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에 응원의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KBS새노조가 21일 공개한 영상에서 정우성은 “안녕하세요. KBS새노조 조합원 여러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UN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전날) KBS뉴스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20일) 뉴스 출연을 위해 KBS 신관에 들어섰는데, 그 황량한 분위기가 저에게는 굉장히 무겁게 다가왔다”며 “파업을 전해 듣는 것과 눈으로 목격하는 것은 정말 다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주인 잃은 책상들이 즐비했고, 그 스산하고 적막한 분위기는 마치 KBS의 지난 수난의 역사, 고통을 차갑게 보여주는 듯했고 거칠게 울부짖는 소리처럼 저에게 다가왔다”는 인상을 밝혔다.
정우성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참 많은 실수를 했다”며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상처받고 외면당하고 또 그 결과 시청자들이 KBS를 외면하고 이제는 무시하는 처지까지 다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새노조 여러분께서 광화문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 이어말하기 하셨던 거 알고 있다. 돌아선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여러분이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이어간다면, 차디찬 겨울 공기를 뚫고 광화문을 넘어 전국에 있는 시청자와 국민들의 마음에 전달되어, 그들의 눈과 귀가 여러부에게도 KBS에게도 돌아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가 파업 108일째였다고 전해 들었다. 오늘이 파업 109일째로, 월급 없는 3개월이 참 쉽지 않겠다”며 격려했다.
이어 “하지만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서 힘과 의식을 모아 월급을 포기하고 함께 싸워나가는 것은 정말 멋지고 응원 받아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치지 말라. 혼자가 아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시청자와 국민들이 여러분들 곁에서 응원할 것이다. 힘내세요”라는 말로 응원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KBS새노조는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오늘 KBS민주광장은 정우성을 연호하는 500명의 목소리로 가득찼다"고, 당시 영상을 본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전날 정우성은 KBS 1TV '4시 뉴스집중'에 출연해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과 '소방관 GO 챌린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송 말미 앵커가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또 무엇이 있느냐"라고 묻자 "KBS 정상화를 원한다. 국민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빨리 되찾길 바란다"고 답변을 건네 화제가 됐다.
정우성이 뉴스에서 소신 발언을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서는 정치·사회적 발언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정우성은 "내가 하고 있는 이야기가 과연 정치적 발언인지 다시 한 번 질문해 볼 수 있다. 내 말과 표현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한 국민으로서 염원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국민이 권력의 불합리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치적 발언이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발언을 억제하곤 한다. 그런 발언을 자제시키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난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우리 국민 모두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관심이 바람직한 국가와 정치인을 만든다. 히틀러는 '생각이 없는 국민은 국가의 큰 자산이다'라고 말했다. 독재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큰 자산이겠나. 그걸 반대 입장에서 본다면 아름다운 국가는 국민의 생각이 만드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