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출생통계. (사진=통계청 제공)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 지난해 출산 관련 통계가 일제히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출생아 수에 비해 통상 한 달 어치 출생아 수에 해당하는 3만여 명이나 덜 낳으면서 출생아수 40만 명의 벽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통계청이 22일 내놓은 '2016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40만 6300명으로 전년(43만 8400명)보다 3만 2100명(-7.3%) 감소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12월 한 달에만 3만 1900명이 새로 태어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한 달만큼 출생아를 덜 낳은 셈이다.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 역시 7.9명으로 전년보다 0.7명(-8.1%) 줄어들어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한계출산율도 1.17명으로 전년(1.24명)보다 0.07명(-5.6%) 감소했다.
2016년 출생통계. (사진=통계청 제공)
통계청이 지목한 출생아 수 급감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우선 '에코 세대'가 주 출산연령층(25~34세)에서 퇴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직후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인 에코 세대(1977~1986년생)가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주출산연령 인구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여성들의 만혼 풍조 및 낮은 혼인율이다. 주출산연령층 인구가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하면서 35세 미만의 출산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자연히 둘째 아이도 잘 낳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25-29세의 출산율은 56.4명, 30-34세의 출산율은 110.1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7명(-10.6%), 6.6명(-5.7%) 감소했다.
반면 35-39세의 출산율은 48.7명, 40-44세의 출산율은 5.9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0.4명(0.8%), 0.3명(5.4%) 증가했다. 평균 출산연령도 32.4세로 전년보다 0.2세 확대됐는데, 특히 고령산모(35세 이상)의 출생아 비율이 26.3%를 차지하면서 전년대비 2.4%p 증가했다.
또 첫째아이는 21만 2900명으로 전년보다 6.9% 감소했지만, 둘째아이는 15만 2700명으로 더 큰 폭(-8.1%)으로 감소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세종(1.82명), 전남(1.47명), 제주(1.43명) 순으로 높았지만, 서울은 유일하게 1명도 채 되지 않는 0.94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1.10명)이 뒤를 이었다.
2016년 사망통계. (사진=통계청 제공)
한편 사망자 수 역시 28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100명(1.8%) 증가해 사망원인통계 작성(198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粗)사망률도 5.5명으로 전년보다 0.1명(1.5%) 증가했다.
인구 증가로 자연스레 사망자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고령화 추세가 가파라지면서 조사망률 역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사망자 수는 늘어나면서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지난해 12만5300명으로 전년보다 3만7200명 감소해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