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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구속 피한건 독" 우병우는 왜 우병우를 쏘았나

법조

    [Why뉴스] "구속 피한건 독" 우병우는 왜 우병우를 쏘았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여론은 '법률 미꾸라지가 법망을 빠져나갔다'며 들끓고 있다. 특검의 수사기간을 연장해서 반드시 구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구속영장기각은 우병우에게 득이 아니라 독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구속되지 않으려고 전관변호사들을 선임해서 애를 썼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우병우는 왜 우병우를 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구속될 뻔했다가 구속을 피했는데 그게 독이라는 거냐?

    = 우 전 수석으로서야 일단 구속을 피했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시작일 따름이다.

    전현직 검찰관계자 10여명에게 '우병우 영장기각이 그에게 득이냐? 독이냐?'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독'이라고 답했다. 이대로 끝날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일치된 답변이었다.

    왜 독일까?

    첫 번째는 우 전 수석에 대한 분노의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이 구속됐더라면 여론의 관심은 급속하게 떨어질 것이다. 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소명부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사가 부실했다.

    한 중견법조인은 "1차 구속영장대로라면 무죄의 가능성이 절반 집행유예 절반으로 봤다"고 말했다. 무죄를 다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론이 법률미꾸라지 우병우를 반드시 구속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엄청나다. 그래서 특검의 수사기간을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 번째는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점점 고강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례를 보면 답이 나오는 일이다.

    이 부회장도 1차 구속영장에서 구속됐더라면 무죄를 다퉈볼만했다는 게 법조인들의 분석이다. 그런데 2차 구속영장에서는 새로운 증거와 법리적으로 탄탄하게 보강함으로서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했다. 재판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1차 구속영장 기각이 독이 됐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자료사진)

     

    세 번째는 책임을 져야할 민정수석이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림으로서 구속은 피했지만 모든걸 잃었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 공무를 수행했을 뿐이기 때문에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특검 조사에서도 "위(박근혜 대통령)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밑으로 내리고, 밑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위로 올리는 '가교 역할'을 했을 뿐이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특검수사기간이 이제 5일 남았는데? 고강도 수사가 가능할까?

    = 특검에서의 수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특검의 수사가 끝난다고 우 전 수석의 혐의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검찰로 우 전 수석 사건이 이첩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특검수사기간이 아무리 연장되더라도 지금의 특검법으로는 우병우를 구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건은 검찰에서 고강도 수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 아니 검찰이 수사를 대충하니까 특검이 만들어졌는데 다시 검찰에서 수사를 한다? 제대로 하겠나?

    = 제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검찰에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인데 이 기회마저 놓친다면 검찰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고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게 될 것이다. 특검의 수사성과는 검찰이 얼마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는지와 무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를 우병우 전 수석을 한 때 '식구'였다고 봐줄 수 있을까?

    한 중견법조인은 "검찰에 우병우 비슷한 검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얘기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먼지 털듯이 탈탈 털 수 있는 검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리고 검찰의 속성은 권력의 추에따라 신속하게 이동하는 것이다.


    ▶우병우가 어떻게 법망을 빠져 나갔을까?

    = 첫 번째는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이 4개월 동안 수사를 한다면서 방치한 덕분에 증거도 인멸하면서 쉽게 빠져나갔다. 이 때는 민정수석으로서 엄청난 권력을 휘두를 때다. 누가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었을까.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병우 영장범죄사실 중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죄는 실무적으로 유죄를 받기가 정말 어려운 죄명"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이런 죄명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윤갑근 수사팀장의 우병우 휴대폰 압색 등 초동수사 실패로 인해 '스모킹 건'을 확보하지 못한 필연적 결과"라는 글을 올렸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장(현 대구고검장)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휴대전화는 수사착수 즉시 집앞에서 압수하고 관련도 없는 특별감찰관실 압수수색을 재빨리 실시했지만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마냥 방치했다. 윤갑근 수사팀장과 우 수석의 개인적인 친분도 작용했겠지만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국기문란사범으로 낙인이 찍힌반면 우병우는 서슬이 퍼렇게 살아있었다.

    (사진=민주당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두 번째는 특검의 수사가 부실했다. 이미 지난주 Why뉴스에서 '특검의 우병우 수사 왜 변죽만 울리냐?'고 밝혔듯이 특검이 법무부와 검찰내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하지 못했고 현직 검사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블랙리스트 수사가 어떻게 성과를 거뒀을까? 내부자의 협조와 진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병우에 대해 진술해줘야 할 현직 검사나 공무원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연결고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예를 들자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수리가 국정감사 직전이었다. 그리고 특별감찰관보를 비롯한 다른 공직자들도 갑자기 신분이 박탈됐다. 그렇다면 특별감찰관실 관계자와 법무부 관계자를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특감실 관계자만 조사했다.

    또 롯데그룹 압수수색 정보 유출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아예 진실을 규명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관련 사건을 파헤치려면 법무부와 검찰에 칼을 겨눠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세 번째는 지금 특검법으로는 우 전 수석을 구속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로 구속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되더라도 우 전 수석을 구속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특검수사기간이 연장돼도 우병우 구속이 어렵다는 건 무슨 얘기냐?

    = 특검이 우 전 수석을 수사하는 데 한계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특검법'을 보면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대상은 아주 협소하게 적시돼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조항은 특검법 2조의 9호와 10호 두 가진데 <9. 제1호부터 제8호까지의 사건과 관련하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민정비서관 및 민정수석비서관 재임기간 중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에 대하여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한 직무유기 또는 그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방조 또는 비호하였다는 의혹사건>, <10.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의 모금 및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임되도록 하였다는 의혹사건> 두 가지다.

    그리고 1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15. 제1호부터 제14호까지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 전부다.

    단적으로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세월호 참사원인을 수사하던 광주지검 검사들이 해경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메인서버 압수수색을 못하도록 했다. 명백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그런데 특검은 전화를 받은 부장검사를 조사하지 않았다. 아니 조사하지 못했다. 왜냐? 수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1호와 8호에 이를 수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용복 특검보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구속한 뒤 우병우 수사에 본격착수할 즈음 '특검법좀 바꿔달라'고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특검법 2조 9호를 보면 '제1호부터 제8호까지의 사건과 관련하여'라는 말이 있다. 근데 그기에는 세월호 참사 수사가 없다. 또 15호에 있는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으로 규정돼 있다. 특검이 우 전 수석을 수사하다 개인비리를 적발하더라도 '관련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되더라도 우병우의 구속은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오늘의 주제를 왜 '우병우는 왜 우병우를 쐈을까?'로 정했나?

    = 검찰에 '우병우 스타일'이라는 말이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검사로 재직할 때의 수사방식 때문에 그런 말이 생긴 것이다.

    우 전 수석을 잘아는 중견법조인은 "처음에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면 1년 징역을 살 일도 영장이 기각되면 먼지털듯이 탈탈 털어서 징역3년을 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수사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금조부장 시절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사건이다.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됐지만 먼지털듯이 지독하게 주변을 탈탈 털어서 결국 배임수재로 구속시켰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에서 대검중수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가 됐다. 여기서도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 대한 수사방식이 먼지털이 방식이었고 전직 대통령의 가족들을 상대로 집요할 정도로 괴롭혔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죽음을 택했다.

    이제 우 전 수석이 칼잡이의 입장이 아니라 칼날을 받는 입장이 됐다.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우 전 수석을 수사해야 한다.

    우 전 수석을 잘아는 한 법조인은 "우 전 수석의 입장에서는 구속을 피하는 게 급했겠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차라리 구속되는 게 나았을 것"이라면서 "우 전 수석은 자신이 해왔던 수사방식으로 탈탈 털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의혹은 차고 넘친다. 처가의 차명 부동산 보유와 거짓 재산신고 의혹, 넥슨과의 서울 강남 땅 특혜 거래 의혹, 의경 아들의 '꽃보직' 의혹,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 의혹에 변호사시절 수임비리 의혹까지 수사대상이 너무 많다.

    여기에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도 검찰의 수사의지에 따라 혐의의 입증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끈 떨어진 우병우, 자신이 존경한다고 했던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긴 우병우에게 호의적으로 대할 검찰내부 인사가 얼마나 될까.{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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