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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실화가 된 '최강 KIA' 그 원동력 5가지는?

    kIA 최형우(등번호 34번)가 12일 NC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지난 6월25일 단독 1위에서 공동 1위로 내려앉았다. NC 다이노스에게 3연패를 당해 순위가 같아졌다. 이후 KIA는 폭발적인 타격을 앞세워 남은 전반기 13경기에서 12승1패를 기록해 단숨에 '1강 체제'를 만들었다.

    KIA는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전에서 7-1로 승리, 6월말 마산 3연패를 설욕하며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스윕(sweep)'으로 장식했다. KIA는 57승28패를 기록해 1-2위간 승차를 8경기로 벌렸다.

    KIA가 압도적인 전반기를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FA 투자는 결실을, 트레이드는 대박을

    KIA는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16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사상 첫 100억원 규모의 FA 계약서를 던져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를 잡았고 나지완을 총액 40억원에, 양현종을 1년 22억5천만원에 나란히 잡았다.

    만약 전반기 MVP를 뽑는다면 최형우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타율 2위(0.374), 홈런 3위(22개) 타점 1위(81개), 출루율 1위(0.481), 장타율 1위(0.689)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생애 최고의 시즌(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출루율 0.464, 장타율 0.651)을 기록한 뒤 시상식에서 "앞으로도 이렇게 잘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올해 페이스는 지난해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나지완도 'FA 모범생'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타율 0.326, 16홈런, 6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 1.003을 기록해 리그 6위에 올라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전반기 나지완의 활약에 대해 "자신의 목표보다 더 욕심을 내고 있다. 더 나은 것을 목표로 잡고 책임감을 느끼며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명불허전. 전반기 13승3패 평균자책점 3.86를 기록했다. 13일 승리투수가 되면서 KIA의 역대 좌완투수로는 최초로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게다가 4월7일 SK 와이번스와 합의한 4대4 트레이드는 대박을 터트렸다. 리드오프와 주전 포수를 한꺼번에 얻은 '빅딜'이었다.

    이명기는 시즌 타율 4위(0.353)에 오르는 등 KIA의 1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김민식은 KIA의 주전 포수가 됐다. 특히 46.9%라는 압도적인 도루 저지율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슈퍼 에이스 헥터 노에시

    에이스 헥터는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무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116⅔이닝을 소화했다. 헥터가 등판하면 불펜도 마음을 놓았다. 헥터가 지닌 '이닝이터'로서의 가치는 시즌 내내 들쑥날쑥했던 불펜에게도 큰 힘이 됐다.

    KIA 김기태 감독(사진 왼쪽)과 헥터 노에시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는 헥터가 선발 등판한 17경기에서 16승1패를 기록했다.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하는 선발투수의 임무를 톡톡히 해낸 것이다. 헥터는 "이렇게 좋은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헥터는 지난해 막판 1승을 포함해 파죽의 15연승 무패행진을 질주해 역대 KBO 리그를 찾은 외국인투수 가운데 최다연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의 밴헤켄이 보유했던 종전 기록(14연승)을 뛰어넘었다.

    ◇돌아온 키스톤 콤비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6월말 KIA의 1위 질주 원동력에 대해 "확실한 2루수와 유격수가 온 것이 가장 크다. 이렇게 잘 해주는 키스톤 콤비면 팀 전력의 절반은 구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나란히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후반기 팀에 합류한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은 올시즌 KIA 공수 전력의 버팀목이다.

    김선빈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강한 9번타자다. 주로 9번타자로 출전했지만 타율 0.380으로 리그 1위다. 지난해까지 통산 기록이 0.351이었던 김선빈의 장타율은 올해 들어 0.486으로 껑충 뛰었다. 김선빈은 "타구의 코스가 좋아졌다"고 비결을 설명한다. 군 복무 시절부터 타격 기술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

    안치홍도 타율 0.333, 10홈런, 51타점을 올리며 KIA 타선의 한 축을 지켰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2루수 중 타점 1위, 장타율 1위(0.527)을 기록하며 뛰어난 득점 생산력을 자랑했다.

    KIA의 수비 센터 라인을 굳게 지킨 김선빈, 안치홍, 버나디나(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주장 김주찬도 "김선빈과 안치홍이 제대하고 돌아와 기대 이상으로 해준 것이 정말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 최강? 숨 막히는 핵타선

    KBO 리그 역사상 가장 높은 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한 팀은 타고투저의 절정이었던 2014시즌 넥센 히어로즈였다. 출루율 0.382, 장타율 0.509로 무려 0.891의 팀 OPS를 기록했다.

    KIA는 올해 전반기 기간에 2014년 넥센에 이어 역대 팀 OPS 부문 2위에 해당하는 0.862를 기록했다. 2017시즌 팀 타율은 0.310. 만약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KIA는 역대 시즌 타율이 가장 높은 팀으로 KBO 리그 역사에 남게 된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한 역대 최고 타율 0.302를 뛰어넘는다.

    KIA는 6월27일부터 삼성,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해 이 부문 KBO 리그 신기록을 수립했다. 일본프로야구(4경기)와 메이저리그(7경기) 기록마저 뛰어넘는 놀라운 득점 행진이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자체 기념 티셔츠라도 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KIA는 NC에게 3연패를 당한 이후 13경기에서 팀 타율 0.395를 기록했고 3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평균 12.1득점을 올렸다. 헥터와 양현종은 "이렇게 많은 득점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기와 김주찬의 리드오프,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그리고 어느 위치에서도 클린업 못지 않은 폭발력을 발휘하는서동욱, 이범호, 안치홍, 김선빈 등의 지원은 이상적인 타순을 만들어냈다.

    상대를 초전 박살낼 때도 있었고 김주찬의 9회말 2사 후 동점 2타점 2루타, 최형우의 10회말 끝내기 홈런이 터졌던 지난 12일 NC전 대역전승처럼 믿기 힘든 뒷심을 발휘할 때도 있었다.

    김주찬은 "선수들 전부 다 출루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팀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 지금은 지고 있더라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를 믿고 기다려주는 김기태 감독의 뚝심은 KIA 타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5월까지 타율이 0.170에 그쳤던 김주찬을 비롯해 버나디나, 이범호 등은 감독의 믿음 아래 슬럼프를 극복해내며 6월말부터 시작된 타선 대폭발의 뇌관 역할을 해냈다

    KIA 임기영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New Face' 효과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은 지난 11일 NC와의 홈경기에서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폐렴 치료를 마치고 한달만의 복귀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마치 아이돌 가수가 광주를 찾은듯한 엄청난 함성이 KIA챔피언스필드를 뒤덮었다.

    임기영은 "관중들의 함성 소리에 깜짝 놀랐다. 내가 이런 환호를 받을 정도인가 생각했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다 임기영이 잘했기 때문이다. 송은범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임기영은 지난해까지 평범한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전반기 14경기(선발 11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김경문 NC 감독은 "KIA는 1~3선발이 모두 이닝이터"라고 평가했다. 헥터, 양현종은 물론이고 임기영까지 여기에 해당된다. 임기영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평균 6⅔이닝을 소화했고 5회 이전 강판은 1번도 없었다.

    프로 데뷔 9년차로 '뉴 페이스'는 아니지만 마치 새 얼굴처럼 팀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어준 선수가 있었다. 바로 좌완 정용운이다. 정용운은 6월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자마자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내는 등 3승1패 평균자책점 3.10을 올리며 활약했다. KIA가 자랑하는 막강 선발진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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