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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축의금 못 채웠더니 공사 끊어…대림 갑질에 울화통"

사회 일반

    "1억 축의금 못 채웠더니 공사 끊어…대림 갑질에 울화통"

    - 하청 33년…떡값 안주면 작업 중단
    - 딸 대입 선물로 BMW 요구하기도
    - 임원급 혼사에 1억, 덜주니 하청끊어
    - 공사비 234억도 안줘…결국 부도까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수웅 (한수건설 대표이사)


    우리나라 건설사 중 네 번째로 큰 곳이죠. 대림산업. 이 대림산업의 임직원들부터 현장 소장까지 하청업체에서 수시로 돈을 뜯어내면서 갑질을 했다. 심지어 현장 소장 딸이 대학에 입학했을 때 선물로 고급 외제차를 사달라고 하는 요구까지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림산업의 도 넘은 갑질. 한 하청업체 대표의 폭로를 통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이 사실을 세상에 처음 알린 분, 피해 하청업체 대표세요. 박수웅 대표 연결을 해 보죠.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수웅> 한수건설의 박수웅입니다.

    ◇ 김현정> 한수건설. 대림산업 하청일은 그럼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셨습니까?

    ◆ 박수웅> 1984년부터 2015년까지 했습니다.

    ◇ 김현정> 84년부터. 굉장히 오래하셨네요.

    ◆ 박수웅> 네.

    ◇ 김현정> 그런데 이 사안을 공정위 측에 고발하신 건 지난해고 경찰이 수사한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현장 소장 2명이 구속되고 임원 9명이 불구속 기소가 됐는데 그 34년간의 기간 동안 그럼 어떤 식으로 갑질을 당하신 겁니까?

    서울 종로에 위치한 대림산업 사옥 대림빌딩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박수웅> 현장 소장들이 추가 공사비에 대해서 설계 변경을 해 주겠다고 돈을 달라 합니다. 그래서 설계 변경하고 난 뒤에는...

    ◇ 김현정> 하청업체 측에서 설계 변경이 왜 필요한 거예요?

    ◆ 박수웅> 이제 설계가 틀리기 때문에 현장 여건하고 설계가 다르기 때문에 설계 변경을 해야 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기존에 나와 있는 설계도처럼 현장에 와보면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려면 현장 소장이 변경 승인을 해 줘야 돼요?

    ◆ 박수웅> 네, 감독관하고.

    ◇ 김현정> 뇌물을 주지 않으면 뭔가 갑질을 들어주지 않으면 변경 안 해 주겠다 으름장을 놔요.

    ◆ 박수웅> 돈을 요구하죠. 설계 변경할 때 감독관하고 경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돈을 요구했습니다.

    ◇ 김현정> 돈 얼마나요?

    ◆ 박수웅> 돈을 많게는 수천만 원, 수억도 요구했죠.

    ◇ 김현정>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까지. 이게 그러니까 한두 번이 아니라 자주 있는 일이었다는 말씀이세요?

    ◆ 박수웅> 그렇죠. 매월 뭐 돈 달라고 하고 가끔 달라고 하고. 추석, 명절, 설 때도 다 주고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게 작은 돈도 아닌데 이렇게 자주... 거절 못 하셨어요? 이건 좀 힘들다 이렇게?

    ◆ 박수웅> 그렇게 하면 우리가 일을 장비로 하루 100대 내지 200대 가까이 쓰는데. 인부는 한 300-400명 정도 쓰는데. 하루 인건비만 해도 몇천만 원이 나가거든요. 그러니까 대림이 어떻게 하냐면 '이거 장비가 잘못됐다, 기능공이 능력이 없다' 이런 식으로 작업을 중지도 시킵니다. 그러면 우리는 장비하고 인건비하고 하루에 수천만 원씩 손해가 나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조그마한 하청업체가 아니라 하청업체가 큰 업체군요.

    ◆ 박수웅> 우리가 연매출 한 300억에서 직원은 한 84명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직원 80여 명 되고 총 한 해 매출이 300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네요, 건설업체 중에서. 그런데 이런 곳이다 보니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떡값 쥐어주지 않으면 손해가 더 큰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들어준 거예요.

    ◆ 박수웅> 그렇죠. 안 주면 우리 다음 공사도 안 주고 본사 점수도 잘못 매겨서 입찰도 못 하게 하고 등록도 취소시키고 그렇게 합니다.

    ◇ 김현정> 등급 매기는, 점수 매기는 것도 다 현장 소장 몫입니까?

    ◆ 박수웅> 네, 그렇습니다. 현장 소장하고 현장 직원들이 같이합니다.

    ◇ 김현정> 어떤 방식으로 돈을 건네셨어요?

    ◆ 박수웅> 돈은 이제 상품권 봉투에 넣어서 스카치테이프로 붙여가지고, 다른 사람이 뗄 수 없게 안 보이게 돌돌 말아서 주고 했습니다.

    ◇ 김현정> 5만원권으로?

    ◆ 박수웅> 네.

    ◇ 김현정> 그 뇌물 받아서 어떻게 썼답니까?

    ◆ 박수웅> 자기들은 뭐 다 술도 먹고 감독 접대를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자기들 사리사욕을 채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접대비로 다 필요한 데 썼다고 지금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

    ◆ 박수웅> 네, 접대비로 다 썼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접대를 또 하기도 하셨어요? 돈만 쥐어주신 게 아니라.

    ◆ 박수웅> 접대도 많이 했죠. 안 하면 안 되니까.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박수웅> 오늘 좀 나와서 '저녁을 사달라' 하면 술, '저녁 먹고 룸살롱에 가자'하면 룸살롱에도 데리고 가고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원하는 대로 그냥 다 들어주셨군요?

    ◆ 박수웅> 골프도 많이 치고 그렇게.

    ◇ 김현정> 골프도 많이 치고. 사실 어제 사실 화제가 됐던 건 현장 소장 딸이 대학 입학했을 때 그때 선물 요구했던 거 듣고 저는 입이 쩍 벌어졌어요.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 박수웅> 자기 딸이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자기 딸이 쓸 차량이 필요하다'고 차량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알아봐 달라고 해서 제가 알아봤는데 '현대차나 BMW나 똑같아서 BMW로 사달라' 해서 사줬습니다.

    ◇ 김현정> 대학 입학했는데 딸이 차가 필요하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 박수웅> 자기 딸이 학교 다니고 이렇게 하니까 사용할 차가 필요하다고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들으면서 기가 막히셨겠네요.

    ◆ 박수웅> 그렇죠. 어쩔 수 없죠, 우리는.

    ◇ 김현정> 어찌할 수가 없어요. 속으로는 기가 막혀도.

    ◆ 박수웅> 속으로는 울화통이 터지죠.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딸 대학 입학 선물을 자동차를 요구할 정도라면 다른 사례들도 뭐 대단했겠는데요?

    ◆ 박수웅> 여러 가지 많습니다. 그건 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는데 '휴가비도 줘라, 아들, 딸 유학 가는데 차비를 줘라, 경비도 줘라' 이런 식으로 다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아들 결혼하는데 인사 좀 해라, 이런 거?

    ◆ 박수웅> 네. 어떤 사람이 '아들 결혼하면 대림 사장, 본부장 정도 되면 1억 정도 해야 된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돈이 없어서 2000만 원밖에 못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세상에. 임원급이 혼사 치르면 1억은 해야 된다고 그래요?

    ◆ 박수웅> 네. 1억 정도는 해야 된다 해서 저는 돈이 없어서 2000만 원밖에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뭔가 불이익은 없었습니까?

    ◆ 박수웅> 그리고 나서 2000만 원 줬으니까 어떤 대림 직원이 이야기하더라고요. '한수는 이제 대림에서 공사 못 하게 되겠다'고 해서. 그다음부터 이제 우리가 공사를 못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1억쯤은 해야 돼요'라고 얘기한 사람은 누구예요? 다른 하청업체 사람들?

    ◆ 박수웅> 대림 직원들입니다.

    ◇ 김현정> 대림 직원들이 그렇게 귀띔을 해 줬다는 얘기는 그러면 다른 한수건설 말고 다른 업체들은 다 그만큼 했다는 얘기네요?

    ◆ 박수웅> 그렇죠. 더 이상 했겠죠.

    ◇ 김현정> 지금 들으면서도 기가 막힌데 원래 박 대표님은 원래 대림산업 직원 출신이시라면서요?

    ◆ 박수웅> 대림에서 14년 근무하다가 허리디스크로 나와서. 이제 협력업체 한수건설을 설립해서 33년간 대림에서 하청만 하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오로지 대림 하청만 하신 거예요?

    ◆ 박수웅> 네.

    ◇ 김현정> 그러면 말하자면 친정인데, 어쨌든 자사 출신이시고. 이렇게 얼토당토한 황당한 갑질을 해 올 때는 정말 심경이 어떠셨어요?

    ◆ 박수웅> 그래서 제가 너무 억울해서 대림 본사 임원한테 몇 번 이야기도 했습니다. 하니까 대림 임원이 '현장 소장들이 돈 좀 뜯어먹고 도망가려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알아서 하라'고 이렇게 답변을 할 때 너무 황당해서 정신이 없었죠.

    ◇ 김현정> 본사 임원들도 '아유, 원래 그러려니 하고 좀 뜯어먹고 나갈 테니까 알아서 줘라' 이런 식으로?

    ◆ 박수웅> 알아서 돈을 주든지 안 주든지 네가 알아서 해라. 우리는 돈 안 주면 일을 못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돈을 줘야지.

    ◇ 김현정> 그러면 그게 한 달이라고 치면 도대체 이런 식으로 뇌물로 나가는 돈이 평균 얼마나 됐습니까?

    ◆ 박수웅> 한 4000-5000만 원 되죠.

    ◇ 김현정> 세상에. 원청의 현장 소장이라든지 본사 사람들이라든지 이래저래 나가는 돈이 4000-5000이 돼요?

    ◆ 박수웅> 예.

     

    ◇ 김현정> 지금은 한수건설의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이게 한수건설만의 일은 아닐 것 같고. 건설현장에서의 갑질 문제. 다른 현장에서 들은 사례도 있으십니까?

    ◆ 박수웅> 똑같습니다. 다른 현장 소장한테도 다른 업체들이 그렇게 안 하면 일을 못 하니까 똑같이 이렇게 합니다.

    ◇ 김현정> 똑같아요. 그냥 그러니까 이게 관행이군요, 관행?

    ◆ 박수웅> 그렇죠. 자기네들은 관행이라고 하고 우리는 불법을 당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대기업한테 이렇게 상납 안 하면 일이 안 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하죠, 적자 보면서도.

    ◇ 김현정> 액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들 상납은 하는 게 업계의 관행이다. 관행 치고는 참 못된 관행이네요. 못된 악습이네요. 그런데 33년 동안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달라는 거 다 뭐 깎아가면서 어째 가면서 막아오셨는데. 그런데 하청업체인 한수건설은 왜 영업 정지가 됐어요?

    ◆ 박수웅> 자기들이 돈을 노동부에서 인정한 게 234억이거든요.

    ◇ 김현정> 뭐가요?

    ◆ 박수웅> 우리한테 돈 안 준 게.

    ◇ 김현정> 미지급 금액이 있었습니까, 공사대금?

    ◆ 박수웅> 네. 234억 3070만 원인데. 그래서 우리가 부도가, 돈을 안 주니까 장비업자들이 건설부에 고발하고 하니까 우리가 이제 정지를 먹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그런 상황이군요. 지금. 민사소송 중에 있으신 거죠?

    ◆ 박수웅> 네.

    ◇ 김현정> 갑질한 임직원들은 입건이 된 상태고 하지만 공사대금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 돼서 한수건설 33년 동안 건실하게 운영하던 한수건설은 문을 닫은 상태. 사실 그 업계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 정도 수준일 거라고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텐데. 2018년도에 말입니다. 놀랄 일이고요. 이 부분에 대한 자정, 또 깨끗한 시정 있어야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박수웅> 고맙습니다.

    ◇ 김현정> 대림산업으로부터 한 33년간 갑질을 당해 온 분이세요. 듣고 보니까 기가 막히네요. 한수건설 박수웅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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