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차이나는 클라스' 방송 화면 갈무리)
작가 유시민이 우리네 일상에 만연한 독재를 비판했다.
유시민은 지난 12일 밤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에 강연자로 출연해 "파시즘, 독재, 전체주의는 거시 차원에만, 국가 차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 생활 공간 속에 작은 독재자들이 있다. 그것을 '미시 파시즘' '마이크로 파시즘'이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시 파시즘은) 각자의 개성과 선택권을 무시하고 동일한 규율, 동일한 문화, 동일한 가치관 아래 어떤 집단의 구성원 모두를 하나로 묶어 버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학 서클의 신입생 사발주 문화도 그렇다. 술을 잘 먹는 사람이 있고 못 먹는 사람이 있는데, 획일적으로 냉면 그릇에 소주 부어서 다 마시라고 한다. 그것을 다 마셔야지만 입회가 되고, 어떤 동아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것 다 파시즘"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은 "이 미시 파시즘이 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 있다"며 전해 들은 일화를 예로 들었다.
"어떤 회사에서 이사가 자기 비서에게 반말로 차 심부름을 시키지 않나. 그런데 (그 이사가) 노동조합과 노사협의를 하려고 갔더니, 평소 차 심부름하던 여직원이 머리에 띠 두르고 노동조합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미스김 너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이사님, 왜 반말하세요?' '저것이, 내가 차 심부름 시키면 커피 나르고 하던 것이' '이사님, 제가 노동조합 대표로 나와 있는데 왜 반말하세요?'라는 대화가 오가는 사이 (이사가) 완전히 열 받아서 나가 버린 것이다. (이사가) 믹스커피를 하나 뽑아 마시면서 보니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란다. 그래서 반말한 것 사과하고 '앞으로는 잘하겠다'며 노사협의를 했다고 한다."
그는 "미시 파시즘이라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우리 몸속에 녹아든다. 그래서 서열을 나누고 위계를 만든다"며 "그 서열과 위계에서 위에 있는 사람은 역할이 그런 것이지, 인격이 그런 게 아니잖나. 그런데 인격에도 서열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자기가 지배하려 하는 분위기가 가정, 학교, 직장 온갖 곳에 다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한 유시민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장점은 다수의 국민이 마음만 먹으면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권력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훌륭한 사람, 덕이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는 것을 보증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