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vo
인간의 개입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생산 인프라를 갖춘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먼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와 GM, 다임러, BMW, 폭스바겐 그룹, 볼보 등 미국과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2020년부터 본격 자율주행차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도 구글과 애플을 필두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장에 공급하고 테슬라는 자체 전기차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첨단 하드웨어 시스템을 탑재해 생산하면서 규제 당국의 허가만 있다면 언제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율주행차 시대- 상편] 자율주행차 개발 누가 선도하나 그러나 제한적인 시험주행 공간에서 벗어나 일반 차량과 보행자들이 뒤섞인 공공도로에 진출했을 때의 안전을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자동화 및 초연결·초지능·초실감 시대의 마중물이 될 자율주행차가 해킹이나 사이버 테러와 같은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담보 할 수 있을지도 아직 장담하기 힘들다.
◇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자율추행차 필요성 강조자율주행차의 시대적 사명은 편의성에 앞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차량과 운전자,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자동차 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운전 부주의 때문이라는 잇따른 연구 결과는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앞당기고 있다.
교통사고 (사진=스마트 이미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충돌사고의 94%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발생했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경우 매년 발생하는 1100만 건의 사고중 400만 건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NAS)에 발표된 연구논문에서는 28가지 상황을 메타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주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자극 감지와 반응 시간, 차선 위치 확인, 차량 제어, 충돌시 감속 대응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운전 중 문자 메시지가 마약을 복용하거나 법적 한도 내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것보다 사고위험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애틀랜틱 매거진은 고급차량일수록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상대적으로 덜 양보 할 가능성이 높고, 청소년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자주 노출될 경우 성인이 되어서 위험한 운전습관을 가질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들을 열거하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율주행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NHTSA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지침 2.0' 발표…'사이버 안전' 주목미국 교통부(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와 도로교통 안전국 (NHTSA)은 최근 사생활 보호·사이버 보안·윤리적 고려 등 15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지침 2.0(ADS·Autonomous Drive Systems: A Vision for Safety 2.0)'을 발표했다.
미 교통부는 "NHTSA는 자동차 및 자동차 장비의 안전 설계 및 성능 측면을 규제하는 책임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연방 정부가 새로운 자율주행차와 관련 기술의 안전문제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 비전은 지난해 오바마 정부에서 마련한 지침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관련 기업들의 요구와 정부의 역할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가로 마련됐다. 이 지침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정의한 자율주행차 기술 레벨 6단계(레벨 0~5) 중 3~5 단계를 대상으로 한다.
새로운 지침 2.0은 ▲데이터 기록과 공유 ▲사생활 보호 ▲시스템 안전 ▲사이버 보안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충돌 성능 ▲소비자 교육과 훈련 ▲등록 및 인증 ▲사고 후 대처 ▲연방·주 및 지역법률 ▲윤리적 고려 ▲운영설계 ▲인식과 대처 ▲비상대처 ▲검증 증 15개 항목으로 1.0 버전보다 더 구체화 됐다.
이같은 지침은 기계적으로 안전하게 주행 할 수 있는가에서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 특히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상당수가 컴퓨터가 운전하는 차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해커가 자율주행차를 해킹 할 경우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 '초연결 사회' 진입 커넥티드 카 사이버 보안 화두전문가들은 4차산업 혁명의 선두에 있는 자율주행차는 초연결성(Hyper-Connection)의 중심이 되면서 PC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이버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 HARMAN
급성장하는 자율주행차 산업에 있어 사이버 보안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도전에 직면 해 있다. 전세계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트카, 스마트카 시대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15개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정보공유분석 센터(Auto-ISAC: Automotive Information Sharing and Analysis Center)'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Auto-ISAC는 회원사 및 외부에서 수집된 사례를 통해 현재 시스템의 취약점, 해커의 공격 패턴, 위험도 등을 분석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이를 대응 매뉴얼로 만들어 전파한다. 사이버보안 관련 각종 정보와 기술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다.
학계도 팔을 걷어부쳤다.
버지니아 대학(University of Virginia) 시스템정보공학 부교수인 니콜라 베조(Nicola Bezzo) 교수는 차량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텍사스 A&M 대학(Texas A&M University)의 가상물리시스템 연구소(Cyberphysical Systems Laboratory)는 디도스(DDos)와 같은 악의적인 트래픽 공격을 탐지하고 걸러낼 수 있는 방법으로 트래픽 감응 센서(sensor traffic)에 다이내믹 워터마킹(dynamic watermarking) 기법을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 간 보다 안전한 차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전하지 않다면 기계 스스로 움직이는 차를 선택할 소비자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로 택시와 버스 같은 대중운송 체계와 화물운송과 같은 물류분야를 꼽고 있다. 점진적으로는 개인이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을 렌탈하거나 택시처럼 이용하는 차량공유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