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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로의 첫걸음 두렵다" 겨울만큼 추워진 대학 졸업식

사회 일반

    "한국사회로의 첫걸음 두렵다" 겨울만큼 추워진 대학 졸업식

    최악의 고용한파·국정농단 등 시국 겹쳐…우울한 대학가 졸업식

    역대급 고용 한파 탓에 축하와 환호가 가득해야 할 대학 졸업식이 걱정과 한숨의 장이 됐다. 여기에 더해 졸업생들은 국정 농단 사태 등을 거치며 정의롭지 못한 한국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 "취업 못해 걱정, 취업해도 학자금 상환 걱정…" 겨울만큼이나 추운 졸업식

    (사진=자료사진)

     

    서울의 한 명문사립대학에서 '2016학년 전기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16일, 졸업생 배 모(24) 씨는 당장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토익학원 수강권을 끊었다.

    얼어붙은 고용한파 속 취업문턱을 넘지 못한 배 씨는 졸업 후에도 취업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배 씨는 "아직 취직을 못해 심적으로 무겁고 주변에서의 압박이 있다"며 "올해는 취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또 다른 대학교 졸업식에서 만난 이 모(26) 씨도 졸업 후 취업준비에 대한 막막함을 토로했다.

    이 씨는 "졸업 후 준비가 안 된 상태서 사회로 나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아직 해야 할 것도 많고 준비할 것도 많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겨울 날씨만큼이나 얼어붙은 취업 시장 탓에 졸업시즌이 다가온 대학가의 풍경은 스산하다.

    졸업생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도 취업준비계획 등 각자의 취업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인근 카페에 아예 자리를 잡았다.

    졸업식 준비가 한창인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만난 김 모(25) 씨는 졸업을 하루 앞둔 이날도 학교 중앙도서관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고용 한파 속 공기업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김 씨는 "취업을 못 한 상태서 하는 졸업이라 너무 막막하다"며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이 일상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 전 다행히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도 각종 부담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서 모(28) 씨는 "어렵사리 취직을 해 기쁘지만 아직도 학자금 대출 상환이 천만 원정도 남았다"며 "큰 금액이 부담되고 개운치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마찬가지로 취업에 성공한 양 모(26) 씨도 "취업이 워낙 힘들다보니 '일단 취업 된 곳이라도 다니자'라는 생각으로 회사에 들어갔다"며 "일을 해보니 '마냥 내가 꿈꾸는 삶을 살 순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의 첫걸음, 두렵다"…국정농단 등 시국에 대한 비판도

    (사진=자료사진)

     

    졸업식에서 만난 학생들 중에는 최근 벌어진 국정농단 사태 등 정의롭지 못한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과 그러한 사회로 나아가는 두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었다.

    김 모(28) 씨는 최근 벌어진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내 능력을 100% 발휘한다고 해서 그것이 성과로 보장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한국사회로의 첫걸음에 대해 두려움을 비쳤다.

    졸업 전 취업에 성공한 최 모(28) 씨 역시 "'학교 다닐 때 비판적이던 나도 기성세대의 일부가 되진 않을까'하는 씁쓸함과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8.6%, 구직단념자(최근 한 달간 구직을 하지 않은 인구)는 1년 전보다 7만1000명 증가한 58만명 9000명으로 1999년 이후 처음 58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졸업을 한 이 모(24) 씨는 "졸업은 했지만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취업했더라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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