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북한 관광에 나선 자국민들에게 북한 지도자의 얼굴이 나온 지폐나 출판물을 훼손하지 말라는 등 일종의 행동지침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25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을 관광하는 자국민들이 지켜야 할 행동지침 격인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지도자들의 모습이 담긴 책이나 잡지, 신문 등 출판물이나 지폐를 손상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특히 말이나 행동으로 '최고 지도자의 존엄'을 모욕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또 김일성, 김정일의 사진이 걸려 있는 곳을 촬영할 때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잘리지 않도록 하고, 모두 사진 안에 다 들어가도록 찍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건물이나 거리에 붙어 있는 선전화나 선전구호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인 오토 웜비어 씨가 북한 여행 중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것과 같은 사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행동지침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거나 식당에서 봉사료(팁)를 남기지 말라"면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고, 텅 빈 상점 매대같이 북한의 궁핍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을 찍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러시아는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민에 대해서는 "공공장소에서 젊은 사람, 특히 여성이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면서 "많은 식당에서 신발을 벗어야 하는 데 이를 거절하면 식당에 못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주제를 말할 때 조심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