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미연구소 주최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구연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6일(현지시간) "한미 FTA 협상 논의가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의 미 의회에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전 하원의장)를 만나 이같이 지적을 하면서 "(한미FTA는) 상호 호혜적인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동행한 민주당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한미FTA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이 농산물과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 '무역의 불균형'을 지적하는 것을 '지엽적 문제'로 규정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한국도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한미FTA를 제안해 시작하게 됐다. 양국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며 "특정 사안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FTA재협상 문제를) 봐야 한다는 점을 펠로시 원내대표께서 강조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펠로시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을) 제기한 시점은 북한이 미치광이 짓을 하고 있었을 때"라며 "북한이 한반도 상황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시기에 한미FTA 이슈를 제기해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에 힘을 보태주고 지지해야 하는데, 한미FTA를 개정하자는 것은 개인적으로 시기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며 "또 한미FTA 자체에 대해서는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펠로시는 추 대표에게 사드(THAAD) 배치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우리 국민 정서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이에 추 대표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어 불가피하고 소극적인 선택이었지만, 연이은 북한의 도발로 사드를 둘러싼 한미 마찰이 봉합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 이전에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국이 1억 달러의 흑자를 냈을 정도로 중국은 경제 파트너로서 중요한 관계였지만, 사드 갈등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청년실업률도 높아지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함께 제재와 압박을 가하지만, 결국은 북한을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책이고, 북한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국제기구를 통해 기아나 영유아 지원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 대변인은 "펠로시 원내대표가 추 대표에게 여러가지 한국의 정세를 물을 정도로 한국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며 "서로 깊이 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