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독일 현지시간)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북한의 도발에 국제적으로 강한 제재와 압박을 높이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결국은 대화와 평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베를린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열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이 있는 한 한반도 평화는 없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함께 가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4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 연합군도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대응하는 등 강대강 국면이 벌어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대화를 통해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은 북한과 대화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이렇게 긴장감이 높아지다 보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어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말 것을 경고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강한 압박의 뒤에는 결국 대화 테이블이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구상 마지막 냉전 지대인 한반도에서 냉전을 허무는 게 우리의 과제"라며 "한반도는 독일보다 분단 기간이 길었고, 독일은 주변 국가가 통일에 대해 우호적이었지만 한반도는 주변 국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잇달은 도발에 한미일과 중러간 이견 노출이 결국 북핵 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하고, 통일을 이룬 독일과 달리 군사적 충돌 가능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독일이 분단을 극복했고, 이란과 미국을 중재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도움을 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대화와 협상이 없다면 군사적 리스크는 훨씬 높아진다는 점"이라며 "오늘 내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책임과 노력을 말했고, 중국과 러시아도 이제 행동에 나설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G20을 통해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이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한 목소리로 일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