'LG워치 스포츠'와 'LG워치 스타일'은 이전 모델들과 확실히 달라졌다. 적어도 대중적인 제품을 내놓는 업체들에게 있어서는 디자인에 상당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가 내놓은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는 프리미엄 애플워치를 능가하는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티타늄 소재의 라운드형 케이스, 쓰리 핸즈, 크로노그래프, GMT 다이얼 등 기존 시계가 가지고 있던 워치 페이스의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스마트폰과 연동해 골프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프샷 프로, 자동차 레이싱 기록을 측정하는 레이스크로노 프로, 만보기와 같은 뷰레인저 등의 특화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더 큰 장점은 품질보증 기간 2년이 지나면 사용자가 원할 경우 시계 가격과 동일한 비용을 지불하고 스위스 메이드 기계식 무브먼트로 교체할 수도 있다. 가격은 200만원 안팎이다.
애플워치가 사각형의 케이스를 대표한다면 기존 안드로이드 워치는 동그란 워형 케이스를 대표한다. 안드로이드 웨어 2.0은 사각형과 원형 모두에서 완벽한 제어가 가능하다. 화면에 나타나는 텍스트가 잘리거나 크기를 줄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스마트워치 사용자들의 변별력으로 나타나는 스트랩의 종류는 안드로이드 웨어가 애플보다 더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고, 최근 다양한 사양으로 디자인의 차별화를 주고 있는 'Polar M600', 'Fossil Q Marshal', 'Nixon The Mission'과 같은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들도 스마트워치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전히 스마트워치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애플이지만 안드로이드가 iOS를 극적으로 품으면서 2017년은 스마트워치 시장의 왕좌를 놓고 벌이는 극한 패권 다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