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평창올림픽 출전 티켓을 자력으로 확보한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김주식(오른쪽). 사진은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을 따내 시상대에 선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
북한 선수들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자력으로 따내면서 북한은 8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복귀하게 됐다.
렴대옥(18)-김주식(25·이상 대성산 체육단)은 29일(현지 시각)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1.74점, 예술점수(PCS) 58.16점 등 119.90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60.19점까지 총점 180.09점, 종합 6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과 총점에서 자신들의 ISU 최고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렴대옥-김주식은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 걸린 5장의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초 이번 대회 4장이던 올림픽 출전권은 지난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장을 따낸 프랑스가 1장을 반납하면서 5장으로 늘어났다. 평창올림픽 페어 티켓 20장 중 16장은 세계선수권에서 배분됐고 나머지가 네벨혼 트로피에 걸렸다.
렴대옥-김주식은 6위지만 앞선 순위에 이미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국가 선수들을 제외하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다. 5개 팀에게 주어지는 티켓을 넉넉하게 확보한 것. 호주의 예카트리나 알렉산드로프스카야-할리 윈저(190.31점)와 오스트리아의 마리암 지글러-세베린 키퍼(180.60점) 다음이다.
평창올림픽을 노리는 북한 종목 중 가장 먼저 출전을 확정했다. 북한은 빙상 쇼트트랙과 노르딕스키 등에서 평창행을 노린다.
북한은 이에 따라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8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2014년 소치 대회 때 북한은 올림픽 출전권이 없어 불참했다. 북한 피겨 페어로만 보면 2006년 토리노 대회 정영혁-표영명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이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은 북핵 위협에 따른 안보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안전 올림픽을 위해 와일드카드까지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로 나선 김수연(인천논현고)-김형태(명지대) 남매는 이번 대회 15위에 머물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0.75점을 받은 김수연-김형태는 프리스케이팅에서 88.25점(TES 48.58점·PCS 41.67점·감점 2)을 얻어 총점 129.00점에 그쳤다. 한국은 팀 이벤트(단체전) 출전 국가들이 사용하고 남은 추가 정원 티켓(10장)을 활용해 올림픽 출전을 타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