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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엔진시험… ICBM 기술 어디까지 왔나

국방/외교

    北 '또' 엔진시험… ICBM 기술 어디까지 왔나

    국방부 "엔진시험 의미 있는 진전"…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관건

    북한 ICBM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연소시험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북한이 곧 ICBM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기술 수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방부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과 관련해 "이번 시험으로 엔진 성능의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정확한 (엔진) 추력과 향후 활용 가능성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엔진은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가 연결된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ICBM 기술이 엔진과 단 분리 등은 상당 수준에 올라있지만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에 필요한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

    북한이 19일 공개한 것은 ICBM 추진 시스템에 해당하는 엔진인데 북한은 이미 괄목할 수준의 추진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를 시작으로 이미 6차례에 걸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연소시험에서 "연소실의 추진력 특성과 타빈뽐프(터빈 펌프) 장치, 조절 계통, 각종 변(밸브)들의 동작 정확성, 구조적 안정성과 믿음성"을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보유한 KN-O8과 KN-14는 중거리 노동미사일이나 무수단미사일 엔진 여러 개를 묶은 '클러스터링' 방식의 추진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에 연소시험을 한 엔진은 이들과는 다른 새로운 엔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국방부는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엔진이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가 연결된 것으로 보이고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ICBM 발사를 위해서는 엔진 출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게 하는 유도장치가 필수적인데 북한은 이번 연소시험에서 보조엔진을 사용함으로써 미사일 자세 제어 기술을 보여줬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의 단 분리 기술도 상당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단 분리 기술은 장거리미사일을 다단계 로켓으로 쏠 때 적정 시점과 고도에서 연료가 떨어진 추진체를 분리시키는 것을 말한다.

    북한의 대포동 계열 장거리미사일은 3단 추진 시스템으로 돼있고 KN-08과 KN-14는 각각 3단, 2단 추진 시스템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단 추진체 연소가 끝났을 때 1단과 2단 추진체의 거리를 떨어뜨린 다음 2단 점화를 하는 '냉분리' 기술을 쓰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이 ICBM의 비행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아직 미국 본토를 실질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대기권을 벗어난 ICBM 탄두부가 표적을 향해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사거리 1만㎞의 장거리미사일의 경우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속도가 마하 24에 달하고 탄두부 온도는 섭씨 7천도를 넘는다.

    이때 탄두부 표면이 플라즈마 상태가 돼 열화학 반응으로 표면이 깎이는 삭마 현상이 발생하는데 탄두를 보호할뿐 아니라 표면이 적정하게 깎이도록 함으로써 표적에 정확하게 떨어지게 해야 한다.

    북한은 작년 3월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는 1천500∼1천600도 환경의 기계적 삭마시험으로, 7천∼8천도 고열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을 포함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진=노동신문 캡처/자료사진)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난도의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군사대국 몇몇 나라만 ICBM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국가재정이 투입돼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개발역사를 봤을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제 美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시 언젠가는 개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이 사거리 300km에서 시작해 사거리 3000km가 넘는 미사일을 쏘기까지, 또 장거리 미사일(위성)을 펑펑 쏘아올리며 꾸준한 기술개발을 증명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새로운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MD) 구축을 강조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꾸준히 선제타격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발사와 위협에 대해 "북한이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지만 시험 성과 등에 대한 북의 주장은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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