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법원행정처 업무보고에서 법원에 대한 개혁과 공정성을 요구하며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은 ‘법원 인사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며 개혁을 주문했지만, 야당은 최근 정치권 등의 압박으로 인한 ‘사법부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인사’를 문제 삼았다.
여당이 대법원장의 과도한 권한 분산에 집중했다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 인사인 김 대법원장이 인사를 전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사개특위 전체회의에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출석해 사법부 개혁방향과 관련된 업무보고에 나섰다.
안 처장의 보고 직후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적부심에 대해 "최근 법원이 적폐로 몰리고 있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거를 우선해야 하는 법관에게 국민의 법 감정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당시 법원 판단을 비판한 다른 법관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군 사이버사 댓글 공작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된 후 11일 만에 법원의 구속적부심사를 거쳐 풀려난 바 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정치권의 발언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도 나왔다.
같은당 곽상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이재용 판결을 두고 널뛰기 재판,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고까지 표현했다"면서 "대법원장은 항의 성명을 내고 사법부 독립권 침해를 온몸으로 막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김소영 전 법원행정처장을 (6개월 만에) 해임하고 안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한 것 자체가 제왕적 대법원장 제도의 인사 전횡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김 대법원장처럼 인사를 마음대로 하고 코드 인사화하는 것을 고치는 것이 법원 개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대법원장의 과도한 권한을 지적하며 사법부의 개혁을 주문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사법개혁의 요지는 국민을 위한 사법 서비스인 공정한 재판과 사법부 독립 두 가지"라며 "대법원장의 과도한 권한 축소와 전관예우 근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철희 의원도 “법원행정처를 거친 판사들의 승진이 잦다”며 "특정 부처, 부서를 지낸 분이 유독 승진이 잘 되고 대법원까지 간다면 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재정 의원은 “법관의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국민의 법원에 대한 신뢰가 낮다”며 사법평의회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안 법원행정처장은 "우리나라는 사법 독립이 완벽히 돼 있는 상황에서 사법평의회를 도입하는 것은 반대로 가는 개혁"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추가 논의를 가로막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독점적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한 견제 방안이 된다면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