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후보가 1일 대구를 찾았다. 후보 선출 후 맞는 첫 주말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다음날, 보수의 심장이자 고향인 이곳을 찾아 '배신자 여론'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4·12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바른정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찾은 대구 달서구 도원네거리에서 유 후보는 "존경하는 대구 시민들께서 이제는, 이제는 생각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외쳤다.
그는 "과연 누가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정당인지, 과연 누가 앞으로 우리 대구 시민들에게 자랑스럽게 정치할 세력인지 대구 시민 여러분께서 결정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으로 쪼개진 보수진영에서 '대구·경북'은 유 후보에게 넘어야 할 산과 같다.
한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서 활동했던 그는 원칙과 명분, 헌법을 앞세우며 비박(非朴)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5년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을 위한 국회법 개정을 원하는 야권에 동의했다가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다.
'직언'을 서슴지 않는 소신 정치인이라는 평가의 정반대 편에는 대구·경북을 근거지로 한 친박들의 "배신자" 외침도 아직까지 분명하게 남아있다. 대선후보가 된 그가 대구를 찾은 것은 이를 넘어서겠다는 시도다.
유 후보는 달서구에 이어 수성구를 찾아서도 탄핵을 주도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바른정당), 비록 어렵지만 깨끗하고 바르게 정치하겠다. 아무리 핍박을 받아도 옳은 길로 가겠다"며 "우리 바른정당, 꼭 한번 쳐다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 대구의 미래를 맡길 것인지, 아니면 바른정당에 대구의 미래를 맡길 것인지 꼭 한 번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외쳤다.
유 후보는 2일 경북 영주와 상주를 찾는 데 이어 3일에는 대구의 한복판, 서문시장을 찾아 '정면돌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