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송영훈 기자)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 직후 가장 먼저 진도 팽목항을 찾았으나, 미수습자 가족들과 의견을 좁히지 못한 끝에 별 소득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선체조사위는 29일 오후 1시40분쯤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5시간에 걸쳐 면담했지만, 가족 측이 제시한 요구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초 선체조사위는 면담 직후 세월호 인양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가족들과의 장시간 면담 끝에 이마저도 취소하고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서울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족들은 면담에 앞서 "미수습자 수색이 최우선"이라며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세월호미수습자 수습에 관한 합의문' 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선체조사위는 합의문의 내용이 법적 권한 밖이라며 수정을 요청했고, 양측의 면담은 시작 30분 만에 가족들이 퇴장하는 등 초반부터 진통을 겪었다.
가족 측이 제시한 합의문에는 '수색방식은 해양수산부가 아닌 선체조사위와 가족이 사전에 반드시 합의한다'는 내용과 함께 '수습방식을 4월5일까지 가족에게 제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선체조사위는 법적 권한 문제를 들어 '수습방식에 관해 선체조사위와 가족이 사전에 반드시 합의한다'는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습방식을 4월5일까지 가족에게 제시한다'는 부분도 "제시가 아닌 협의로 수정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선체조사위 김창준 위원장은 "수색시기, 수색방안 등을 해수부와 업무협의를 해 알려 주겠다"고 했지만, 가족측 이금희(미수습자 조은화 양 어머니) 씨는 "위원회가 회의를 통해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선체조사위 공길영 위원이 "수습방안을 4월 5일까지 제시하라는 것은 말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실행되느냐는 선체조사위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해수부 장관과 위원장 둘의 사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이 씨는 "국회에서 왜 위원회를 만들었냐"며 "위원회를 만든 것은 위임시켰다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결국 가족측은 30분 만에 면담 장소인 강당에서 퇴장했고, 2시간쯤 지나 면담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내 "내 자식이 저기 있는데 언제까지 점검할 것이냐", "위원회는 국민의 뜻으로 온 것 아니냐, 아이만 찾아달라"는 고성이 들리는 등 또다시 진통을 겪은 끝에 중단됐다.
가족측 양한웅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단 시일에 최대한 빨리 많은 인원을 투입해 수색해달라는 사항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선체조사위는 법적인 권한과 재량에 벗어난다며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체조사위 김 위원장은 "가족측의 의견은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고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법에서 허용되지 않는 제안을 수용하라고 한 것"이라며 "조사위의 권한은 미수습자 수습작업에 관한 점검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결국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진도 팽목항을 찾은 선체조사위였지만, 아무런 소득없이 이견만 확인한 채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다음은 가족 측이 제시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세월호미수습자 수습에 관한 관한 합의문'이다.
세월호선체조사 위원회와 세월호 미수습자가족은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세월호선체조사 위원회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방식에 관하여 세월호 미수습자가족과 반드시 사전에 합의한다.
2. 세월호선체조사 위원회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수습방법을 4.5일까지 제시한다.
3. 세월호선체조사 위원회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지정하는 1인(조은화 어머니 : 이금희)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지정하는 조사위원 1인을 세월호미수습자 수습에 관한 유일한 창구로 한다.
4. 세월호가 목포신항 육상거치 완료시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에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즉각 돌입한다
5. 세월호 진상조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
단, 미수습자 수습이 최우선으로 선행이 된 후에 진행되어야한다.
2017년 3월29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