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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틸러슨은 도대체 왜 한국에 왔나?

    美 국무장관, 만찬도 거부…'지금 한국 정부엔 속내 보일 필요 없다?'

    - 일본 들러 중국 가는 길에 '그냥 거쳐 가는 느낌'
    - 한일동맹과 한미동맹의 분명한 온도차
    - 미 국무장관이 '한일 위안부 합의 지켜져야 한다' 말하는 게 적절한가?
    - 다양한 스펙트럼…새로운 한미관계 위해 접근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3월 17일 (금)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동엽 연구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정관용> 미국의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트럼프 대통령 초대 외교 사령탑인데요. 오늘 취임 이후 한국을 방문했어요. 황교안 대행을 예방했고 또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어떤 메시지들을 내놨는지 하나하나 분석해 보죠.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 안녕하십니까?

    ◆ 김동엽>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 사람이 외교안보 전문가 출신이 아니죠?

    ◆ 김동엽> 그렇습니다. 많이들 아시는데 다국적 기업입니다. 엑슨모빌에서 한 40여년 간 근무했고 또 사장, CEO 출신이고요. 또 미국 석유협회회장을 지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석유나 가스 사업을 벌여온 경제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다소 외교적인 감각에 대해서는 좀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리 중심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국제관계, 외교에 있어서는 필요한 감각이 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 정관용> 일본을 먼저 들렀다가 우리나라에 온 거죠?

    ◆ 김동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중국으로 또 가는 거죠? 오늘 도착하자마자 제일 처음 간 데가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했다면서요.

    ◆ 김동엽> 네.

    ◇ 정관용> 그 비무장지대를 제일 먼저 방문한 의미가 뭘까요.

    ◆ 김동엽> 이것은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정은 갖고 있습니다. DMZ 방문만 갖고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고요. 그래도 DMZ를 방문했다는 차원에서 보면 상당히 북한에 대한 대북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가장 많지 않았을까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정관용> 한국에 머무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데 DMZ 갔다 왔다 하느라고 시간을 제일 먼저 쓴 거 아니에요, 사실. 그게 저는 좀 특이해 보여서 말이죠.

    ◆ 김동엽> 시간적으로 보면 이동시간은 그렇지만 DMZ 자체가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을 의혹적으로 볼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저희 나름대로 황교안 총리도 만나고 외교 장관을 만났다는 측면에서 이 DMZ 하나만을 갖고 이례적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고요.

    오히려 이런 어떤 황교안 총리를 만나고 그다음에 외무장관과 회담하기 이전에 또 기자회견을 먼저 했다든가 또 만찬을 좀 생략했다든가 이런 과정들이 오히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례적으로 봐야 할 거구요. 단순히 DMZ 방문만 갖고 이렇게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통상 외교장관 만나서 회담하고 나면 만찬까지 하는 게 통상적인 상례고 일본에서도 외교장관 회담 후에 만찬을 했다면서요.

    ◆ 김동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한국에서는 외교장관과의 만찬을 거부했다지 않습니까, 미국이?

    ◆ 김동엽> 예전에 했던 회담에 비해서는 이례적입니다. 통상 공식적인 이런 방문에서는 공식적인 회담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공식적인 회담. 그러나 이런 공식적인 회담에서의 내용들은 사전에 어떤 실무진이 다 이야기하고 또 조율되고 장관들 만나서 확인하고 사인한다는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 정관용> 물론이죠. 그건.

    취임 후 첫 방한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김동엽> 그래서 진짜 속내, 통상 이런 것들은 밥 먹으면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찬을 하면서 앞으로 미래라든가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 계획을 주고받는 것이 맞는데요.

    이러한 어떤 식사, 만찬자리가 없었다는 것은 한편으로 보면 우리의 어떤 정치적 현재 상황, 일정을 염두에 두고 이번 현 정부 사람들과는 그러한 이야기를 나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런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라는 그런 점이 좀 아쉽습니다.

    ◇ 정관용> 저는 같은 맥락에서 황교안 대행 만나는 거, 윤병세 장관 만나는 것 사실 의미 없다, 이런 전제를 깔고 DMZ나 갔다 오고 저녁식사도 안 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사실 좀 더 나가면 도대체 한국에 뭐 하러 온 겁니까?

    ◆ 김동엽> 지금 사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저 개인적으로 그런 기분입니다. 이번 방문 자체가 마치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는 데 중간에 잠시 거쳐가는 듯한 어떤 느낌마저 든다는 것. 그리고 오히려 어제 일본에서 다룬 말이 있지 않습니까? 상당히 일본을 두둔하는, 지지하는 발언 이런 느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것이 지금 현재 말씀하셨듯이 우리 정치 상황과는 상당히 연관 있는, 무관하지 않은 어떤 이번 방한의 일정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게 일본에서 한일 간의 위안부 합의, 이건 지켜져야 한다, 이런 발언을 했죠?

    ◆ 김동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미국 국무장관이 왜 그런 말을 합니까?

    ◆ 김동엽> 앞서 말씀드렸듯이 틸러슨 자체가 갖고 있는 어떤 외교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런 측면보다는 오늘 한미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 전혀 없었지 않습니까? 없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외교적으로 일본의 어떤 집요함도 상당히 느낄 수 있었던 측면도 있지만 한일 동맹과 한미 동맹의 어떤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한일 위안부 협정을 했다는 것은 여기서 일본 측의 입장을 지지한 것은 단순히 한일 측면이 아니라 이걸 또 확대해서 우리하고 관련된 사드 배치 문제,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런 어떤 국가 간의 약속을 너희는 지켜야 한다, 이런 어떤 것을 강조하고 우리를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저는 또 확대해서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언급하신 것처럼 한일 동맹과 한미 동맹의 온도차, 즉 일본은 아주 그냥 대접을 많이 해 주고 한국은 소홀히 하고. 그다음 중국 가서는 아주 긴밀한 현안들 논의하려고 하고 한국은 그냥 슬쩍 지나가는 거 아니에요?

    ◆ 김동엽> 그런 점이 가장 우려스럽고요. 오늘 발표를 하면서도 사드 문제에 대해서라든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과 거의 유사하거나 그렇게 크게 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사드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해서는 좀 더 강력한 어떤 발언이 나와야 되지 않았는가라고 생각을 하는데..

    ◇ 정관용> 오늘 뭐라고 그랬죠, 중국에 대해서?

    ◆ 김동엽>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어떤 제재 조치, 보복조치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처리해야 된다라고 이야기했지 그거에 대해서 사실 어떻게 보면 사드라는 것은 미국이 운영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중국의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한국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미국이 나서서 행동을 해 줘야 하고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그거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런 측면 어떻게 놓고 보면 이것조차도 우리한테는 말할 필요 없고 중국 가서 이야기하면 되니까 한국에서 미리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고 카드는 숨겨놓고 중국 가서 구체적인 이야기하겠다, 이 정도로 들리다 보니까 상당 부분 앞서 말씀하셨듯이 일본 가서도 일본과의 한일 협정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을 지지하고 한국 와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사드에 대한 중국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이야기 안 하고 중국 가서 이야기하겠다고 이런 면에서 상당히 아까 말씀드렸듯이 거쳐가는 것이 되는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안타까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다만 그동안 북한 핵과 관련된 정책 문제가 있다,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트럼프 정부의 북한에 대한 압박, 강경모드 그걸 예고한 거라고 해석하면 될까요?

    ◆ 김동엽> 저는 그 점에 대해서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마는 우리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는 것은 두고보지 않고 뭔가를 하겠다는 의미인데 그 하겠다는 것이 우리가 너무 군사적인 옵션, 군사적인 행동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적인 것이 끝나서 하겠다는 것은 군사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모든 것이 다 열려 있다. 다양한 옵션을 앞으로 사용하겠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우리가 이 발언만을 가지고 이게 무조건 북한을 압박만 하고 군사적인 어떤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위험한 것이 아닌가..

    오히려 더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쪽 방향이 아니라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말씀이죠?

    ◆ 김동엽>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그 얘기는 하나마나 한 얘기였다, 그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총체적으로 왜 왔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아요.

    ◆ 김동엽> 속내는 앞서 계속 말씀드리지만 이번 정부한테는 내보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 그런 것이고 그냥 중요한 것은 일본과..

    ◇ 정관용> 중국이다?

    ◆ 김동엽> 네. 중국과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이번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도 빨리 우리 내부 추스리고 다음 정부 들어서서 미국과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해야 되겠죠. 수고하셨습니다.

    ◆ 김동엽>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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