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국내 주식시장이 몇달째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북 경협주들이 나홀로 상승세를 타고있다.
하지만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댄 경협주의 급등현상에 대해 투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높다.
◇ 트럼프 말 한마디에 급락·급등 냉온탕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시간으로 지난 24일 밤 북미정상회담 취소 의사를 밝히자 바로 다음날인 25일 경협주는 혼돈에 빠졌다.
건설업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관련업, 시멘트 등 기초소재업,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 관련 기업들의 주식 대부분이 10~20% 선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열리고 북미정상회담도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거래일인 28일 경협주가 급등했다.
경협주의 대표주자인 현대건설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89% 올랐고 철도 관련주인 현대로템은 가격상승제한폭인 30%까지 올랐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대북 경협주로 분류된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가격상승제한폭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2거래일만에 냉온탕을 오간 것으로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다.
28일 이후에도 경협주는 종잡을 수 없는 갈지자 횡보를 보이고 있다. 상당수 종목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종목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양새다.
특히, 같은 건설업과 철도업, 시멘트업 사이에서도 일부 기업의 주가는 두자릿수 급등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종목별로 옥석을 가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종국을 향해가는 테마주의 전형적인 형태라는 분석도 있다.
◇ 장기적으로는 수혜, 단기 급등은 부담문제는 지난 3월 초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최근까지 상당수 경협주가 이전보다 2~3배 가량 오르는 등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경협주 상승랠리에 올라타기 위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2조 5199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 잔액은 18조 52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1.7%, 27.7% 늘어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은 모두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투자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이들 자금의 상당수가 경협주에 쏠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 활성화로 경협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인 주가급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김형렬 본부장은 "경협관련 이슈가 해당되는 기업에 미래 현금 흐름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고, 기업의 실적과 현재 주가와의 격차를 확인하게 되면서 주가에 고평가 논란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해당되는 투자가 고위험, 고수익에 해당되는 투자인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김상만 자산분석실장 역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고 주가도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지금은 테마성으로 단기적으로 기대감이 앞서 가면서 과열양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