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로드가 6일 신장 재측정을 마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KBL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농구 외국인선수의 신장 제한 강화 정책에 대해 해명했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6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외국인 신장 제한 강화에 대한 반발이 강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신장 제한에 대해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규제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농구는 높이와 스피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다. 이는 국내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신장 제한의 목적은 국내선수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구단의 경우 외국인선수 비중이 경기력에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에 유불리가 생기고 그에 따라 각자 입장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L은 지난 2015-2016시즌부터 장단신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해 단신 외국인선수의 신장을 193cm 이하로 제한했다. 다음 시즌부터는 장신 선수의 신장은 200cm 이하로, 단신 선수의 신장은 186cm 이하로 제한된다.
KBL은 신장 제한이 경기 템포와 평균 득점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구 경기의 템포가 더 빠르면 득점이 많아지고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질 여지가 커진다.
KBL은 신장 제한이 이뤄지지 않은 시즌에 팀당 공격 횟수를 뜻하는 페이스(pace)가 70 이하로 떨어졌다며 pace 하락이 평균 득점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성훈 사무총장은 "지난 22번의 시즌을 분석한 결과 역대 외국인선수의 신장이 200cm 이하였을 때가 기량과 스피드를 고루 갖췄다. 또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이 폐지됐을 때 득점이 감소했다. 그래서 신장 제한을 확대하고 강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장 제한 정책과 맞물려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2015-2016시즌부터 페이스와 평균 득점이 늘어났다.
조 잭슨 등이 활약한 2015-2016시즌 페이스는 70.1회, 평균 득점은 78.8점이다. 2016-2017시즌의 페이스는 71.7회, 평균 득점은 79.1점이고 최근 막을 내린 2017-2018 정규리그의 페이스는 73.9회, 평균 득점은 84.1점이다.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6시즌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기간 평균 페이스는 68.5회, 평균 득점은 75.8점이다. 2014-2015시즌의 경우 페이스는 68.6회, 평균 득점은 74.6점이다.
하지만 평균 득점이 80점 아래로 떨어졌던 2009-2010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는 외국인선수의 총 출전 가능 쿼터수가 4개 쿼터였던 시기다. 반면, 최근 3시즌동안 외국인선수의 총 출전 가능 쿼터수는 6개 쿼터였다(2,3쿼터 2명 동시 출전).
신장 제한이 이뤄지기 시작한 시기와 외국인선수 출전 쿼터수가 4개에서 6개로 늘어난 시기가 같다. 그렇다면 과연 쿼터수를 배제하고 신장 제한만이 최근 3시즌 평균 득점 상승의 유일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KBL은 "신장 제한과 외국인 출전 가능 쿼터수가 서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신장 제한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는 할 수 없으나 공교롭게도 그 시기가 맞물렸고 신장 제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BL은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이 "국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KBL은 차후 이사회 등을 통해 외국인선수 쿼터수 조정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