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7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3500억달러(약 380조원)를 투입해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보도 발표문을 통해 "미국 경제와 노동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발표 한다"면서 직접고용 확대, 미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아이폰과 앱스토어에서 창출되는 앱 경제에 대한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미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힌 애플은 2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미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에 대한 지출 규모가 550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애플은 향후 5년간 3500억달러(약 380조원)를 이상을 투입해 미국 경제에 기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또 해외 보유하고 있는 자금도 본국으로 가져와 380억달러(약 40조원)의 세금을 낼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애플은 해외에 252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규모는 애플이 보유한 전체 현금의 94%로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현금 보유액이다.
애플은 35%에 달하는 미국의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논란 끝에 미 의회가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애플이 해외 보유한 현금을 미국으로 송환 할 수 있게 됐다. 세법 개정안은 해외 보유 현금을 송환 할 경우 한시적으로 세율을 15.5%로 낮춰주는 내용이 포함됐고, 기본 법인세율도 21%로 낮췄다.
미국 50개 주에 8만4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애플은 추가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고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 애플 파크 외에 추가로 새 캠퍼스를 지을 계획이다. 올해 말 캠퍼스의 위치가 정해지며 역할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지원팀이 우선 입주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애플이 밝힌 미국내 첨단 제조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10억달러(약1조원) 규모의 '선진제조업펀드(Advanced Manufacturing Fund)'도 규모를 50억달러(약 5조 3천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300억달러를 미국내 공급업체를 지원하는데 사용하고 데이터 센터 구축에도 100억달러(약 10조 7천억원)를 투자한다.
애플은 코딩 교육과 STEAM (과학·기술·예술·수학) 프로그램 지원도 확대한다. 애플은 'iOS 앱 경제'라고 부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1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미국내 앱 개발자들도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미국 경제에 대한 오랜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독창성의 힘을 깊이 믿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과 직업 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있는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나라와 우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돌려 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 발표 이후 올린 트위터에서 "내 정책에 따라 애플과 같은 회사들이 미국에 엄청난 돈을 돌려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세금을 감면해주자 애플이 움직인 것이다. 미국 노동자와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밝혀 애플의 이번 발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애플은 통과된 세법 개정안에 따라 2500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너스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스토어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직원들에게 수 개월에 걸쳐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9월 현재 애플 정규직원은 전 세계 12만 3천 명으로 이중 4만 9천여명이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회사 페이자(Pays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 직원의 평균 임금은 1만1000달러(약 1억 8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