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없어도 거뜬해요' 넥센 김하성(오른쪽)이 5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김하성의 격한 축하를 받는 모습.(자료사진=넥센)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프로야구에서 KIA의 핵타선이 연일 화제다. 최근 KIA는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세우며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11타자 연속 안타 신기록 등 호랑이 타선이 제대로 불이 붙었다.
이런 KIA의 맹공에 다소 가려진 게 넥센 타선이다. 넥센은 KIA와 함께 팀 타율 3할 이상을 때리며 선전을 펼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ERA) 8위(5.15)에도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정규리그 4위를 달리는 이유다.
넥센은 6일까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42승37패1무로 4위에 올라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39승37패1무), 팀 ERA 1위(4.01)의 LG(38승38패1무) 등 서울 라이벌 들을 제치고 가을야구를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다.
최근 넥센은 5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 주말 최하위 kt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넥센은 이번 주중 김성근 감독 사퇴 이후 달라진 한화와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원동력은 강력한 타선이다. 넥센 마운드는 3연전에서 모두 5점 이상 실점했다. 그러나 3경기에서 32점을 뽑아준 타선에 힘입어 이길 수 있었다. 6월 불펜 ERA 1위(3.99)를 달리던 한화를 맹폭했다.
넥센은 팀 타율 3할1리로 활황 중인 KIA(3할8리) 다음이다. 팀 득점(448개)도 KIA(546개)에 이은 2위, 홈런 군단 SK(446개)보다 득점력이 좋다. 넥센은 홈런 8위(65개)에 머물러 있으나 득점권 타율 2위(3할1푼3리)의 응집력이 돋보인다. 2루타도 159개로 KIA(177개) 다음이다. 나름 장타력을 보충하는 요인이다.
더욱 대단한 것은 현재 넥센 타선에 외
'내가 바람의 손자다' 올해 타율 10위를 달리며 신인왕을 예약한 넥센 외야수 이정후.(자료사진=넥센)
인이 없다는 점이다. 대니 돈은 올해 17경기 타율 1할2푼5리(40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쳐 있다. 외인으로 보기에 애처로운 성적이다. 부상과 부진으로 현재 2군에 내려간 상황.
외인들이 나름 역할을 해주는 다른 팀과 비교하면 더 차이가 난다. KIA 핵타선의 중심에는 득점 1위(74개)에 타점 5위(60개)의 복덩이 로저 버나디나가 버티고 있고, 한화는 홈런(22개)과 타점(62개) 3위 윌린 로사리오가 현역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지킨다. 재비어 스크럭스(NC), 닉 에반스(두산), 다린 러프(삼성), 제이미 로맥(SK) 등도 두 자릿수 홈런으로 외인다운 파워를 보였다.
외인의 빈자리를 넥센은 토종들이 차고 넘치게 메웠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피를 받은 이정후가 기회를 잡아 타율 10위(3할3푼4리)로 신인왕을 예약했다. 3할 타율의 송성문과 2할9푼7리의 김웅빈, 7홈런 31타점의 허정협 등 새 얼굴들도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다.
더욱이 넥센은 최근 몇년 동안 주포들이 다수 빠진 팀이다. 2014시즌 뒤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이듬해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등 주축들이 이적했다. 그러나 클린업 트리오 타자들이 세 명이나 빠진 팀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기존 자원들이 힘을 내고 있다. 주장 서건창이 타율 3위(3할5푼9리)로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FA를 앞둔 김민성이 타점 6위(59개)를 달린다. 새 4번 김하성도 타점 11위(57개)에 올라 있고 채태인도 각각 타율 3할2푼5리, 3할5푼2리로 제몫을 해준다. 이런 가운데 넥센은 타율 3할2푼5리 7홈런 47타점을 기록 중인 윤석민을 kt로 보내고 투수력을 보강했다. 그만큼 타선이 두텁다는 뜻이다.
연이은 주포 유출과 외인 부진에도 리그 정상급 타선을 꾸리고 있는 넥센. '영웅 군단'의 파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