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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계엄군, 대검으로 女 가슴 찔러…당사자 증언

광주

    5·18 당시 계엄군, 대검으로 女 가슴 찔러…당사자 증언

    5살 여아에게도 총 쏴, 하반신 불구 만들어

    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마구잡이로 강경 진압하고 있다. (사진=5.18 기념재단 제공)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대검으로 여성의 가슴을 찌르고 5살 여아에게까지 총을 쏴 평생 하반신 장애인이 되게 하는 등 계엄군의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 5·18 당시 처녀, 계엄군 대검에 자상

    전남대병원 당시 의료진의 5·18 증언집 '5·18 10일 간의 야전병원'에 따르면 5·18 때 전대 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로 근무했던 오봉석 현 전대병원 교수는 5월 20일 병원 앞 오거리에서 최 모 씨라는 여성 환자가 실려 왔는데 왼쪽 가슴에서 폐까지 4~5㎝도 깊숙이 찔린 자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오 교수는 당시 최 씨에게 무엇에 찔린 것이냐고 물었는데 칼에 찔렸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고 최 씨는 수술을 받은 뒤 3~4일에 뒤에 퇴원했다.

    최 씨는 다쳤을 당시 결혼도 하지 않았고 다친 부위가 가슴이어서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그런데도 5·18 청문회에서 정부는 대검에 의한 자상 환자는 없었다고 버젓이 거짓말을 일삼자 최 씨가 이를 바로 잡기 나서기도 했다.

    오 교수는 당시 최 씨 외에도 대검에 허벅지 등을 찔린 환자들이 있었다고 밝혀 계엄군의 대검을 통한 살상 행위가 사실로 드러났다.

    ◇ 전 전 대통령, 회고록에서 대검 자상 "없다", 거짓말"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대검은 날이 무디다면서 5·18 당시 계엄군의 대검을 통한 살상 행위를 적극적으로 부인해 5월 단체로부터 공분을 샀다.

    특히, 계엄군은 어린아이에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만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 교수는 당시 총상을 입은 5살 난 여아 김 모 양을 치료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여아는 5·18로 광주가 아수라장이 되자 채소 장수였던 아버지 트럭에 타고 담양 외가로 가기 위해 광주를 빠져나가려다 계엄군으로부터 무자비한 총격을 받아 가슴과 척추에 총상을 입었다.

    ◇ 계엄, 5살 여아에까지 무차별 총격…평생 하반신 불구 만들어

    오 교수는 여아 신체에 박힌 총알을 꺼내 줬으나 영영 하반신 불구가 돼 당시 모든 의료진들이 겨우 다섯살인 아이에게까지 총을 쐈다고 분개했다고 회상했다.

    오 교수는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우연히 당시 치료를 했던 이 여아를 다시 봤는데 어른이 되고 5·18이 끝났지만, 여전히 휠체어에 앉아 있어 마음이 아주 아팠다고 말했다.

    전대 병원은 5·18 당시 진료 기록지 등을 분석한 결과, 모두 223명의 5·18 사상자가 내원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 91명, 40.8%가 총상 환자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계엄군이 이들 총상 사상자에 대해 계엄군이 대부분 가슴을 정조준해 쏜 총에 맞았고 총알이 심장을 피해 폐 등에 박힌 사람만이 살아서 수술을 받았고 살아서 수술을 받은 사람보다 수술 전에 죽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 생존 총상 환자, 합병증으로 고통…트라우마로 일상생활 "불가"

    총상 환자들은 또, 합병증으로 고생을 심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 교수는 5·18 당시 총성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총을 맞은 이 모 씨는 감염 합병증으로 6개월 간 고생한 뒤 퇴원했으나 이후 5·18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트라우마로 인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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