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3년 만에 강제송환된 고 유벙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51) 씨가 지난 7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실소유주였던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51)씨가 구속됐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유씨를 구속했다.
유씨는 이날 오후 2시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인천지법에 출석했다. 유창훈 영장전담 판사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유씨의 범죄 혐의 액수는 총 46억원이다.
유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약 21억원을 허위의 '디자인 컨설팅'이나 '경영 컨설팅' 명목으로 자신이나 동생 혁기(45)씨가 운영하는 개인 사업체에 부당하게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모래알디자인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세모그룹 계열사인 ㈜다판다의 대표이사와 공모해 다판다로 하여금 모래알디자인에 허위의 디자인 컨설팅 명목으로 약 25억원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다판다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세모그룹 계열사에 유병언씨의 사진첩을 고가로 매입하게 한 수백억원대 배임 혐의 및 수억 원에 이르는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프랑스 정부의 동의를 받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범죄 혐의는 프랑스 법원의 '인도 허가 대상 범죄'가 아니어서 한국과 프랑스 간 '범죄인인도조약'의 관련 규정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범죄사실에서는 일단 제외했다
유씨가 구원파 신도인 하모(63·여)씨를 관계사인 ㈜세모의 대표에게 보내 건강기능식품의 제품 포장 디자인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겠다며 4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는 프랑스 형법상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검찰은 섬나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559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동생 혁기(45)씨의 행방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인천지검은 2014년 5월 혁기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으나 아직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혁기씨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숨진 이후에도 여러 의혹에 휩싸인 유병언씨의 사망 원인이나 배경을 섬나씨가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 부분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유병언씨는 지난 2014년 6월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다음달 22일 공식 사망이 발표됐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했지만 시신이 발견됐을 때는 부패가 너무 심해 사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