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사용돼 왔던 침대와 TV 등 객실물품이 노숙인들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재활용된다.
서울시는 이달 3일부터 전면 내부 개·보수(리노베이션)에 들어간 롯데호텔로부터 호텔에서 쓰던 물품 1만 2천여 점 전체를 기부 받아 이 가운데 침대·TV·냉장고·탁자·소형소파·거울·수납장 등 2300여 점을 노숙인 공공임대주택 105가구에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노숙인 공공임대주택은 일반 빌라를 시가 사들여 개보수한 뒤 노숙인에게 제공하는 주택이다.
하지만 살림살이는 입주자가 직접 마련해야 해서 제대로 세간을 마련하지 못한 노숙인이 많은 게 사실이다.
IMF 이후 노숙인 생활을 해오다 지난해부터 자활과정을 거쳐 현재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A(65) 씨도 이번헤 혜택을 받게 됐다.
그는 "그동안 아무 것도 없이 휑하니 비어있는 집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못하고 있었지만 세간이 들어오면 헤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을 집에 초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품 배송은 15일까지 2주간 이뤄진다.
배송 비용 3천만원은 구세군 자선냄비본부에서 시민의 사회적 모금으로 모아 충당했다.
물품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규 포장이사 업체를 통해 배달은 물론 집 안에 배치하는 것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에 지원하고 남은 물품은 앞서 다른 호텔에서 받은 물품과 합쳐 9월 중 서울시 소재 전체 사회복지시설 5700개소로부터 신청을 받아 필요한 시설에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지난 2015년부터 14개 호텔로부터 후원받은 121개 품목 가운데 40%를 쪽방, 노숙인 시설에 제공해왔다.
서울시는 기증 물품 중 공공임대주택 내부 배치가 어려운 물건들은 매각해 노숙인 복지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용복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민간기업과의 협업으로 호텔 리노베이션으로 교체되는 객실 물품을 자활 노숙인의 세간으로 지원함으로써 공유경제를 통해 사회적취약계층을 돕는 새로운 시도"라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