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외부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9일 제2차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고 묻자, 문 후보가 "대통령 될 사람이 해야 할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대응한 것을 두고, 작가 전여옥과 미학자 진중권이 설전을 벌였다.
25일 밤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 전여옥은 소위 '주적 논란'에 대해 "문재인 후보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문제인 후보가 흔히 얘기하는 대로 빨갱이라든가 사상이 불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안보라는 것은 언제든지 주적 개념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것은 국방장관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문재인 후보도 그렇게 얘기했다. 동시에 외무부장관을 가동시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뭘하는 사람이냐.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하고 어떤 지향점을 보여줘야 하나."
그는 "문재인 후보가 이런 식의 발언으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 이게 질문을 한 유승민 후보의 문제가 더 크냐"라며 "저는 답변을 적적하게 못한 문재인 후보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은 "저는 오히려 반대"라며 "왜냐하면 문재인 후보가 이 부분은 정말 분명하게 말했다"고 반론을 폈다.
"일단 유승민 후보가 얘기한 것은 팩트가 틀렸다.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주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2004년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을 삭제했고, 2010년 육군 정책보고서에 주적 표현이 들어 있지만, 2016년 국방백서에도 주적 개념은 없다. 2010년에 잠깐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부활되지 않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그냥 넘어온 것이다."
진중권은 "(주적 공세는)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같이 협공을 했잖나"라며 "사실 이것은 이분들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크게 이슈가 안 됐는데, 여기에 안철수 후보가 붙어 버리면서 큰 이슈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안캠프 쪽에서 '북한은 주적'이라고 얘기했고, 박지원 대표가 바로 받아서 '북한은 주적'이라는 말을 또 반복했다. 그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 대통령은 이 모든 규정을 통합하는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입으로 주적이다 뭐다 떠들고 다닐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 맞다."
정봉주 전 의원 역시 "(유승민 후보가 안보를 핑계 삼아 문재인 후보)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온 문재인을 두고, 아주 극히 일부 수구 쪽에서는 '빨갱이가 되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남북 문제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김정은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다섯 명 후보 중에 한 명(홍준표 후보)이 얘기했다. 그것에 동의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10%도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유승민 후보가 이제까지 태도와는 다르게 사상 검증을 하려고 그 문제를 던진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한다. 북의 문제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과연 모를까? 저 양반(문재인 후보)이 북한 정권에 동조하는 듯한 면을 부각시켜서 (유승민 후보가) 지지율을 올리려 한 것은 아닐까라고 봐야 한다."
정 전 의원은 "오히려 유승민 후보는 국회 국방위원장이었다. 그분이야말로 주적과 적 개념을 더욱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그것을 지금 2017년에 '서로 색깔 논쟁하지 말자' '지역 감정 뛰어넘어 정책 경쟁하자'는 와중에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는 분이 이걸 갖고 문제 제기를 했다"라고 꼬집었다.
전여옥은 "이게 사상 검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동시에 국군 통수권자이기 때문"이라며 "지금과 같은 척박한, 굉장히 위급한 안보상황 속에서 '주적이 누구냐'고 물어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맨날 '한국을 괴멸시키겠다' '남조선을 괴멸하겠다'고 말하는데, 왜 우리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진중권은 "저는 전제조건에 동의를 안한다.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헌법 위반이 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중요한 것은) 유승민 후보가 그 표현의 적절성을 따지기 위해 그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누가 봐도 알지 않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