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회장. (사진=자료사진)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회장이 지난 2015년 청와대 홍보특보 재직시절 '민원 해결 대가로 뒷돈을 요구하면서 대포폰 번호를 알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회장 역시 초면인 민원인에게 불쑥 현행법상 불법인 대포폰 번호를 알려준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그 배경에 강한 의혹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2017.02.14 [단독] 김경재 회장, 민원해결 명목 '뒷돈 요구' 의혹)최근 CBS노컷뉴스와 연속 인터뷰를 가진 ㈜자유여행(現 현대드림투어) 전 대표인 S씨는 "지난 2015년 4월 9일 서울 모 호텔에서 제 아들 H 씨를 만난 김 특보가 (민원 해결 대가로) 사례금을 요구하면서 '내일 아침 8시까지 답변을 해 달라'며 양복 주머니에서 새로운 휴대폰을 꺼냈다"고 밝혔다.
이 휴대폰은 기존에 쓰던 것과 다른 것으로 소위 '대포폰' 이었다. H 씨는 어머니인 S 씨와 상의한 후 특정 금액을 적어 이 대포폰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회장이 초면인 H 씨에게 '공용폰'을 두고 굳이 대포폰 번호를 따로 알려준 것은 부적절한 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 충분하다.
H 씨는 "김 회장이 먼저 사례금을 요구해 대포폰으로 답변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김 회장은 "H 씨가 먼저 사례금을 제안해 단호히 거절하고 그 이후 상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사례금 문자' 이후 계속 문자를 주고받거나 김 회장 사무실에서 만나는 등 접촉을 이어갔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들이 무더기로 소유하면서 논란을 낳은 대포폰을 김 회장도 사용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타인 명의로 만든 대포폰은 통화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다.
검찰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대포폰은 수십개에 이른다. 특히 '비선실세' 최순실 씨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정호성 전 비서관 등도 사용했다.
김 회장은 '자신이 대포폰을 사용한 것과 H씨에게 대포폰 번호를 알려줬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청와대 있을 때는 일반번호로 (얘기) 하기가 그래서 이런 번호가 있다고 참고 삼아 알려줬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번호를 두개 다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