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프로농구 국내선수 MVP를 차지한 원주 DB 두경민이 10일 오후 원주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시작 14초만에 무릎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KBL)
DB가 프로농구 국내선수 MVP 두경민의 부상이라는 돌발 악재를 이겨냈다.
두경민은 10일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경기 시작 14초만에 무릎 부상을 당했다.
두경민은 상대 수비수 사이로 빠져나가다가 SK 선수와 무릎끼리 충돌했고 곧바로 코트 위로 쓰러졌다. 두경민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며 고통스러워 했다.
결국 두경민은 벤치로 물러났고 이후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DB에게는 불운이었다. 경기 전부터 두경민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상범 감독은 "전날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고 경기 당일 오전 가벼운 러닝과 슈팅만 했다"며 "2차전에서 아예 빼고 잠실 3차전을 준비시킬까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시즌 여러 선수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며 팀 전체를 성장시킨 DB의 노력이 위기의 순간 빛을 발했다.
신인 가드 이우정이 12점 3어시스트를 올리며 두경민의 공백을 잘 메웠다. 가드 김현호의 공수 공헌도 역시 높았다. 포워드 서민수는 DB가 전반 열세를 뒤집고 승기를 잡은 3쿼터에만 11점을 올렸다.
디온테 버튼은 1차전 득점보다 1점 많은 39점을 몰아넣어 DB의 해결사로서 두경민의 몫까지 해냈다.
DB는 SK를 94-89로 누르고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로 장식했다.
3차전은 오는 12일 SK의 안방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다. SK는 홈경기에 유독 강하다. 아직 안심할 수 없는 DB 입장에서는 두경민의 몸 상태가 마음에 걸린다.
이상범 감독은 "이겨서 다행인데, 부상자들이 많아 다음 경기가 걱정이다"라며 "두경민은 다쳤던 무릎을 또 다쳤다.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에 어떻게 될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SK 해결사 테리코 화이트를 전담 수비하는 박지훈도 이날 발목을 다쳤다. 이상범 감독은 "내 판단에 2경기는 못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부하가 걸릴지도 모르겠다. 다음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